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동은 광주천 건너편 계림동과 함께 광주의 대표적인 주거지역으로 손꼽힌다. 무등산 아래서 이들 지역을 뺀 대부분이 논밭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일찍부터 택지로 주목받았던 것이다. 지명은 버드나무 숲이 우거진 마을이라는 뜻에서 양촌과 유림을 합해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양림동에는 역사의 향기가 솔솔 난다. 그 향기를 따라 걸으면 전통가옥 두 채를 마주하게 된다.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이다. 동서방향을 비낀 축선을 따라 대문간, 곳간채, 행랑채, 사랑채, 안채 등이 이어져 있는 이장우 가옥에서는 역사적 품위가 느껴진다. 상류 주택 양식의 기와집으로 조선 말기에 지어졌으며, 안채가 광주시 민속자료 1호로 지정됐다. 

양림산의 나지막한 구릉의 동남단에 위치한 최승효 가옥은 800여 평의 넓은 부지에 지어진 전통한옥이다. 압록강 근처에서 구한 목재로 건립했다고 전해진다. 경사진 부지를 자연 상태 그대로 이용해 좌측에 반 지하층을 형성함으로써 건물 전체에 율동감을 준 것이 특징이다. 석간수를 끌어다가 연못을 꾸민 건물에서 운치가 느껴진다.

 

양림동은 서양식 교육, 복지, 의료, 예술 활동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20세기 초 선교사들이 처음으로 들어와 정착한 동네로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광주의 예루살렘’ 등으로 불리며 서양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1905년에 미국 남장로교 선교회에서 파송한 놀란에 의해 세워진 광주기독병원과 호남신학대, 수피아여고 등 개화기 건축이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호남신학대 캠퍼스 안에는 호남지역에서 활동하던 선교사 22명의 묘역이 조성돼 있으며, 네덜란드 건물의 양식을 띤 수피아여고도 유명하다. 또한,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축물인 우일선 선교사 사택도 광주시 기념물 15호로 지정됐으며, 1898년부터 광주에서 활동한 오웬목사 기념관도 네덜란드풍으로 지어져 잘 보존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