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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도 쉬어가는 그 옛길 문화탐방


1414년 개통된 문경새재 길은 비교적 길이 잘 닦인 지금도 오르기 쉽지 않은 협곡길이다. 6.5km에 달하는 새재길은 본래 관료와 선비들의 통행로였고, 천민이나 상민들은 이웃해있는 하늘재를 이용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새재길에는 역사에 얽힌 갖가지 전설을 품고 있는데, 특히 동학과 의병, 신립 장군에 얽힌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다. 이렇게 이야기가 얽혀있는 새재길은 1974년 지방기념물, 1981년에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협곡 곳곳에는 전설이 어린 명물이 많이 남아있어 사계절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죽령은 ‘주르륵’, 추풍령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옛 과거길

  • 지금도 오르기 힘든 경북 문경시 문경새재는 1414년 개통되어 선비와 관료들의 통행로로 이용됐다.

경상도에서 한양 땅으로 들어가는 길은 영동의 추풍령과 단양의 죽령, 그리고 문경새재 3곳이었다. 그 시절 부산 동래를 출발해 추풍령까지는 16일, 죽령까지는 15일, 문경새재는 14일이 걸렸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러 갈 때는 꼭 이 새재길을 고집했다고 한다. 죽령은 주르륵 미끄러지고, 추풍령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반면 문경이란 지명은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뜻이 있어 과거 합격이란 경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맞춤인 지명이었다.
 
문경새재 고갯길에는 제1 관문 주흘관, 제2 관문 조곡관, 제3 관문 조령관 등 3개의 성문과 원(院)터 정자, 주막, 성황당, 비석 등이 옛길을 따라 그대로 남아있다. 원터 정자를 지나면 상처 입은 소나무가 탐방객의 눈길을 끄는데, 일제 말기 자원이 부족한 일본군이 조선인을 강제로 동원해 에너지원인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송진을 채취한 자국이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이렇게 문경새재는 조선 시대부터 근현대까지 문화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보고이자 그 자체로 길 박물관이다. 이러한 옛길들을 그 문화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아 현재에도 살아있는 ‘길’로 조성돼 많은 사람의 일편단심 사랑을 받고 있다. 


 

문경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옛길 박물관'

  • 문경새재라는 천연의 자연을 병풍으로 삼아 아늑하게 자리한 옛길 박물관의 전경

옛길 박물관은 이러한 문경의 역사 문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꾸며 놓았다. 문경새재박물관을 리모델링해 2009년 재개관한 옛길박물관은 옛길 위에서 펼쳐졌던 다양한 문화상을 그대로 그려냈다. 이곳에서는 조선 시대 문화의 소통로이자 조선 팔도 고갯길의 대명사로 꼽히던 문경새재 역사와 하늘재, 토끼비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콘텐츠가 있다. 바로 문경새재 아리랑인데 재미있는 점은 이를 처음 서약악보에 옮긴 잡지 'The Korean Repository'란 잡지를 전시해 두었다는 것. 여기에 실린 아리랑은 '헐버트 아리랑' 이라고 불리는데 문경새재 아리랑의 근간을 파악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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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에는 문경 특유의 문화 발달과 풍습 등을 알 수 있는 전시품이 많다. 

기획전시실에서 아리랑을 본 다음에는 문경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 수 있는 1층 상설전시관을 둘러볼 차례. 문경의 역사와 신앙 등을 다양하게 알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이 가는 전시물이 있다. 오래된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출토된 복식유물이 그 주인공이다. 임진왜란 이후 찾아보기 힘든 16세기 양반가의 복식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의의다. 400년간 무덤 속에 넣어져 있던 옷이지만 그 특징을 살펴보고 관찰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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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지도자료와 멀티미디어로 입체적인 옛길 탐방이 가능한 2층의 전시관

2층 전시실은 그 옛날 옛길을 걸었던 사람들과 그 상황을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상설전시가 이루어진다. 올라가는 길목 앞에 선 옛길영상관에서는 우리 옛길에 대한 애니메이션과 영상 한 편씩이 돌아가며 상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볼만한 것이 보부상을 비롯해 먼 길을 떠나던 사람들이 오가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구성한 전시물이다. 과거에 낙방한 채 실의에 차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과 오랜 관직 생활 뒤, 휴양을 위해 내려가는 사람이 느끼는 길이 달랐을 터. 혹은 커다랗게 나 있는 대로를 두고도 신분 때문에 그보다 험한 길을 찾는 사람도 있을 터이다. 이처럼 제각기 목적지는 같아도 이유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다가왔을 문경새재 옛길. 역사적 기록과 상상력을 잘 버무려 볼 수 있는 재미가 옛길 박물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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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옛 이야기 가득한 문경새재 길, 그중에서도 이곳의 역사를 재미있게 알 수 있는 문경새재 옛길 박물관으로 떠나보세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9월 2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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