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소금강, 주왕산

주왕산 지명의 유래는 당나라 때 주왕이라는 사람이 진나라 회복을 꿈꾸며 반역을 일으켰으나 석병산(주왕산의 옛 이름)까지 쫓겨 왔고, 신라의 장군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후 이름난 고승인 나옹화상이 이 산의 이름을 주왕산이라 한다면 고장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 하여 산의 이름을 주왕산이라 하였다는 것이다. 주왕이 이 산을 은거지로 택한 까닭은 멀리서 주왕산의 산세를 살피기만 해도 짐작할 수 있다. 기암으로 이루어진 산, 주왕산. 바라보고만 있어도 그 장엄한 산세에 감탄하게 되니 이에 반한 숱한 사람들이 주왕산을 찾아온다. 

이름난 풍경으로 사랑받게 된 것도 나옹화상이 예견한 '좋은 일' 중 하나라 할 수 있을까. 산행객이 많은 주왕산이지만 그 외로 사람의 발길이 적어 아직 원시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도 있다. 절골 계곡과 월외 계곡이 그곳으로 월외 계곡에는 떨어지는 폭포수 소리가 웅장한 달기 대포가 있다. 주왕산을 찾은 등산객의 또 다른 재미는 산행 중에 귀한 수목과 동식물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주왕산에는 세계적 희귀목인 망개나무를 포함하여, 솔나리, 노랑무늬붓꽃 등 식물자원 888종과 수달, 너구리 등 동물자원 902종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보물을 품은 산, 구석구석 둘러보자

앞서 소개했듯, 주왕산은 보물 같은 풍경들을 숱하게 품고 있는 산이다. 주왕산에서 둘러봄 직한 풍경으로는 대전사 뒤편의 기암과 주방천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병풍바위와 급수대, 시루봉, 학수봉. 주왕산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며 만날 수 있는 용추폭포와 절구폭포, 그리고 용연폭포 등이 있다.(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05호인 주산지는 주왕산을 대표하는 명소라 할 수 있으나, 별도의 기사를 통해 보다 상세히 소개하도록 한다.)

주왕산이 품은 풍경들은 어느 것 하나 빼놓고 설명하기가 아쉬울 정도로 아름다우나, 그중에서도 사랑 받는 곳이 있으니 이곳을 우선 소개해 보도록 한다. 주왕산에서 가장 사랑받는 트레킹 코스는 대전사에서 용연폭포에 이르는 구간이다. 주왕산은 붉게 타는 단풍의 모습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한 산인데, 가을이 깊어 갈수록 대전사에서 용연폭포에 이르는 길의 단풍이 황홀하리만치 아름답게 타오르게 된다. 조금 전 언급한 급수대와 학소대는 물론, 관음봉과 촛대봉까지를 이 구간에서 만나볼 수 있으니 주왕산의 가을을 즐겨보고자 하는 트래블피플이라면 이 구간을 걸어보지 않을 수 없겠다.

가을이 특히 아름답기로 꼽히는 주왕산이라지만 다른 계절이 아름답지 않을 수 있을까. 오래도록 사랑받아 온 전적만큼이나, 주왕산의 기암들이 품은 풍경은 화려하기 그지없는 것.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트래블피플을 황홀하게 할 이 산,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바위의 한 자락을 내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