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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6경의 이름을 자랑하는, 치악산 영원산성


태백산 허리에서 남쪽으로 뻗은 차령산맥 남쪽 끝에 위치한 치악산의 뛰어난 자연경관과 생태적 가치가 높은 것은 널리 알려졌지만,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높아서 중부 내륙의 군사적, 전략적 요충지로 예로부터 크고 작은 전투가 있었던 것은 알려져 있지 않다. 치악산에는 영원산성, 금대산성, 금두산성 등의 산성이 있다. 등산객 외에는 인적이 거의 없는 이곳에 어떻게 이런 산성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오지 험난한 지역에 꼼꼼하게 돌로 쌓은 성의 규모에 놀라게 된다. 그중 향로봉, 남대봉, 시명봉에 둘러싸인 영원산성 탐방로는 그동안은 통행이 제한되어 있다가 지난 2016년 10월에 개방되었는데, 원주6경으로 가장 접근성이 좋고 아름답다. 지금부터 영원산성과 탐방로를 소개하고자 한다.  

                    
                

문화재청과 원주시가 복원하는 영원산성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쌓은 영원산성 성벽. 바위와 마치 하나였던 것처럼 붙어 있다.

영원산성은 사적 제447호로 지정된 문화유적이다.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에서 계곡을 따라 600m가량 급경사를 올라가, 영원사 뒤편 970m 고지에 산 능선을 따라 석축을 쌓아 올린 성곽이다. 궁예가 치악산 석남사 근거로 주변 마을을 공격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으로 미루어, 이곳과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영원산성은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산성 축조의 완결성을 갖게 된다. 위치의 선정, 용도 시설의 활용, 여장의 완전한 잔존, 성문과 치성의 구조 등 고려 시대의 전형적인 산성의 완전한 모습을 보여 준다. 특히 영원산성의 위치적 강점은 적이 쳐들어오려면 금대리의 긴 계곡을 따라 올라와서 공격이 어려운 데 반하여 길아치, 가리파, 반곡의 관측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신림, 부곡, 행구와 소통하기 유리한 위치에 있는 요충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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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산성 안에서 본 성벽이 산 능선을 따라 줄기차게 뻗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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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다른 돌이 조화롭게 어울린 성벽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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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산성을 거쳐 남대봉이나 향로봉으로 올라갈 수 있다.

정방형의 규격화된 돌로 쌓아 올린 인근의 금대산성과 달리, 성벽 도처에 다듬지 않은 돌덩이를 쌓아 올린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넓은 성을 유지 보수하기 위한 돌과 나무가 도처에 있어서 효과적인 관리를 할 수 있었으며 성내에 우물 1개, 샘이 5곳이 있어서 축조와 방어도 용이한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해발 700~970m에 이르는 지대에 축조하여, 주봉 부근에서는 성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동북 모서리에는 영원산성보다 높은 산봉우리와 연결하여 꼬리처럼 긴 성곽 즉, 용도(甬道)를 만들었다. 이곳은 다른 지역과의 연락을 위한 성곽 방어의 백미로 남대봉 방면에서 능선을 타고 접근하는 적을 쉽사리 관찰하고 공격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수원 화성에도 이와 같은 용도를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능선의 형태에 따라 성벽이 꺾어지는 곳은 능선을 타고 진입하는 적을 방어하기 위하여 성문 밖으로 성벽을 돌려 쌓았다. 동남쪽 성벽에 4곳, 북쪽 성벽에 4곳, 서쪽 성벽에 4곳에 이런 곡성이 만들어져 있다.

 

호국영령의 성지 영원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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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산성 입구에 쌓아올린 돌탑이 이곳에서 산화한 혼령을 위로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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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대계곡을 따라 원주 굽이길 6구간 코스로 들어설 수 있다.

영원산성에 대한 전투의 기록은 고려 충렬왕 17년(1291)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나라에서 반란을 일으켰던 합단(哈丹)이 두만강을 넘어 고려 동북변으로 원주 치악산까지 내려왔다가, 원갑충에 패해서 그 위세가 꺾인 전환점이 된 전투가 이곳에서 있었다. 1년 반 동안이나 우리나라 국토를 유린한 전쟁에서 영원산성은 승리의 장소였다. 더불어 조선 시대 임진왜란 때 원주 목사 김제갑과 주민들이 일부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왜군들에 의해 순절한 비극의 현장이기도 하다. 

영원산성은 지리적 주요진지로 1594년에 이 성을 다시 수축하였지만 18세기 중반부터 방치되었다. 그러던 중 2003년, 문화재청에서 사적유적으로 지정하게 되었다. 현재는 영원산성대첩제, 원갑충장군 묘역 등 영원산성과 관련한 원주시의 호국 행사와 관광자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금대계곡을 따라 원주 굽이길 6구간, 안전시설과 목재데크로 정비된 1.9km의 영원산성 탐방로를 올라가보는 것도 남한산성이나 북한산성 못지않은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영원사 입구에 놓인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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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사 입구에 놓인 표지석
  • 눈 쌓인 금대계곡
  • 약 1~3m 정도 높이의 영원산성 성벽
  • 영원산성 입구에 놓인 바위 한 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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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성곽은 외적의 침입과 영토 방어를 위해 지리적 축조한 산성이라고 말할 수 있지요. 그중 하나인 영원산성에서 조상들의 애국심과 충절을 느껴보세요!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김주원

발행2017년 02월 0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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