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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나큰 그늘을 드리우는 전등사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전등사는 서기 381년 창건된 국내 최고(最古)의 사찰이다. 왜구의 침략과 숱한 전쟁에도 불구하고 불과 세 차례 중수되었을 뿐인 데다, 그 규모가 무려 강화군에서 가장 크다고 하니.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기까지 ‘기적의 힘’을 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과연 그 ‘기적의 힘’이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사람이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면서 어쨌든 사람의 힘으로 일어난 기적. 한편으로, 논리적인 사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절박할 때 이루어진 것일 터. 예부터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이웃. 더 나아가 나라와 민족, 평화를 위해 두 손 모아 빌었다. 전등사는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사람들의 힘으로 지켜낸 곳이다. 장엄하고, 아름답고, 평화롭기까지 하다. 그들의 마음처럼.

                    
                

죄지은 이가 지붕을 떠받드는 곳

  • 전등사 대웅전은 곳곳에 장식이 있어 미려한 향취를 풍긴다.

전등사 대웅전은 곳곳에 장식이 있어 미려한 향취를 풍긴다.

보물 제178호로 지정된 전등사의 대웅전은 그야말로 아기자기하다. 사찰의 비해 그 규모는 작지만, 곳곳에 미적으로 빼어난 장식이 있다. 보마다 용틀임이 있고, 네 귀퉁이에서 돌출해 나온 용두도 있다. 또 천장 주변에는 연, 모란, 당초가, 천장에는 물고기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내부에는 석가여래 삼존과 1880년에 그려진 후불탱화, 1544년에 개판된 <법화경> 목판도 있다. 하지만 다채로운 장식에도 전등사의 대웅전은 속되거나 조잡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곡선이 심한 지붕 밑으로 넓게 퍼져 보이는 서까래가 웅장한 멋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 대웅전 처마 밑을 가만 보면 번뇌에 빠진 나부상이 보인다.

대웅전 처마 밑을 가만히 보면 번뇌에 빠진 나부상이 보인다.

대웅전의 수많은 장식 중에 얼핏 눈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 바로 지붕을 떠받들고 있는 나부상이다. 원숭이를 닮았지만 필시 사람의 상으로 불긋불긋한 것이 고돼 보이기도 하고, 성이 나 보이기도 하다. 사실 나부상은 대웅보전이 지어질 당시 건축을 지휘하던 도편수가 만들어 놓은 것으로, 그를 배신했던 동네 주모의 모습이라 한다. 도편수는 사찰을 짓다 그녀와 사랑에 빠졌는데 그들의 사이는 미래를 약속할 단계까지 이르렀다 한다. 하지만 어느 날 주모는 도편수가 맡긴 돈을 가지고 도망을 쳤다고. 진심과 재산까지 다 바쳤던 도편수는 이로 말할 수 없는 분노에 싸여 계획에도 없던 나부상을 만들었다.
 
이것은 전설이면서 엄연한 추문, 한 사람의 가장 사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도 절을 찾는 이들은 저 기이한 것은 무엇인가, 불심이란 무엇인가, 사찰은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저마다의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도편수의 사랑을 저버렸던 주모는 그의 돈으로 팔도를 유랑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 허나 죽는 날까지 그의 사랑과 진심을 떨쳐버리진 못했을 것이다. 후회했든 하지 않았든 그녀는 마음속의 짐을 갖고 살아갔을 터. 사람들은 나부상을 보며 죄를 지은 자와 용서하지 못한 자의 번뇌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은은한 부처의 미소, 잔잔히 잦아듣는 종소리

  • 스님의 어깨 너머로 석가여래상과 약사여래상이 보인다.

스님의 어깨너머로 석가여래상과 약사여래상이 보인다.

전등사에는 세 명의 부처님이 있다. 석가여래, 약사여래, 아미타여래로 법(法),보(報),화(化)를 의미해 삼세신, 또는 과거, 현재, 미래를 도맡는다 하여 삼존불이라 불린다. 주불인 석가모니불의 높이는 125cm이고 무릎의 폭은 88cm로 결가부좌를 틀고 있으며, 유난히 큰 귀와 가슴께에 그려진 3개의 연꽃잎 모양이 특징이다. 삼존상은 모두 나무를 깎아 만들어졌으며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 그들의 은은한 미소와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가난한 사람, 죄를 지은 사람, 갈림길 앞에 놓인 사람에게 차별 없이 향할 것이다.
 
보물 제393호로 지정된 범종은 좀 특이하다. 1097년 중국의 허난성 숭명사에서 만들어진 이 종은 당대의 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통이 없다. 국가의 안녕을 기하기 위함이라느니, 단순한 장식이라느니, 잡음을 제거해준다느니, 무게를 지탱해준다느니. 음통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미지의 요소마저 없다니 전등사의 범종은 실로 보기 드문 것이다. 중국의 기술로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귀한 범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약탈되었다가 광복이 되고 나서야 돌아왔다. 한 불교 신자의 노력 덕분이다. 

 

열매를 맺지 않는 은행나무 한 쌍

굵고 검은 두 그루의 은행나무는 전등사와 맥을 함께한다. 500년이 넘게 그 곁을 지키면서도 열매를 맺지 않는 암수 한 쌍. 이는 사이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인간의 세속적인 욕망에 반해 일어난 현상이라 한다. 물론 전설에 의하면 그렇다. 강화도령 철종 임금 시절 조정은 전등사에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다. 은행을 스무 가마나 바치라는 것. 한 동자승은 그런 소식을 접하자마자 노승에게 항의한다. 불교에 대한 탄압이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것.

노승은 탄압이 더욱 거세질까 두려워 관리의 요구를 거부하지 않으면서 사태를 피할 방법을 찾아 도력이 높은 추송 스님에게 향한다. 추송 스님은 무기력해진 불자들과 부패한 관리들의 불신을 뒤로 한 채 3일 내내 기도를 해 업적을 이루어낸다. 은행나무 한 쌍이 더는 열매를 맺지 않도록 한 것이다. 추송 스님이 기도를 끝마치자 전등사를 감싸고 있던 먹구름이 걷히고, 폭우가 잦아들었다 한다. 그때 엎드려 떨던 자들은 고개를 들어 무엇을 보았을까. 신통하다고 칭송할 만한 도력이 사실은 간절함에서 비롯되었음을 그들은 깨달았을 것이다. 싸우고, 비난하고, 굴복당하지 않고도 소중한 무언가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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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2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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