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단 두번, 바닷길이 열리는 변산반도 하섬 의야기 ,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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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부안군 지역호감도

일년에 단 두번, 바닷길이 열리는 변산반도 하섬 의야기


전북 서북부에 크게 돌출된 하나의 반도가 있다. 바로 부안군의 변산반도다. 1988년 6월 11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동북쪽 동진강부터 반도의 해안 끝까지는 약 90km에 이르는 거대한 곳이다. 반도의 구석구석엔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이 많다. 변산은 크게 외변산과 내변산 지역으로 구분이 되는데, 이곳엔 자연의 향기를 머금은 곳이 가득하기만 하다. 그 안에 자리한 신비롭고 경이로운 모습에 취해 바닷길을 걷기도 하고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는 곳. 음력 1일과 15일 전후에만 볼 수 있는 하섬, 그 곳으로 함께 떠나보자.

                    
                

자연이 빚어낸 변산반도의 아름다움

만조 무렵에 포착한 하섬의 모습이다.

뜨거운 여름 새하얀 백사장이 멋스러운 변산반도해수욕장과 격포해수욕장, 단풍이 떨어질 즈음 꼭 찾아가야 한다는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내소사와 선캄브리아시대의 지층으로 이루어진 채석강과 적벽강. 그리고 해질녘 풍경이 아름다운 격포항과 모항, 곰소항 등 여행을 하기에 좋은 요소들인 숲, 바다, 풍경을 두루두루 갖춘 곳이 변산반도다. 누구나 다 아는 여행지보다는 숨어있는 명소를 찾아서 떠날 예정이라면 꼭 가보아야 하는 곳이다.

전북 부안군 변산면 마포리의 채석강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4km쯤 이동하면 하나의 작은 섬을 만날 수 있다. 바다에 떠 있는 연꽃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의 작은 섬, 하섬이다. 1950년부터 원불교 재단에서 섬을 사들여 해상수련원으로 쓰고 있는 곳은 수양을 위해 예약한 원불교 신도나 신도와 동행한 일반인만 출입할 수 있다. 이 안에는 울창한 소나무숲이 가득하고 약 200여 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모세의 기적, 바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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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조와 만조의 시간을 잘 살피며 하섬의 바닷길을 둘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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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갈라지는 곳'이라고 쓰인 하섬 입구 표지판의 문구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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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푹 파일 줄 알았던 갯벌은 예상외로 단단하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변산반도의 하섬에서도 신비롭고 경이로운 기적의 순간을 볼 수 있다. 음력 1일과 15일 전후, 사리 무렵 바닷속에 감춰져 있던 속살이 드러나듯 바다가 갈라지고 섬으로 들어가는 길이 열린다. 고사포해변에서 2km, 성천항에서 1km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바닷길이다. 바다 위에 또 다른 바다, 그 길을 걸으며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갯벌체험도 가능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갯벌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는 있지만, 따로 생물 채취를 해서 나올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역 주민에게만 해산물 채취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가 허락하는 하섬의 매력

조금 늦게 하섬을 탈출하면 바닷물이 들어와 때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하섬으로 떠난 길은 만조 때에 서둘러 나와야 한다. 늦게 나오면 따로 고깃배를 불러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섬에 가기 전에 만조와 간조 시간을 꼭 확인하기 바란다. 자연이 허락하는 시간에 따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그저 신비롭게 느껴진다. 하섬에는 이 바닷길과 관련된 흥미로운 전설도 전해 내려온다. 아주 먼 옛날 노부모의 고깃배가 태풍으로 인해 섬으로 떠내려갔다. 효심이 지극한 아들은 용왕님께 간곡히 제를 올렸고, 그 효심에 감동한 용왕은 바닷길을 열어 노모를 돌려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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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여(왼쪽)과 기암괴석(오른쪽)은 하섬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해안지형이다.

하섬에서는 바닷길 외에도 다양한 ‘여’와 기암괴석들도 만나볼 수 있다. 여란 간조 때에 보이고 만조 때에는 수면 아래로 숨은 듯 자취를 감추는 바위를 말한다. 멀리서 보이지 않았던 암석들이 간조 때에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여들에는 주민들이 부르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별명들이 있다. 납작하게 생긴 ‘빌래여’, 하섬 뒤에 있다고 해서 부르는 ‘뒷여’, 두 개가 붙어 있는 ‘쌍여’, 근처에 농어가 많이 나온다고 하는 ‘농어여’가 그것이다. 이렇게 지역민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으며 전 국민에게도 그 매력을 전하고 있는 하섬은 바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지형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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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고 경이로운 자연이 주는 선물과 같은 곳, 하섬. 가족과 때론 연인과 함께 떠나보세요. 눈과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김성무

발행2018년 01월 2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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