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살아 숨 쉬는 호랑이 마을

산 밑에 학이 날개를 펼치듯 5개의 마을이 모여서 형성하고 있는 청자골은 산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다. 마을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휘영청 밝은 달을 맞이하기에 더 없이 좋은 이곳은 뒤로는 남도의 명산인 월출산의 자락인 월각산이, 앞으로는 마을의 의로운 위인들을 위해 세운 의혜각이 자리 잡고 있다. 봄이면 아름다운 꽃이 피고, 여름이면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의 모습인 청자골은 따뜻한 마을 사람들의 인심에 반해 오래도록 머물고 싶어지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이 마을에 머물러 있노라면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광경을 볼 수 있다. 바로 낮 12시와 밤 9시가 되면 마을 전체에 울려 퍼지는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조용한 시골 마을인 청자골에 우렁찬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게 된 데에는 마을의 뒷산인 월각산의 호랑이 굴에 대한 전설이 배경이 된다. 주민 대부분이 농사꾼이다 보니 이러한 호랑이 소리로 기상 시간과 취침시간을 알려주고 산 밑으로 내려오는 멧돼지들이 줄어들어 농작물 피해를 줄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

설령 하루에 두 번밖에 울리지 않는 호랑이 소리를 시간을 놓쳐 듣지 못해도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마을 중심에 위치한 호랑이 공원에 방문하여 호랑이 굴 모형에 들어가면 실감 나는 호랑이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동전을 넣어야 호랑이 소리가 나오므로 잊지 않고 동전을 챙기는 것을 기억하자. 

 

계절마다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

청자골의 체험프로그램은 주민들이 직접 체험장을 만들고 체험강사가 되어 운영하기 때문에 오로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전통방식인 재로 기른 콩나물을 플라스틱 통에 층층이 쌓아 만드는 재콩나물 만들기,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분재공원을 구경하며 동롱테 굴리기를 비롯하여 야외 볼링, 소나무 분재 체험, 종이 청자 만들기, 새송이버섯 수확체험 등 대부분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으로 농촌 마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제격이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그 밖에도 계절에 따라 운영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이곳을 한번 찾은 이들의 발걸음은 사시사철 이어진다. 청자골에 봄이 올 땐 향긋한 봄나물과 매실을 따고, 푸르른 여름엔 시원한 물장구를 치며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다. 낙엽이 지는 가을이면 탐스럽게 익은 감을 따고, 고구마를 캐며 따끈한 인절미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포근한 겨울에는 동그란 새알을 빚어 새알 죽과 팥 칼국수를 만들어 먹고 고구마를 구워 먹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는 청자골을 더욱 깊이 느끼게 해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체험 프로그램 때문이 아닐까. 가족 또는 친구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푸근한 정취가 들려오는 이곳 청자골 달마지 마을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