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점말 동굴, 남한 최초의 구석기 동굴유적,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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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점말 동굴, 남한 최초의 구석기 동굴유적


우리는 구석기, 신석기시대를 통틀어 ‘선사시대(문자를 통해 역사가 기록되기 이전의 시대)’라 부른다. 그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의 생각과 뜻을 전달했을까? 구석기시대 인류의 사고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훌륭한 단서가 바로 동굴벽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도 구석기시대 동굴이 있을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제천의 점말 동굴로 여행을 떠나보자.

                    
                

남한 최초의 구석기 시대 동굴 

무언가 신비롭고도 음침한 분위기의 점말동굴 전경 

충북 제천의 점말 동굴 유적은 남한지역에서 최초로 확인된 구석기시대의 동굴 유적이다.조선계 석회암지대에 발달된 구석기시대의 동굴유적으로 용두산 동남향 사면 중간쯤의 병풍바위 끝부분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굴을 중심으로 근처에 6개의 가지굴이 발달되어 있다. 1973년부터 1980년까지 8차에 걸쳐 연세대 박물관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기·중기·후기 구석기 문화의 뚜렷한 층이 밝혀졌다. 동굴의 규모는 입구 너비 2~3m 이고, 굴 안쪽이 막혀 있어 전체길이는 확인할 수 없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길이는 12~13m이다. 동굴 입구가 동남향으로 뚫려 있어 선사인이 생활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 동굴유적에서는 털꼬뿔이·동굴곰 짧은꼬리 원숭이 등의 동물화석 20종굴과 석기·뼈 연모·예술품 및 식물화석 등 풍부한 고고학적 유물이 있어 구석기 시대의 자연환경·생활상·기술발달 과정 등을 밝히는데 중요한 유적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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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말동굴 아래 황기마을 다목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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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말동굴 오르는 길, 고운 자태의 단풍나무와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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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동안 지천으로 깔려 있는 산딸기를 따 먹어도 좋다. 

점말 동굴을 가기 위해서는 내비게이션의 도움으로 찾아갈 수 있지만, 자동차는 황기마을 다목적실 앞 주차장에 세워두는 것을 권하고 싶다. 다시 이곳에서 해발 700m의 용두산을 올라야 하는데, 길 양 옆에 늘어선 예쁜 단풍나무와 봄철이면 피어나는 산딸기가 지천으로 깔려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자칫하면 점말 동굴 탐사를 잊고 산딸기 따는 즐거움에 흠뻑 빠질 수 있으니 조심하자.
 

점말 동굴 발굴 조사 당시 발견된 돌들로 쌓은 돌담

그래도 산길이라 숨이 가파를 즈음, 돌담 너머로 점말 동굴이 보인다. 돌담 길은 2012년 점말동굴 앞마당을 발굴 조사하면서 발굴된 돌을 보존하기 위해 동굴 진입로에 쌓아 현재의 돌담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점말 동굴을 가까이에서 보니 왠지 공포 영화에 나오는 장면 혹은 포로 수용소가 생각날 정도로 음침했다. 이때 마침 동굴 주위로 흰 나비가 날아 다녔는데, 나비를 따라가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구석기시대로 날아갈 것만 같았다.

점말 동굴 아래 황기마을 운영장에게 듣기로는 점말 동굴 뒤쪽에 또 다른 동굴이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나무를 하던 나무꾼이 홍두깨를 빠뜨렸는데, 3일 후에 의림지에서 솟아 올랐다는 신비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의림지는 밀양 수산제, 김제 벽골제와 함께 삼국시대 인공 수리시설로 이름난 곳으로, 이 의림지의 수원이 바로 용두산에서 지하로 흘러 의림지에서 솟아오르는 지하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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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말동굴 각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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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말동굴 각자 탁본

점말 동굴이 새롭게 조명된 것은 동굴 암벽에 새겨진 각자(刻子) 때문이다. 한국 전통문화학교 이도학 교수가 분석한 결과 신라시대 화랑(花郞)과 랑도(郞徒)들이 다녀간 유적지로 보인다고 한다. 암벽에 보이는 예부(禮部)는 교육과 의례를 관장했던 신라의 관청명이다. 또한 각자에 보이는 인물 김랑(金郞)은 울주 천천리 서석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할 수 있으며, 상란(祥蘭)이라는 인명에서 란(蘭)자가 들어가 있는 이름은 필사본 ‘화랑세기’에 6명이나 등장하며, 조랑(鳥郞)은 ‘화랑세기’에 등장하는 기조공(起鳥公)의 기조(起鳥)의 이름 끝자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점말 동굴 앞 광장에서 석조탄생불상(石造誕生佛相-석가의 출생 당시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 출토되었는데, 일반적인 탄생불상이 금동상인데 반해 석상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대부분의 탄생불은 두광을 지닌 정도인데 점말 동굴의 탄생불은 커다란 주형의 거신광배를 갖추고 있다는 점, 일반적인 탄생불과 달리 왼손을 들고 있다는 점, 광배와 연화대좌의 폭이 넓어서 안정적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 전체적으로 신체의 양감이 부드럽고 대좌 등의 조각수법이 뛰어나 일반적인 금동불상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불상의 조성 시기는 통일신라 말기에서 고려 전기로 보이며, 이곳에 절이 세워지기도 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매우 중요한 불상이다. 점말 동굴은 우리나라 구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동굴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화랑의 숨결이 느껴지는 교육의 장이자 통일신라 말기의 불교를 연구하는 자료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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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말 동굴 아래 황기마을은 황기 최대 생산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천연황기비누, 황기립밤, 방향제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으니 점말 동굴과 함께 들렀다 가길 바라요!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이화준

발행2018년 07월 0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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