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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송이 해바라기 꽃밭 사이로 산책, 구와우마을


항상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바라보고 있는 해바라기. 짝사랑하는 사람들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꽃이라서 어딘가 모르게 절실함이 느껴진다. 여름이 무르익으면 노란 세상으로 변하는 곳이 있다. 해발 850m에 위치한 태백의 구와우마을이 그곳이다. 소피아 로렌 주연의 영화 "해바라기"를 연상하게 할 만큼, 구와우마을은 8월 초순쯤이 되면 하루가 다르게 산자락을 타고 번지면서 온통 노란색 물결로 뒤덮인다. 이즈음 구와우마을은 축제를 여는데, ‘자연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구호로 7월 말에서 8월 초에 손님을 맞이한다.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 외에도, 300여 종이 넘는 야생화가 시원한 바람을 타고 태백의 향기를 전한다. 

                    
                

구와우마을은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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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구와우마을은 해바라기로 뒤덮인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한다.

구와우마을은 그 이름부터가 낭만적인 곳. 아홉 구 자(九), 누울 와 자(臥), 그리고 소 우 자(牛)를 쓰니, 한자의 뜻을 풀어쓰자면 '아홉 마리의 소가 누워 있는 마을' 즈음이 되겠다. 삼수령 아래에 위치한 이 마을에 이런 느긋한 이름이 붙은 것은 마을의 풍경이 그만큼 아름답고 평화롭기 때문.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구와우마을은 온통 푸른 배추밭이었다. 태백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고랭지 배추를 주요 작물로 기르고 있었던 것. 배추 대신 해바라기가 심긴 것은 2002년 즈음의 일인데, 고원자생식물원에서 구와우마을의 배추밭을 해바라기밭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여름마다 구와우마을은 해바라기를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구와우마을의 해발 고도, 850m. 이곳에 핀 해바라기는 말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해와 가까운 곳에 핀 해바라기다. 마을의 이름만큼이나 이곳에 핀 해바라기 또한 낭만적인 셈이다. 

 

얼굴을 살포시 내민 해바라기와 대화

  • 구와우 마을의 해바라기는 우리나라에서 해와 가장 가까운 곳에 핀 해바라기다.

구와우마을은 여의도의 7.5배에 달할 만큼 상당한 면적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이 모이는 것도, 해바라기를 배경 삼아 드라이브할 수 있는 것도 면적이 넓기에 가능했다. 특히 약 3.5km의 산책로는 말 그대로 장관이다. 쉬엄쉬엄 걸어 드넓게 펼쳐진 해바라기 들판을 둘러보는 데 1시간 30분은 족히 걸린다. 

구와우마을에서 시원한 바람, 꽃향기를 맡아보며 길을 걷다 보면 해바라기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느 꽃과 달리 얼굴을 살포시 내민 꽃이 해바라기 아닌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를 애타게 그리워한 채 늘 그 자리에 서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길을 걸을 때 해바라기에 대한 알 수 없는 동정심이 생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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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와우마을의 해바라기는 '태백해바라기축제'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해바라기밭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망루 전망대도 자리하고 있다. 특히 전망대에는 연인들이 많다. 해바라기가 수 놓인 곳에 자신들이 있다는 존재감 하나만으로도 추억 쌓기엔 그만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해바라기밭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는 생태 숲 탐방로가 나 있다. 30여 년 전 화전민을 이주시킨 후 잣나무, 잎갈나무 등을 심어 삼림욕을 하기에는 최고다. 이곳은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많이 찾는다. 싱그러운 숲속의 향을 맡고 새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어렸을 적 자신이 살던 고향의 향수에 젖는다. 

생태 숲에 있는 나무 사이사이마다 야생화가 피어 있다. 이 때문에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산골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양 떼 방목을 목적으로 조성한 넓은 초원이 있는가 하면 산자락을 휘감아 도는 오솔길에는 듬성듬성 들풀이 자라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7월 말에서 8월 초가 되면 구와우마을은 '태백해바라기축제'로 또 한 번 들썩인다. 평원과 탐방로에서 해바라기 꽃밭은 물론, 야생화와 산약초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해바라기를 주제로 하는 콘서트와 그림, 조각 작품 전시를 비롯해 공예품도 판매한다. 여기에 손수건과 티셔츠 만들기, 동물 관찰 및 먹이 주기 체험까지, 그야말로 다채로운 행사들이 가득하다. 태백시의 감칠맛 나는 먹거리들도 빼놓을 수 없다. 태백해바라기축제는 구와우마을의 해바라기와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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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며 야생화 가득한 태백시에서!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달래주듯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가 참 아름다워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0년 08월 2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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