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이 주는 향연 찾아 떠나는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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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이 주는 향연 찾아 떠나는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자작나무는 한자로 꽃 화(華)라고 쓴다. 결혼식을 화촉(華燭)이라고 흔히 말하는데, 그 이유는 촛불이 없을 때 자작나무 껍질에 불을 붙인 것을 촛불 대신 사용했기 때문이다. 자작나무라는 이름도 ‘자작자작’ 하는 소리와 함께 타들어가는 것을 보고 생겨났다고 한다. 순백의 나무에서 펼쳐지는 왈츠의 선율을 따라 순수의 감동을 느끼려면 인제군 원대리의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으로 떠나보자.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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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표피에 20미터까지 자라나는 자작나무숲. 덕분에 ‘숲의 여왕’이라는 별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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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숲 앞에는 방문객들을 기다리는 조각상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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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리자작나무숲으로 향하는 입구이다. 

오래도록 인제의 상징이 되어온 것으로 산악과 군인이 있다. 그 시절 인제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기간도 긴데다 혹독한 추위까지. 7~80년대 군대시절을 보낸 청춘이라면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라는 넋두리를 기억해 낼 것이다. ‘땅은 넓고 사람은 적은 곳’이라고 불리는 인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오지로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인제군 원대리에 위치한 자작나무숲. 이곳은 원래 인제국유림관리소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74년부터 70여만 그루를 인공림으로 조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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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유치원에서 사용하는 숲속교실과 움집의 모습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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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가리며 눈부시게 빛나는 자작나무숲이 인상적이다.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주차장 앞을 지나 ‘원대리 산림감시초소’에서 시작하면 된다. 초소에서 방명록을 작성한 뒤 약 4km의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산허리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진 약 3km의 길은 남녀노소 모두 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지만, 나머지 1km는 다소 가파르게 이어져 있다. 길을 가다가 홍천의 잣 막걸리, 곰배령 쌀 막걸리 등 이름도 다양한 강원도 지방의 토속적인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여보는 것도 좋겠다. 

 

자작나무의 꽃말

등산객들이 자작나무숲 한켠에 마련된 공간에서 엽서에 사연을 적고 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어떤 글로 표현해야만 할까. 수피가 눈부신 수천 그루의 자작나무들이 수직과 수평으로, 각각 일렬로 도열한 사열병처럼 산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자작나무의 꽃말은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다. 특히 자작나무는 줄기의 껍질이 하얗게 벗겨지고 얇은 모양이 마치 종이 같다. 이것은 명함이나,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쓰는 편지가 되어주기도 한다.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로 알려진 바 있다. 경주 천마총의 말안장을 장식하고 있는 천마도의 재료 또한 자작나무 껍질이다. 자작나무는 단단하고 치밀함은 물론 오랜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벌레가 먹거나 뒤틀리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에 들어서면 왜 자작나무를 ‘나무의 여왕’이라 부르는지, 또 자작나무숲을 ‘숲의 백미’라 부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맘 가는대로 걸어보기

1년 후에 편지를 받는 느린 우체통. 1년 뒤가 벌써 기대된다.

자작나무 숲 안에는 자작나무 코스, 치유 코스, 탐험 코스까지 총 세 개의 산책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별 다른 구분 없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니 코스에 구애받지 말고 마음 내키는 대로 숲을 거닐면 좋겠다. 이곳에선 사진을 찍는 것 외에는 딱히 할 것도 없다. 그저 숲을 응시하거나, 자작나무 사이의 바람소리를 벗 삼아 걸어보는 것이다. 때로는 걷다가 지겨우면 고개를 들어 파란 하늘을 바라보자.

순백의 나무에서 뿜어내는 순수의 감동 때문일까. 순수한 그 첫 마음을 영원히 간직하고픈 예비부부들의 웨딩사진 촬영장소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자작나무숲에서 잊지 말아야 할 버킷리스트는 자작나무의 고운 표피를 만져보는 것. 하지만 나무 수피를 벗기거나 낙서하는 건 금물이다. 낙서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비치된 엽서에 사연을 적어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조각상 옆 “1년 후 받는 느린 우체통”에 넣어보자. 순백의 영혼을 간직한 숲의 정령처럼 한참을 숲에 머물다 돌아갈 때면 아쉬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될 수 있다. 뒤를 돌아보면 보이는 건 하얀 속살을 드러낸 채 말없이 서있는 자작나무뿐. 흰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이라도 되면 또다시 자작나무숲이 생각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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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가 속삭이는 이야기를 들으러 인제군 원대리의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으로 떠나보세요! 몸과 마음 모두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줄 거예요.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안중열

발행2016년 11월 0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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