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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물결 하나 일지 않는 수면 위로 빛이 산란하며 퍼진다. 마치 기억 속의 너처럼.
비슷해 보이겠지만 모양도 색깔도 다르다고. 팔을 기울이는 각도마저 다르다는 걸 너는 알까.
우연 없이 오로지 필연만 존재하는 이곳에서 돌 하나도 허투루 쓰이는 법이 없다.
고요하게 저물어가는 저녁, 오래 된 성당 앞을 밝히고 선 등 하나가 아름답다.
반으로 쪼개져 갈라진 곳에서 초록이 움튼다. 세상 어디에 움트지 못할 곳이 있으랴.
어찌 맑은 하늘 아래 거대한 존재로 우뚝 섰을까. 영원히 맑을 그 기운에 고개를 숙인다.
꽃 위로 피어난 것이 어찌 이리도 많을까. 꽃인듯, 아닌듯, 고민하는 시간이 즐겁다.
멀리, 닫히지 않는 문이 열렸다. 벽이 없는 집으로 들어서고 나서는 발걸음이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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