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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쓴 휘호와 애기봉에 솟은 기념탑의 모습.

김포시 하성면 평화공원 내 애기봉 전망대는 김포 시내에서 한 시간쯤 달리면 닿는 김포의 땅끝이다. 전망대는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사전에 군 허가를 받아야 출입이 가능하다. 이곳의 다른 명칭은 한국전쟁 당시 남북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154고지이다. 신분증을 제출하고 애기봉 정상에 오르면 북녘땅이 지척에 보인다. 송학산이 한눈에 보여 왜 이곳이 민간인 통제구역인지 실감하게 된다. 애기봉(愛妓峯)이란 이름은 병자호란 때 끌려간 평안감사를 산봉우리 꼭대기에서 그리다 죽은 기생 애기의 한이 서려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 1968년 애기봉을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이 애기의 한과 고향을 잃은 실향민의 한이 같다고 하여 ‘애기봉’이라는 친필 휘호를 내렸다. 

애기봉은 한강 하구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400km를 흘러 서해를 만난다는 조강(한강하구의 이름)은 한강 물이 민물의 생을 다하고 늙었다는 의미와 할아버지처럼 편안한 강이라는 의미가 있다. 실제 애기봉에서 바라보는 조강은 그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편안한 모습이다. 또 북녘땅을 휘돌아 나오는 임진강과 멀리 예성강, 강과 바다를 구분하지 않은 한강 하구 그 한가운데 외로이 떠서 남북을 넘나드는 새들의 터전이 되고 있는 유도까지 한강 하구의 역사와 문화가 서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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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기봉 전망대에서 내다본 북녘땅의 모습. 저 멀리 보이는 것이 바로 해물마을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개성공단과 송악산도 보인다. 전망대의 왼쪽으로는 예성강이, 오른쪽으로는 한강과 임진강이 서해와 합류하는 갯벌이 펼쳐져 있다. 좌 전방 비무장지대 내에는 우리 선조들이 뱃길로 한양에 오갈 때 피곤한 몸을 잠시 쉬었다 갔다는 유도가 있다. 지금의 유도는 비무장지대라 사람이 살지는 않는다.

애기봉 전망대에서는 현재 북한의 대남 방송용 스피커와 선전용 위장마을인 해물마을을 조망할 수 있다. 대남 방송용 스피커는 북한지역에 2개의 스피커를 운영해왔으나 2005년 장성급 회담 합의로 스피커를 철수하여 지금은 흔적만 유지하고 있다. 해물마을은 1982년에 북한당국이 북한 주민들이 이렇게 잘살고 있다는 것을 선전하기 위해 2~4층 규모의 연립주택을 건설한 곳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으나 건물의 노후와 애기봉을 찾는 방문객이 이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90년도에 주민을 이주시켜 지금은 100여 세대에 주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