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따러 보현산을 오르다

보현산 천문대에 가기 위해서는 일단 보현산 정상 가까이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 오르면 천문대까지 걸어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이 길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을 것. 보현산 천문대까지 닿는 이 길은 영천의 아름다운 길 다섯 군데 중 두 번째 코스인 '천수누림길'이다. 1km 남짓한 길이의 데크 로드인 천수누림길을 걷다 보면 보현산의 야생화와 나무들을 잔뜩 만나게 된다. 풍경을 감상하느라 보현산 천문대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질 수 있으니 조금은 주의해 보도록 하자. 

산책로 중간 즈음에서는 특별한 공간을 만나볼 수도 있다. 뾰족뾰족 별 모양으로 만들어진 별 광장이 그것이다. 광장은 그 모습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욱 아름답다. 이곳에 앉아 거칠 것 없이 탁 트인 바다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별 속에 앉아 바다를 본다는, 단순한 표현만으로도 참 낭만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여기서 20여 분을 더 오르면 보현산 천문대에 도착할 수 있으니 느긋이 이 아름다운 길을 즐겨 보자. 

 

보현산 천문과학관, 별을 보여 줘!

보현산 천문대는 크게 1.8m 광학망원경동, 태양망원경동, 연구 관리동, 방문자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아쉽게도 낮에만 개방되고 밤이 되면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조금 일찍 천문대를 찾아 낮 동안이라도 내부를 둘러보는 것을 추천하나, 밖에서 망원경만을 보더라도 그 위엄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별은 보현산 천문대 아래쪽에 있는 ‘천문과학관’에서 대신할 수 있다. 이곳은 천문과학 학습시설 및 체험 전시, 잔디 캠핑 공간 등을 조성해 두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5D 돔 영상관을 갖추고 있어 돔 스크린에 투영되는 입체영상을 보면서 영상과 함께 직접 몸이 움직이고 바람과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관측실에서는 신비한 우주의 모습도 볼 수 있으며 이외에도 우주복 포토존, 별자리 관측 등 별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도 좋으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겠다.

천문과학관의 관측실에서 밤하늘의 별을 관측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그냥 보아도 쏟아질 듯한 영천의 별은 망원경을 갖다 대면 그냥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 영천의 맑은 공기가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별의 개수를 늘려주고 있는 셈이니 감사한 일이다. 망원경으로 별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가슴 저만치 밀어두었던 동경과 낭만이 다시 살아난다. 낭만이 있는 별 밤의 여행, 보현산 천문대가 이 멋진 여행을 도와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