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에서 시원하게 녹는 동해안의 맛

고성의 별미는 동해안 최북단이라는 위치에 걸맞게 지역의 수산물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았다. 그중에서 제일 먼저 맛본 것은 특산품인 도치요리다. 생긴 것이 심통 맞게 생겨서 ‘심퉁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도치는 사철 잡히지만 제철은 겨울이다. 냉수종이라서 최북단 어장인 고성군에서 주로 잡히는 것이다. 2월에 산란을 하는데 산란 전의 겨울 도치는 살도 찌고 알도 배어 푸짐하게 맛보기 딱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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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치알탕은 주로 도치의 암컷을 재료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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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치의 살과 알을 함께 끓여내는 도치알탕은
  부드럽고도 감칠맛이 난다.

도치 두루치기, 도치 알 탕, 도치 찜 무한대로 변신하는 도치

일단 회로 입안을 돋우어 보았다. 도치 회는 일반 생선의 회의 생선살 맛과는 전혀 다른 식감을 가지고 있었다. 생선살이라기보다는 껍질에 가까운 상태로 거무스레한 표피에 약간 투명한 속껍질이 붙어 있는데 꼬들꼬들한 질감을 가지고 있어서 껍질을 씹는 맛에 가까웠다. 생선 껍질 또는 고기인 곱창을 씹는 맛이라고 할까.

다음에 맛을 본 것은 도치 알 찜이었다. 암 도치에서 나온 알에 소금을 뿌려 하루 재워둔 다음, 이튿날 젤리처럼 탱탱해진 알을 적당한 불에 쪄내면 도치 알 찜이 된다. 영동지방에서는 명절 제사상에 도치 알 찜을 올린다고 한다. 그만큼 훌륭하고 귀한 음식이란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먹은 것은 가장 강한 맛을 내는 도치 알 탕이었다. 도치는 수컷은 회, 암컷은 탕으로 먹는 것이 정석이라고 한다. 알 탕은 여느 알 탕과 비슷하게 감칠맛이 있다. 생선의 알은 막이 질겨 식감이 좋지 않은 것이 많은데 도치의 알은 크기에 비해 부드러움이 있다. 씹을 일 없이 훌훌 마시듯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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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치미 국물과 함께 먹는 막국수는 속을 개운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름대로 막 먹기에는 푸짐하고 속 깊은 국수, 고성 막국수

후식으로는 입안을 개운하게 해줄 수 있는 막국수로 정했다. 고성은 막국수로도 유명한데 이것은 국수의 재료가 독특하고 특별해서가 아니라 동치미 국물 때문이라고 한다. 동치미국물을 먹는 사람이 취향에 따라 적당량을 부어서 먹을 수 있는 막국수인데 동치미를 해양 심층수로 만들어서 시원하고 독특한 식감이 느껴졌다. 또한 비빔국수는 고성 특산물인 명태로 만든 명태 식해를 올려준다. 참고로 명태 식해란 명태로 만든 식해. 즉 삭힌 요리이다. 말린 명태의 살만을 에어 무채ㆍ고춧가루와 그 밖의 양념을 두고 버무린 것이다. 명태 지리국과 명태 식해는 강원도 고성만의 특별한 음식인 ‘잿놀이 밥상’을 구성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고성으로 별미 여행을 떠났다면 새참이지만 임금님 수라상 못지않게 푸짐하고 다양한 구성을 갖춘 ‘잿놀이 밥상’도 한번쯤 시도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