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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숭고한 넋이 잠들어 있는 곳

    숭고한 넋이 잠들어 있는 곳

    지역인천광역시 연수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숭고한 넋이 잠들어 있는 곳

    • 프롤로그
    • 1.최대 규모의 상륙작전
    • 2.겁먹을 필요는 없다.
    • 3.전쟁이 일어나면?
    • 4.할아버지의 모습
    • 5.두 눈을 감으면
    • 6.생생한 기억에 맺히는 눈물
    • 7.고개를 숙이고 마음을 다한다.
    • 8.잠들어 있는 넋을 위한 위로
    • 에필로그

    숭고한 넋이 잠들어 있는 곳

    - 인천광역시 연수구 -

    두 눈을 감으면 꿈결인 듯 몽롱한 기억이 혹은 마치 어제 겪은 일처럼 생생한 기억이 떠오를 때도 있다. 그것은 실감(實感)의 차이에서부터 오는 것으로, 겪은 것 같은 느낌 혹은 겪고 있음에도 동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의 차이 말이다. 현재 휴전을 실감하지 못하는 세대들도 연수구의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을 둘러보면 실로 전시상황임을 실감하게 되고 숭고한 영령들의 넋 앞에 절로 경건해진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숭고한 넋을 기리고 잠들어 있는 아픔을 실감하고 오라’입니다.

    때는 1950년, 6·25전쟁 당시 국군과 유엔군이 반격을 시작하는 최대 규모의 상륙작전이 계획된다. 작전명은 ‘인천’이 아니었을까?

    “갑자기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왜? 그것도 애까지 데리고. 어렸을 때는 그렇게 무서워하더니.”

    “아이 유치원 숙제 때문에. 그런데 할아버지가 인천상륙작전 참전용사라고 하지 않았어?” “그래, 그래서 너 어렸을 때 종종 데리고 왔었는데 벌써 새까맣게 까먹은 거니?”

    굳은 표정의 수호비와 사진자료들, 위압적인 전투기와 탱크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저 그것들에 당시의 아픈 기억들이 켜켜이 쌓여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면 된다.

    “이곳은 여기에서 지금 우리가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열심히 싸워주신 분들을 기리는 곳이야. 그러니 무서워 할 필요가 없단다.”

    “그렇지만 여긴 너무 조용하고 무서운 탱크도 보이는 걸요? 저기 무서운 표정의 아저씨도 그렇고.”

    아이가 조몰락거리던 손을 번쩍 들며 묻는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냐고. 그렇게 아이는 점점 실감이 나나보다. 그럴 땐 무슨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까?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해요?”

    “글쎄, 그러고 보니 엄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네, 아마 이때처럼 지금도 열심히 나라를 지키고 있는 멋있는 군인아저씨들이 계시니까 안전할거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단다.”

    아이가 낯선 할아버지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이내 여기에 할아버지가 보인다고 한다.

    “어! 엄마, 할머니! 여기 할아버지가 보여요.” “어디보자, 엄마는 잘 안 보이는데?”

    “잘 보세요. 저기서 열심히 싸우고 계시는 거 안보이세요?” “그럼 눈을 감고 마음으로 찾아볼까?”

    두 눈을 감으니 실제 겪은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날의 웅장한 총성들이 귓가에 맴돈다. 더불어 호국영령들의 얼굴도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간다.

    “엄마, 울어요? 왜 울어요? 엄마도 무서운 거예요?” “아니, 갑자기 엄마의 할아버지가 생각이 나서 그래. 저기 사진들 보이지?

    전쟁이 났을 때 상황이란다. 저기에 엄마의 할아버지가 계셨어. 그래서 너무 자랑스러워서 눈물이 나오는 거야.”

    가슴이 저민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리라. 평소에는 실감하지 못하였기에 더 먹먹한 것일 것이다. 생생한 흔적들이 눈앞에 펼쳐져 그만 눈물이 맺힌다.

    “어쩐지 전쟁이라는 단어나 평화에 대한 의미조차 멀게만 느껴졌는데,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줄 몰랐어요.”

    “그래, 우리 같이 참전유공자 가족들도 그런데 요즘 세대 사람들은 오죽하겠니.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데도 발길 한 번 않는 이들도 많다더구나.”

    고개를 숙여 묵념을 한다. 아이도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묵념을 한다. 마음을 다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감은 두 눈과 앙다문 입술이 마음을 대신하는 듯하다.

    “자, 이제 묵념하고 가자. 눈감고 호국영령에게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켜주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다하는 거야.”

    “무슨 생각했어?” “전쟁나지 않게 해달라고요. 그리고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요.”

    자유와 평화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영령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눈으로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마음을 다하여 기리는 것이 아닐까?

    “아이 숙제 덕분에 새로운 시간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매번 무슨 날이면 텔레비전으로 슥 보고 지나갔는데, 이렇게 할아버지께서 가까이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에요.”

    “그래, 이렇게 잠잠히 잠들어 있는 아픔을 조금이라도 실감하고 넋을 기리는 것만으로 아이에게도 충분히 뜻 깊은 시간이 되었을 게다.”

    땅이 요동치고 하늘이 울리던 그날의 기억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집니다. 지나간 자리에 흔적이나 흉터는 남을지언정 얼룩은 점점 옅어지겠지요. 그렇듯 기억도 점점 희미해집니다. 침략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위기 앞에 목숨 바쳐 민주주의를 지켜낸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고스란히 잠들어 있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이곳에서 가끔씩이라도 우리가 기억해야 하며 그 뜻을 소중히 기리고 굳은 입술과 표정으로 전달되는 그 단단한 마음을 실로 실감하고 느끼고 돌아오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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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의 시점과 마주한 동네

    과거의 시점과 마주한 동네

    지역광주광역시 남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4 호감도

    과거의 시점과 마주한 동네

    • 프롤로그
    • 1.버드나무 그늘 아래 둥지를 튼 ‘양림동’
    • 2.고즈넉한 예스러움
    • 3.올곧은 성품이 깃든 기품
    • 4.서양과 마주한 동네
    • 5.선교사들의 성지
    • 6.학생들의 웃음소리로 메운 시간
    • 7.낯섦이 주는 뜨거운 마음
    • 8.새로운 이야기가 피어나리
    • 에필로그

    과거의 시점과 마주한 동네

    - 광주광역시 남구 -

    광주를 연상시키는 단어는 '뜨거움'입니다. 역사가 숨쉬는 동네로 불리는 남구 '양림동'은 광주의 대표적인 주거지역으로 역사의 숨결이 배어있는 고택과 서양의 오래된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양림동에 터를 닦고 가옥을 지어 올려 정착을 하여 새로운 열린 공간으로서의 공존을 보여줍니다. 과거와 현재의 고택을 두루 살필 수 있는 남구는 여전히 뜨거운 이야기가 오고갑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오늘 미션은 바로 '양림동에서 과거와 마주한 뜨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오라‘입니다.

    버드나무가 울창한 숲이라는 뜻을 가져서일까? 아늑하고 따뜻함으로 걸어간 좁은 골목 끝에 비로소 옛집의 향기가 풍긴다.

    “고택이나 종택은 거의 시골이나 오지에 있지 않아? 이렇게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다고?”

    “그렇다니까, 이제 거의 다 왔어. 양림동이라고 들어 봤지? 저기 멀리 기와지붕이 보이는 걸 보니 제대로 과거를 찾아왔다.”

    양림동에는 전통가옥 2채가 가까이 있다.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인데 안채와 사랑채, 팔작지붕을 보니 과거와 마주하였음을 실감한다.

    “이야, 도심 한 복판에 이런 옛집이 있었다니. 마치 우리 할머니댁에 온 것 같아.”

    “이곳은 최승효 가옥이야. 1920년대에 지어졌고 광주민속문화재 제2호로 지정된 곳이야. 곳곳에 옛것의 향기를 품어내는 고가구들을 보니 예스러움이 골기와만큼이나 깊은 것 같지?”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은 2009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린 공간이다. 오래된 주거공간에 역사가 깃들어 있고 현대 속에 자리하고 있기에 더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옥이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린 공간이래. 디자인비엔날레라고 하면 굉장히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인데 좀 의외다.”

    “아마, 진회색빛 높다란 빌딩 숲 사이에 올곧은 성품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특별한 것이 아닐까? 과거와 마주한 현대라고나 할까?”

    20세기 초 선교사들이 들어와 정착한 동네로 서양식 건축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현존하는 서양 건물 중 가장 오래된 주택 건물로 그 의미가 크다는데?

    “이곳이 우일선 선교사 사택이구나. 회색빛 벽돌이 우리네 주택이랑 비슷해보여도 넓은 창이나 천장이 확실히 다른 것 같아.”

    “개화기에 외국 선교사들이 선교활동을 하며살던 살림집인 이곳은 1층과 2층의 생활공간도 눈길을 끌지만 동향으로 한 현관을 주목해보는 것이 좋아.”

    선교사들의 선교 흔적과 함께 당시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주택 건물은 네덜란드 식 건축양식을 보인다. 서양의 과거 건축양식의 발달도 속속들이 보이지 않을까?

    “여기는 광주광역시유형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된 오웬기념각! 한 번쯤 이름은 들어봤지? 1900년대에서 선교와 의료봉사활동을 하던 오웬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친지들이 보낸 성금으로 건립되었다고 해. 회색벽돌과 창문 그리고 천장이 특히 더 아름다운 것 같아.”

    “확실히 선교에 목적이 큰 곳이라 그런지 순례지로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구나.”

    지나간 세월은 텅 비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수피아여고는 그렇지 않다. 여학생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세월의 공간을 대신하고 있어 전혀 쓸쓸하거나 외롭지 않다.

    “때마침 종소리가 울리네, 여기는 다른 가옥과는 다른 학교건물이야.”

    “그래서 그런지 다른 가옥들처럼 텅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차 있어 어쩐지 좀 새로운 것 같아.” “응, 마치 현재 진행형처럼!”

    ‘서양촌’이라는 이름의 동네라 그런지 골목골목마다 낯섦이 지그시 깔려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설렘과 동시에 낯섦이라는 뜨거운 무언가가 마음속에서 꿈틀거린다.

    ‘서양촌’이라는 이름의 동네라 그런지 골목골목마다 낯섦이 지그시 깔려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설렘과 동시에 낯섦이라는 뜨거운 무언가가 마음속에서 꿈틀거린다.

    “그러네, 조금 낯설기도 한데 낯섦 때문인지 과거에 와 있다는 느낌은 조금 덜하다. 그래도 붉은 벽돌 건물은 좀 오래된 느낌이 들어, 수피아여고에는 무슨 역사가 깃들어 있을까?”

    역사, 문화 관광지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양림동의 건물들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겠지만 다녀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타고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역사와 문화가 골목마다 피어나는 양림동 투어 어땠어?” “광주의 새로운 면모를 봐서 좋았던 것 같아, 무엇보다 양림동이라는 곳이 과거와 마주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새롭기도 하고.”

    “그리고 더하자면 이렇게 누구든 새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라 더 특별한 것 같지?”

    광주 남구 양림동이 문화관광지로서 많은 이들이 찾고 있습니다. 단순히 명소관광의 의미를 넘어서 단정하고 고즈넉한 고택의 모습과 당시 생소한 건축으로 양림동과 접촉을 한 서양의 고택들이 그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광주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간직하여 더욱 특별한 양림동의 건축물은 살아있는 건축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어느 곳보다도 진취적이고 현대적인 광주의 근대화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양림동’에서 과거와 마주한 그 순간 여러분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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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들겨라, 천년 신비가 열린다

    두들겨라, 천년 신비가 열린다

    지역충청북도 진천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두들겨라, 천년 신비가 열린다

    • 프롤로그
    • 1.구불구불 농다리
    • 2.힘차게 기어가듯
    • 3.천년을 버텨온 힘
    • 4.고려 장군의 전설
    • 5.자연을 자유자재로
    • 6.이색 볼거리 가득한 그곳
    • 7.소중한 문화유산
    • 8.또 하나의 신비
    • 에필로그

    두들겨라, 천년 신비가 열린다

    - 충청북도 진천군 -

    중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진천을 지나본 사람이라면 오른쪽 강변에 놓인 돌다리를 분명 봤을지 모릅니다. 순식간에 스쳐가는 풍경이기에 별 관심을 주지 않을 테지만, 이 다리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임을 알게 되면 보는 시각도 달라질 겁니다. 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이 농다리, 그 생김새부터가 매우 특이합니다. 무엇보다 이 돌다리와 마주했다면 무심결에 건너기보단 몇 번은 두드려보고 건너야 그 진가도 알게 됩니다. 어떤 비밀이라도 숨겨져 있는 걸까요? 바로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오늘 <트래블아이>가 던지는 미션입니다.

    충북 진천 문백면 구곡리를 가로질러 흐르는 세금천에는 돌다리가 하나 놓아져 있다. 그 모양새가 워낙 특이해 그 유래나 전설따위를 알지 못해도 절로 눈길이 갈 것이다.

    “저기 보이는 다리, 투박하지만 야무져 보이지? 길이가 약 90~100m쯤 되겠는데?”

    “중간중간 돌들을 쌓아 교각을 만들고 길고 넙적한 돌을 사이사이에 얹어놓았어. 보다 보니 긴 벌레가 구불구불 몸을 비틀며 가는 듯해.” “저런 모양의 다리가 흔치 않은데, 좀 더 가까이 가서 보자!”

    고속도로에서 볼 땐 상판이 돌덮개가 아니라 검은 나무판처럼 보였는데, 막상 와서 보면 넓적한 바위판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가까이에서 마주한 농다리는 더욱 특이하다.

    “선암사의 승선교 같은 아치형도 아니고, 한강변 살곶이 다리처럼 편편하지도 않아. 어찌 보면 거대한 벌레같이 보여. 가만 보면 정말 지네의 형상을 하고 있는 듯하지 않아?

    “정말이네. 거대한 지네가 몸을 슬쩍 퉁기며 건너는 듯한 모습이야. 자연석을 축대 쌓듯이 안으로 물려가며 쌓아올린 교각들을, 상판이 아래보다 넓어 지네발처럼 보이는 것 같아.”

    <조선환여지승람>에는 고려초기에 임 장군이 하늘의 별자리 본 따 28칸(교각)으로 만들었다고 나와 있는데, 지금은 교각이 24개뿐이다. 어떻게 된 걸까?

    “농(籠)다리라는 이름은 밟으면 움직이고, 잡아당기면 돌아가는 돌이 있다는 뜻이래. 이름처럼 보기에도 위태위태한데 교각이 이 정도 남아 있는 사실이 참 놀라워.”

    “네가 보기에도 그렇지? 아무렇게나 쌓은 것 같은 이 다리가 형태 그대로 천 년을 넘게 버텨왔다는 자체만으로 무척 신기해.”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알려져 있는 하천 한가운데 놓인 이 자그마한 돌다리는 고려 초기에 축조됐다고 전해지는 만큼 이곳에 서린 사연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유를 묻자 부친상을 당해 가는 길인데 다리가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지.

    임연은 당장 용마를 타고 돌을 날라다 다리를 놓아주었는데 그게 바로 이 농다리라고.”

    농다리는 유구한 역사뿐만 아니라 독특한 모양에서 엿볼 수 있는 건축방식의 지혜가 있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모양만 보고도 천년 동안 간직해온 비밀이 파헤쳐질까?

    “교각의 생김새를 봐봐. 장마가 져 유속이 빠를 때도 그 물의 압력을 덜 받은 거지. 또 교각 틈새로 물이 넘쳐흐르면서 저 모습 그대로 유지가 가능했던 거야. 를 수 있었던 거야.”

    “지네모양으로 휘어지게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했다라…. 이거야말로 농다리가 지닌 천년의 신비이자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아닐까?”

    진천의 이 농다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다. 이 농다리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알리기 위한 축제가 매년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그 모양이며 지내온 역사도 대단하지만, 천 년 동안 마을과 마을을 이어준 역할을 해왔으니 지역이 자랑할 만해!”

    “그래서 이 일대에 해마다 농다리축제가 열린다지. 농다리 놓기 체험, 상여 다리 건너기 등 각종 이색 볼거리가 펼쳐진다는데, 지금쯤 축제가 한창이겠다. 그곳으로 가볼까?”

    축제기간만 해도 수만 명이 몰린다. 이렇게 농다리는 지역 경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후손들이 조상들의 유물로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다.

    “수변공원 일대에서 민속공연과 촬영대회 등 행사가 정말 다채로웠어. 특히 진천 농요시연은 모내기를 마친 뒤라 그런지 더욱 흥겨운 가락을 뽑아내 보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지.”

    “맞아. 축제를 직접 보고 농다리 직접 건너보면서 우리 조상들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알게 됐어 앞으로도 이곳에 더 많은 축제가 열렸으면 좋겠어.”

    진천에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다리 농다리뿐만 아니라 다리 건너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또 한 번 신기한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가장자리에는 호수를 바라보기 좋게 나무 전망대가 마련돼 있구나. 여기가 충북에서 가장 큰 저수지라지? 아름다운 호수로도 이만한 데가 없겠어. 연인으로 보이는 저 젊은이들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것만 봐도 알겠어.”

    “저들도 우리처럼 조상의 슬기를 배우고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일깨웠으면 좋겠다.”

    구곡리에 있는 농다리는 100여 미터 길이에 자연석으로 된 돌다리입니다. 가만히 보면 진천지역이 명소라 자랑할 만큼 멋지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반듯하게 놓인 것도 아닙니다. 물길에 맞게 비스듬하게 교각이 세워진 구간도 있고, 들쭉날쭉한 것이 크기도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이 다리는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아주 중요한 다리입니다. 고려초에 축조가 돼 지금까지 어떠한 재난이 오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마을과 마을을 잇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여러분은 고속도로를 지나다 이 다리를 발견하면 잠시 차를 멈춰세울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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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앞 소소한 일상 탈출구

    학교 앞 소소한 일상 탈출구

    지역서울특별시 관악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학교 앞 소소한 일상 탈출구

    • 프롤로그
    • 1.추억의 빈대떡집
    • 2.고시촌에만 있는 고시전문서점
    • 3.너도나도 라볶이만 찾는 분식
    • 4.고시촌 명물 돼지국밥집
    • 5.말이 중고책이지~!
    • 6.왜 그리 술 마실 일도 많았는지
    • 7.‘폐인’과 ‘득도’의 관계
    • 8.퇴촌을 지키는 장수생들
    • 에필로그

    학교 앞 소소한 일상 탈출구

    - 서울특별시 관악구 -

    대학동은 가파른 고갯길에 놓여 있습니다. 대로변에서부터 멀어질수록 경사는 심해집니다. 사람들 왕래가 잦은 대로변 쪽에는 젊은 학생들이, 고갯길로 올라갈수록 오래 공부한 일명 ‘장수생’들이 자리합니다. 공부를 할수록 세상과 멀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높은 곳으로 올라가며 세상을 참되게 바라보는 것일까요? 고시 9단을 꿈꾸는 이들이 사는 신림 9동은 아무래도 낯설지만, 낯선 그 곳을 지키는 장수생들이 있기에 아직 ‘녹두거리’의 풍경도 예전 모습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녹두거리’의 진풍경을 만나라!

    ‘황해도 빈대떡집’은 그 자체로 추억이다. 단연 압권은 모듬전과 빈대떡. 빈대떡은 돼지기름을 이용해 부쳐야 제 맛이라는데, 그 추억의 맛 한번 볼까?

    “아유~ 오랜만이네. 동동주랑 해물파전 내줘?” “두 말 하면 섭섭하죠! 요즘 장사는 잘 되세요?”

    “그럭저럭~. 우리 집이 80년대 가난한 대학생들, 고시생들한테 전이랑 술 싸게 팔아서 장사 이만큼 했지. 그래서 여기도 ‘녹두거리’라고 했잖아.”

    많은 서점들이 들어서 있지만 고시생들이 즐비해 있는 만큼 고시전문서점이 3~4블록마다 자리한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쭉 둘러보니 도림천을 사이에 두고 고시학원과 고시전문 독서실 50여개, 서점·복사가게도 수십 곳이 성업 중이구나.”

    “그래도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의 시간을 기억해내는 건 어렵지 않아. 이 ‘상원서적’도 여전하잖아. 90년 후반까지는 시위관련 전단지 인쇄물과 전공서적 제본이 주종을 이뤘지.”

    ‘행운분식’은 보통의 분식점들과 같이 여러 가지 메뉴가 있다. 하지만 이곳을 찾은 손님 중 90% 이상이 라볶이를 먹는데, 얼마나 맛있기에?

    “밥은 주문 안 했는데요?”

    “밥은 기본으로 드려요. 떡, 어묵 다 드셨으면 라볶이 국물에 김가루랑 깻잎, 깨 참기름도 뿌려드릴게요. 자, 공깃밥이랑 계란프라이 같이 비벼 드시면 돼요!” “와~ 정말 맛이 환상적이네요!”

    서울에서 돼지국밥집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 하지만 녹두거리에는 ‘원조돼지국밥’이 있다. 경상도 출신도 이곳 국밥은 맛있게 먹고 간다는데?

    “이곳은 의외로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경상도 출신 사람들도 있고 그 사람들이 권유해서 발붙였다가 단골이 된 서울 토박이들도 꽤 된다고 하대요?”

    “그렇지. 우리 돼지국밥은 돼지 뼈를 푹 고운 육수에 고기랑 부추를 넣은 방식이 경상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방식 그대로야.”

    녹두거리에 위치한 한 중고책방. 50평 남짓한 공간을 꽉 채우고도 남는 방대한 책들만큼이나 긴 머리의 범상치 않은 외모를 가진 책방주인도 명물이다.

    “서울에, 아니 전국을 통틀어 이만한 중고책방이 없어요! 말이 중고책이지, 깨끗해서 새 책이나 다름없으니 쭉 둘러봐요.”

    “사장님 명함에 새긴 ‘세상의 모든 책을 삽니다’란 글귀는. 좋은 책만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신가요?”

    그 시절엔 무슨 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모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모일거리’와 ‘마실 거리’가 끝이 없고 늘 마무리는 우정 어린 눈물과 웃음이었다.

    “한때 대학로의 전설이던 ‘캠브리지’가 완전 사라진 줄 알았는데 다시 부활했네요.” “캠브리지, 옥스퍼드, C&C 이 트로이카가 힘없이 쓰러진 데에는 대학문화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너무 옛 모습만 고수한 탓이 커!”

    “그래서 이렇게 옥상 테라스까지 갖춘 현대식 캠브리지로 재탄생시켰군요!”

    득도해서 퇴촌한 친구가 있었는가 하면,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는 폐인도 있었다. ‘대륭독서실’을 보면 치열한 고시생활에 폐인과 득도 사이가 멀지 않음을 재차 깨닫는다.

    “솔직히 신림동에서 ‘득도’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굉장히 위험한 거야. 득도하기 전에 빨리 붙어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봐라. 외로운 고시촌 골방에서 '득도'한 사람들이 어떻겠냐. 대부분 오만하고 자기독선에 빠질 수밖에 없지.”

    “맞아요. 시험에 떨어지는 것보다 그 횟수만큼 거만해지고 게을러지는 거더라고요.”

    전국의 수많은 고시생들 가슴속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몇 년이고 속을 시커멓게 태우며 '심지(心志)'를 질기게 만들어야 결국 꿈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고시에 합격한 뒤에 ‘이 지긋지긋한 생활 끝내서 좋지만 스스로 좁아지고 어두워져서 세상에 나갈 자신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어. 나도 그랬지. "

    "고시에 합격하든 아니면 중도에 포기하고 나가든, 어떤 순간이든 후회하고 싶지 않았어. 그게 내가 이 고시촌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이고 사회에 나가서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지.”

    서울대 앞 녹두거리는 대학생들과 고시생들, 또 장수생들의 추억과 애환이 깃든 곳입니다. 현재 비교적 많은 패스트푸드점과 브랜드 간판을 내건 상점들도 들어서면서 80∼90년대와 같은 멋스러운 정취는 다소 떨어진 감도 없잖아 있지만 여전히 옛 기억을 반추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머물 수 있는 서점과 독서실, 빈대떡집과 돼지국밥집 등 추억거리들이 살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그때의 녹두거리를 걸어보는 건 어떠세요? 고단한 삶의 문턱에서 순간을 즐길 줄 알게 된 그 시절을 어느새 그리워하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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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은하고 강렬한 향기에 이끌리다

    은은하고 강렬한 향기에 이끌리다

    지역대구광역시 중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은은하고 강렬한 향기에 이끌리다

    • 프롤로그
    • 1.休, 건강한 소풍
    • 2.오늘의 화폐?
    • 3.솔 내음이 솔솔~
    • 4.옛날 옛날, 약전 골목은
    • 5.유쾌한 웃음으로 가득한 한방
    • 6.빼앗긴 들에도, 봄이 왔다
    • 7.먹는 것이 보약?
    • 8.건강해지는 기분
    • 에필로그

    은은하고 강렬한 향기에 이끌리다

    - 대구광역시 중구 -

    매년 5월, 대구 중구의 약령시에서는 은은하게 풍겨오는 한약재의 냄새에 이끌린 사람들이 분주하게 발걸음을 움직입니다. 약령시 축제는 조선 시대의 한약 재료 시장이었던 약령시의 전통을 계승해 매년 열리는 대구의 한방문화 축제입니다. 본래 약재를 사고팔며 지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던 약령시장의 전통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대구 약령시의 한방문화축제에서 과거를 느끼고 내 마음을 치유하라!’입니다.

    약령시의 약전골목에 향긋한 약초 냄새가 그득하다. 평소보다 한층 더 풍겨오는 이 내음이 그저 지나치던 사람들까지도 그 속으로 당겨든다.

    “한약 냄새가 정말 짙게 나는 것 같아요. 어쩐지 저 속으로 가면 금방 건강해질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래, 한방을 즐기러 가는 소풍이니, 건강한 소풍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이 축제의 취지가 건강인 만큼, 쉴 ‘휴’ 라는 슬로건이 참 잘 어울리는구나.”

    달그락달그락,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들과 손님들에게서 신기한 소리가 들려온다. 현대적인 화폐나 카드는 아닌 것 같고, 저게 무엇일까?

    “축제장 전역에서 1냥에 1000원으로 대비되는 엽전을 교환하여 사용하고 있어요! 정말 새로운데요?”

    “그래. 이번 축제에서는 약령시의 전통성에 부합하는 소대로 ‘엽전’을 활용하고 있단다. 축제 통용 화폐로 사용되는 엽전이 새로운 즐거움을 주지 않니?”

    솔나무로 만들어 놓은 터널. 그 속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행복을 기원한 종이들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소원과 함께 풍겨오는 솔내음이 짙게 풍겨온다.

    “이 솔문은 옛 약령시를 대표했던 상징물 이란다. 이 속에서는 약초연기를 분사하여 건강한 향기가 계속해서 퍼져나온단다.”

    “그 뿐만이 아니에요. 솔문 안으로 들어서면 과거 약령시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어서 건강 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정보까지도 얻을 수 있어요!”

    개막식이 이루어지는 동안, 수많은 행사들이 이루어졌다. 2013명에게 나누어 준 정성탕 한잔에 마음이 든든해진다.

    "저렇게 큰 대형 약탕기를 이용하면 얼마나 많은 약재들이 사용 되었을까요? 이런 퍼포먼스를 하다니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맞아, 그저 보여주는 형태가 아니라 시민들에게 직접 무료로 약차를 제공하고 함께 건강을 나눈다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지."

    한약 냄새에 취한 탓일까, 축제 거리에 힘이 넘친다. 민속놀이도 즐기고, 약첩따기의 달인이 되어 보기도 하다가 청년 허준 선발대회를 보고는 깔깔 웃어보기도 한다.

    "청년 허준 선발대회는 전국의 한의약학도들이 모여서 개최하는 대회라고 해요. 한의약학 관련 대학생이나 종사자, 또 일반인 까지도 참여할 수 있데요!"

    "그래. 한의약학에 대한 지식과 대구 약령시에 대한 역사를 주제로 한 문제를 풀어서 장원 급제자까지 뽑는다고 하는구나."

    이상화 시인의 고택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한방골목 안에 자리한 고택이라니, 기분이 묘하다. 그에게 빼앗길 들에도 새초롬한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싶다.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라는 시는 알고 있지?"

    "네, 암울했던 시대에 살았던 이상화 시인이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을 담아 쓴 대표적인 시 이잖아요. 그런 그의 고택에 와 있으니 저도 우리나라에 대한 애국심이 막 솟아오르는 것 같아요. 서민들의 건강을 위해 탄생한 약령시와 잘 어울리는 곳이 아닐까해요."

    역시 멋는 것이 약이다. 물론 그 먹는 것 안에는 건강한 몸과 정신을 이끌어내는 약초들이 한가득 하다는 것!

    “엽전으로 사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정말 많네요. 조미료는커녕 건강한 향기와 맛으로 승부하는 것 같아요.”

    “그래, 이런 축제 때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건강한 음식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약초를 사다가 집에서 해 보아야겠다.”

    약령시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점점 마음도 몸도 건강해 짐을 느낀다. 수십명이 둘러앉아 발을 담근 족욕탕에서 함께 나누는 건강에 대해 되돌아본다.

    “야외 족욕탕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표정이 한결 여유로워 보여요. 꽤 먼 길들을 걸어왔지만 이렇게 발을 담그니 피로가 싹 사라지는 기분이예요!”

    “사실 그저 물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약초를 듬뿍 사용한 한방 족욕탕이니 그럴 만도 하겠구나.”

    대구 약령시 한방문화축제는 그 기간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짧게나마 과거의 전통을 이어가고 그 역사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축제인 것은 분명합니다. 전국에 몇 개 없는 한방축제 이지만, 대구의 한방 축제에서는 조금 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한방 재료가 아닌 휴식이 공간이 된 대구 약령시 한방 문화 축제! 직접 체험하고, 많은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소통의 장이 될 한방 문화 축제에서, 여러분은 어떤 건강한 약초를 찾아오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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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미술의 놀이터

    현대미술의 놀이터

    지역경기도 과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현대미술의 놀이터

    • 프롤로그
    • 1.미술관에 대한 상상
    • 2.현대미술아, 친구하자!
    • 3.찰칵, 현대미술과 사진 한 장
    • 4.이름 붙여주기
    • 5.백남준에게 인사!
    • 6.만져보는 미술?
    • 7.닳아 없어지는 미술!
    • 8.미술, 전시관을 나오다
    • 에필로그

    현대미술의 놀이터

    - 경기도 과천시 -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의 바로 그 곳, 국립현대미술관과 과천어린이대공원. 가족들과 함께 동물원에 나들이를 가보신 분들은 많지만, 동물원 옆의 미술관에 가 보신 분들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만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가면 그 매력이 배가 되는 그곳, 국립현대미술관. 기획 전시는 물론이고 무료로 제공되는 상설 전시까지 놀라운 현대미술이 이곳에 어우러져 뛰어놀고 있으니, 과천시에서 이곳을 놓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현대미술의 놀이터에서 미술과 함께 놀고 오라!’

    미술 전시회를 관람한 지 오래 된 분들이라면 으레 현대미술에 대해 착각하고 있기 마련. 국립현대미술관에 들어서기 전, 어떤 작품이 있을지 한 번 상상해 보자!

    “국립인 만큼, 비싼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지 않을까요? 국가가 운영하는 곳이니까 이중섭이나 김홍도 같이 우리나라의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이 있을 것 같아요.”

    “흠, 글쎄다. 내 생각은 좀 달라. 현대미술관이니 지금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유명한 미술가들의 작품이 있겠지. 그림이 많을 것 같은데, 아빠도 그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구나.”

    미술관 안으로 직행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 야외 조각공원에도 국내외 유명한 작가들의 아름다운 작품들이 가득하다. 야외에서 보는 전시는 실내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는데?

    “이야, 미술관 안에 들어서기 전부터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니, 정말 좋구나. 야외 조각공원을 둘러보지 않고 미술관에 들어갔으면 후회할 뻔 했는데?”

    “마치 잔디가 깔린 미술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이네요! 저 지금 현대미술 옆에 나란히 서 있는 것 맞죠?”

    미술이 고상하고 품격 있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라는 사실! 야외 조각공원에서는 시야가 닿는 곳이면 어디든 미술이 놀고 있다. 기념사진을 잊을 수는 없는 법.

    “하하, 저것 좀 보세요! 이상하게 생긴 남자가 하늘을 향해서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노래하는 사람’이라는데? 엉덩이가 툭 튀어나온 것이 우스꽝스럽게도 생겼구나. 저 옆에 가서 똑같은 포즈를 취해 보렴. 재미있는 기념사진이 나올 것 같아.” “이렇게요? 마치 미술 작품과 함께 노래하는 것 같은 기분이네요!”

    현대미술은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그저 거기에 놓여 있을 뿐이다. 내가 지어낸 해설이 정답일 수도 있다는 것! 눈에 띄는 작품에 이름을 붙여보며 작품의 의미를 상상해보자.

    “저 빨간 화분을 한 번 보렴! 저 작품에 대해 네가 직접 설명해 볼 수 있겠니?” “음, 저 화분에 심으려면 나무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저 커다란 화분을 올려다보고 있으니까, 화분에 구름을 심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뒤에 보이는 산도요!”

    “놀랍구나! 네 말대로라면 비오는 날엔 천둥을, 저녁에는 노을을 심을 수도 있겠는 걸?”

    국립현대미술관 본관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것은 바로 백남준의 ‘다다익선’. 교과서나 책에서만 볼 수 있던 바로 그 유명한 작품이 여기에 있다.

    “너도 교과서에서 본 적이 있지? 이 거대한 작품에 쓰인 텔레비전은 천 개도 넘는다고 하는데, 정말 압도적인 느낌이구나.”

    “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가 중 한 분이 백남준이래요. 와, 텔레비전으로 만든 탑이 천장에 닿을 것만 같아요! 영화에 나오는 로봇처럼 금방이라도 변신할 것 같은데요?”

    국립현대미술관 1층에는 EDU-STUDIO가 있다. 바로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관. 이곳에서는 미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고 하니, 빼 먹을 수 없는 코스!

    “미술을 만져 본다고?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구나. 네 또래 친구들이 아주 많은데?”

    “작품에 있는 하늘을 만져 보았더니 구름이 나타났어요! 여기 이게 바로 제가 만든 구름이에요! 어, 이 피아노를 치니까 소리가 나는 게 아니라 화면에 동그란 물방울들이 떠올라요! 저쪽에서는 작품을 만들 수도 있네? 다음부터는 꼭 예약을 하고 와야겠어요!”

    국립현대미술관을 돌아보고 나면 소비할 수 있는 예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 깨달을 수 있다. 게다가, 만져보는 것보다 더 놀라운 미술이 하필이면 화장실에 있다는데?

    “으악, 이거 정말 써도 되는 거예요? 벌 받을까봐 겁이 나요!”

    “다른 사람들도 다 쓰고 있잖니. 정말 재미있는 곳이구나. 미술에 대한 고정관념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은데? 그렇게 조심조심 만지지 말고, 그냥 확 써버리자!” “안 돼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단 말예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은, 세상에 대한 다른 시각이라는 점. 내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이 현대미술일 수 있다고 상상해보는 것도 멋질 것 같은데?

    “미술관을 내내 둘러보면서 친구에게 조각품을 그려 넣은 엽서를 붙이면 참 좋겠다 생각을 했어요.”

    “참 좋은 생각이야. 네 그림솜씨 무척 기대되는데? 때마침 이곳에 빨간 우체통이 서 있구나. 이렇게 운치를 돋보이게 하는 이 우체통 역시도 야외조각품의 일부 아닐까?”

    이번 기회를 통해 현대미술에 대한 오해가 조금은 풀렸을 것 같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미술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하고, 생각하고, 인사하고, 만져보고, 써 보기까지 하며 감수성을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이 바로 국립현대미술관이 보여주는 현대미술입니다. <트래블아이>와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녀온 여행자들 중에 미래의 위대한 현대미술가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친 김에 우리나라의 현대미술을 볼 수 있는 대해 조금 더 알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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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으로 키우는 꿈

    과학으로 키우는 꿈

    지역인천광역시 계양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과학으로 키우는 꿈

    • 프롤로그
    • 1.과학이 어렵다?
    • 2.무지개 빛깔 꿈을 꾸자
    • 3.몸속으로 떠나는 여행
    • 4.나는 커서 무엇이 될까?
    • 5.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어디?
    • 6.미래의 모습은 어떨까?
    • 7.4D로 즐겨라!
    • 8.창의력 발휘 시간
    • 에필로그

    과학으로 키우는 꿈

    - 인천광역시 계양구 -

    꿈 많던 어린 시절을 조금 더 알차게 보냈다면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 후회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미술가, 과학자, 정치인, 철학자… 그 무엇이라도 될 수 있는 아이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아직 정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최대한 많은 길을 보여주고, 그 중에서 자신의 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그래서 인천 계양구에서 진행될 이번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과학을 즐겨라!’입니다.

    인천 계양구에는 전국 최초의 어린이 전문 과학체험시설인 인천어린이과학관이 있다. 머리와 몸을 쓰는 기존의 과학관에서 과학을 넘어 감성을 깨우는 곳으로 개관하였다는데?

    “학교에서도 이곳에 다녀온 친구들이 자랑을 하는 것을 몇 번 들었어요. 과학이라고 해서 어렵고 딱딱한 곳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마치 놀이터 같은 곳이었대요.”

    “어렵고 딱딱한 느낌의 과학관은 오히려 과학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게 하지.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이번에 갈 과학관은 정말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어.”

    인천 어린이 과학관은 그 외양부터 아이들을 설레게 하는 곳. 이곳은 몰려드는 어린이들을 감당하기 어려워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을 정도라는데?

    “건물 벽에 무지개 빛깔 조약돌들이 가득 박혀 있는 것 같아요! 마치 물감을 뿌려놓은 것 같기도 하고, 은하수 같기도 해요. 들어가기 전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안으로 들어가면 더 놀랄 걸? 자, 보렴. 네 마음에 쏙 들지 않니?” “알록달록하고 반짝반짝한 모습이 정말 예뻐요! 과학관에 왔다는 느낌이 안 드네요!”

    과학관 안의 각 마을마다 권장연령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면 좋다. 다만, 2층의 무지개마을은 영유아들만 입장할 수 있다. 인체마을의 권장 연령은 4~8세.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도 많고, 텔레비전이랑 책에서 본 내용들도 많아요. 아이들이 여기저기에서 놀고 있어요. 정말 놀이터 같은데요? 아, 이것 좀 보세요! 여기 이 사람 얼굴 모양에 있는 콧구멍에 공을 집어넣었더니 재채기를 해요!”

    “구멍에 손을 넣으면 화면에 보이는 동물들의 감촉을 느낄 수 있는 이 시설도 재미있구나.”

    2층의 비밀마을은 세계의 어린이를 만나보고 직업을 체험해 보는 곳. 다양한 직업들을 체험해 볼 수 있을뿐더러, 특별한 의상까지 준비되어 있다!

    “저는 저기에 먼저 갈래요! 레스토랑에서 요리사 옷을 입어볼 수 있어요!” “너 어렸을 때에는 커다란 크레인을 운전해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저기에서 건축기사 체험도 해 볼 수 있는 모양이구나,”

    “앗, 소방관이 되어 볼 수도 있어요! 고르기가 정말 어려워요. 그냥 다 해 볼게요!”

    3층의 지구마을에서는 사람과 생물, 환경 작용에 대한 체험을 통해 지구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다. 자연보호의 소중함을 알아볼 기회이지 않을까?

    “선생님께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고 하셨어요. 보세요, 지구가 온통 빨간색이네요.”

    “분리수거 잘하고,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않고,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은 조금만 켜고!” “맞아요. 제가 잘못했던 것 같아요. 빨갛게 변해버린 지구를 보니 마음이 아파요. 마치 저한테 아주 많이 화가 난 것 같잖아요.”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도시마을. 과학의 원리에 대해 조금 더 알고, 미래의 과학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자!

    “우주탐사와 해양탐사! 둘 다 정말 해 보고 싶었는데 여기서 체험해 볼 수 있네요!” “국제 우주 정거장이네? 들어가서 운동도 해 보고 침실도 구경해 보렴. 화성 탐사 로봇도 조종해 보고 말이야.”

    “해저 탐사 로봇으로 바다 속에서 심해생물과 광물을 찾아 볼 수도 있어요. 정말 신나요!”

    인천 어린이 과학관 안의 발매기에서 표를 구매하면 4D 영상관을 이용할 수 있다. 4D 영상관에서는 상영 시간에 맞춰 어린이 대상의 짧은 영화를 상영해 준다.

    “입체 안경! 저 이거 정말 써 보고 싶었어요. 3D 영화랑 4D 영화는 거의 다 어린이 관람 불가잖아요?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는데, 오늘 드디어 체험해 보는군요!”

    “4D도 과학의 일부니까 말이야. 지금부터 볼 영화는 과학 영화인데도 그렇게 좋니?” “그럼요! 과학이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과학의 이모저모에 대해 둘러보았다면, 충전된 창의력을 발휘해 볼 수도 있다. 비누 만들기, 망원경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코너가 있으니, 한 가지를 선택해 보자.

    “전 빨대로 모양을 만드는 체험을 해 볼래요. 멋진 건물을 지어 볼 거예요!” “좋은 생각이구나. 저 안쪽에서 친구들이 벌써 작품들을 만들고 있는데? 저 아이는 탑을 쌓았고, 또 저 아이는 예쁜 집을 지었구나.”

    “아이참, 지켜보지만 말고 빨리 가요! 저도 잘 할 수 있단 말예요.”

    인천 어린이 과학관은 지식뿐만 아니라 감성이 함께 자라는 공간이라 더 매력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분야의 과학을 직접 만져보며 놀고, 이 과정을 통해 감성이 자라는 동안 아이들의 꿈도 한 단계 더 성장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미래의 위대한 과학자가 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과학책 한 권을 권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이미 과학과 친구가 된 아이들에게는 더 이상 과학이 어렵지 않을 테니까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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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추억이 숨어있는 곳

    역사의 추억이 숨어있는 곳

    지역경상북도 군위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1-09 호감도

    역사의 추억이 숨어있는 곳

    • 프롤로그
    • 1.작고 아담한 간이역
    • 2.달리지 않는 열차의 시간
    • 3.담쟁이덩굴이 주인이 되어버린 곳
    • 4.엄마, 아빠가 어렸을 적에
    • 5.가로수 길을 따라가는 시골길
    • 6.시간을 더 거슬러가면
    • 7.되살아난 보물
    • 8.화본의 근원
    • 에필로그

    역사의 추억이 숨어있는 곳

    - 경상북도 군위군 -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불리는 경북 군위. 어디를 가나 삼국유사의 역사, 문화에 대한 관광지가 즐비한 이 고장은 이제 문화의 가치를 인정받는 문화도의 도시로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근대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명소가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손꼽히곤 하는 화본역이 있는 ‘화본마을’입니다. TV매체를 통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는 어떤 색다른 추억을 느낄 수 있을까요?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숨겨진 역사의 추억을 찾아라!‘입니다.

    일제 당시 지어져 일본식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작고 아담한 간이역이 있다. 특별한 것 없는 이곳이 이렇게 유명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오래된 느티나무가 광장에 서 있어요. 이렇게 굳건히 자라고 있는 느티나무를 보니 이 간이역의 오래된 세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혹자가 말하기를, 아무런 특별한 것이 없는 간이역인 화본역에서는 어느 누가 오더라도 무언가를 얻어가는 곳 이라고 말하기도 한단다.”

    이제는 달리지 않는 열차. 버려질지도 모르지만, 이곳에서는 색다르게 활용되고 있다. 열차는 제자리에 멈추었지만, 시간을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 오래된 열차처럼 보이지는 않는구나. 간이역처럼 간이 열차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만큼 아직 살아있어 보여.”

    “맞아요. 당장이라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열차예요. 게다가 실내에는 오래된 기차의 풍경이 가득해서 더욱 잊혀지기에는 아까운 것 같아요.”

    옛날, 우리 국토를 달리던 증기기관차의 흔적인 급수탑. 자연 속에 고스란히 남아 흉물이 되어버릴 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행복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가득해요. 급수탑 안이나, 밖이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벽을 긁어 남긴 글자들에 정감이 가는데요?”

    “이제는 사용되지 않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란다. 훼손하기 보다는 그대로 보존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있었으면 좋겠단다.”

    박물관의 이름이 특이하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폐교를 활용한 박물관이지만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이 북적인다. 근대적 향기가 물씬 풍겨서일까?

    “오래된 책상과 의자, 음반, 상품들. 또 자동차까지 전시되어 있다니, 정말 옛날 그대로의 시절로 돌아온 기분이야.”

    “TV나 영화에서 볼 법 한 것들이 한 곳에 모여 있네요. 오래된 것들에 대한 추억보다는 색다른 볼거리로 느껴지는데요?”

    낮은 담장, 키가 크지 않은 가로수들. 나지막하게 지어진 건물들. 모두가 정겹게 느껴지는 보통 시골길이지만, 특별한 것이 있다는데?

    “벽화들이 인상적이에요. 그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드는데 왜 그런 걸까요?”

    “이 곳의 벽화들은 얼마 전 있었던 ‘벽화공모전’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란다.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답게, 삼국유사를 표현한 그림들이 많이 있구나. 벽화가 가득 찬 특색 있는 벽화마을은 아니지만, 최근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새로운 명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해.”

    화본역 인근 인각사의 거대한 절터는 고려시대 전국 굴지의 사찰로 이름을 떨쳤던 만큼 화려한 옛 영화를 연상케 한다.

    “한때 비록 폐사가 되긴 했지만, 인각사는 고려시대 일연이 1284년부터 임종할 때까지 5년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완성했던 의미심장한 곳이었어.”

    “저도 잘 알아요! 일연이 이곳에서 삼국유사를 완성하게 된 것은 인근에 살고 있던 연로한 어머니와 가까운 곳에서 지내기 위한 효행 때문이었죠.”

    경내에는 보물 제428호로 지정된 보각국사정조지탑(普覺國師靜照之塔)비와 부도 3기, 석불과 극락전, 보각국사비각 등 건물 6동이 있다. 이중 소실된 유적도 만날 수 있을까?

    “내 눈앞에 보이는 이것이 분명 보각국사비인가?” “그렇게 쓰여 있어요. 왜요? 어디서 옮겨온 것인가요?”

    “중국 명필 왕희지의 글씨를 집자한 비석이라 이 또한 의미가 남다르지. 외적의 침략과 화재로 인해 기록으로만 들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잘 복원되어 우리 눈앞에 있구나.”

    화본마을의 동쪽을 둘러 싼 조림산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는 기분은 왜일까?

    “예전에 신내미라고 불렸던 이 화분마을은, 조림산의 형상이 ‘산여과근고화분’ 이라고 하여 화본이라 불리게 되었단다.”

    “남쪽으로는 팔공산이, 동쪽으로는 조림산이 마을을 가리고 섰으니, 예전부터 접근하지 힘든 마을이었다는 게 사실인 것 같아요.”

    근대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곳. 하지만 삼국유사의 고장임을 잊지 않게 해주는 벽화들이 군위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줍니다. 교통이 불편해 인적이 드문 마을인 만큼, 역시나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편안한 여행을 즐기게 해 줄 것입니다. 숨기려 한 것은 아니지만, 이 마을은 저도 모르게 세상에서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이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숨겨져 있던 보물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 줄지도 모르겠네요. 지루한 역사 속에서, 가끔을 향수를 떠올리게 해 줄 화본마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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