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용의 송곳니, 용아장성

용아장성은 수렴동대피소에서 봉정암에 이르는 약 5km 구간에 걸쳐 날카로운 암봉들로 형성되어 있다. 뾰족하게 솟은 20여 개의 크고 작은 암석 봉우리들이 용의 송곳니처럼 솟아 성곽처럼 길게 늘어져 있다는 데에서 용아장성이란 명칭이 유래했다. 능선을 이루기 때문에 용아장성릉이라 불리기도 한다.
 
쥬라기 공원 속 공룡의 이빨을 상상해보자. 크고 두껍고 투박하게 생긴 송곳니가 떠오른다. 육식공룡은 굵으면서 날카로운 송곳니로 약한 포유류를 잡아먹는다. 용아장성을 바라보고 있으면 실제 공룡의 이빨을 보는 것만 같다. 아름다운 산세가 웅장하면서 거칠게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용아장성의 기반암 구성

용아장성의 기반암은 주로 화강암, 화강편마암, 결정편암 등이다. 한반도에서 중생대에 발생한 조산운동으로 대규모의 화강암이 관입하였다. 용아장성은 해발 1,000m가 넘는 곳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화강암의 차별침식과 풍화작용에 의해 약한 암석은 떨어져 나가고 단단한 암석만 남아서 형성되었다. 오랜세월 침식과 풍화작용을 이겨낸 바위라 생각하니 괜스레 숙연해진다.
 
절리면을 따라 침식이 진행되면서 암석들은 청봉의 형태로 발달하였다. 이에 따라 용아장성을 이루는 암석 봉우리는 일부 구간에서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처럼 남아 있다. 능선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식생은 자라지 않지만, 능선 아래쪽으로는 침엽수림이 자생하고 있다.

 

설악산 내설악 만경대

수렴동 대피소 근처의 옥녀봉에서 시작하여 작은 암반으로 이루어진 바위지대를 통과하면 뒴바위, 작은바위, 개구멍바위 등이 자리한다. 북쪽의 가야동계곡 끝지점으로는 내설악에서 경치를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로 알려진 내설악 만경대가 있다.
 
설악산 내설악 만경대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04호로 2013년 3월 11일에 지정되었다. 설악산 국립공원의 외설악, 내설악, 남설악 지구에 각각 하나씩 있는 조망 지대를 말한다. 명칭은 많은 경관을 볼 수 있다 하여 만경대라고 붙여졌으며, 많은 경관을 ‘바라볼 수 있다’는 뜻에서 망경대라고도 한다. 인제군 북면 용대리 방면의 내설악 지구에 있는 만경대는 오세암 바로 앞의 해발 922.2m인 봉우리로, 용아장성릉과 공룡능선, 나한봉 등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출입이 금지된 용아장성릉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붉은 단풍이 아름다운 용아장성

용아장성은 운해가 암봉들을 휘감을 때면 마치 신선이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것처럼 신비롭고 경이로운 비경을 자랑한다. 가을철이 되면 주변의 계곡이 붉은 단풍으로 물들면서 용아장성의 모습이 더욱 도드라진다.
 
용아장성은 산세가 매우 험하여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어 있다. 정규 탐방로가 없기 때문에 계절에 관계없이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구역이지만 국립공원 설악산관리공단의 허가를 받으면 출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산행자들을 위하여 용아장성을 피해갈 수 있는 우회로가 대부분 구간에 개설되어 있다. 직접 출입은 불가하지만 만경대에서 볼 수는 있으니, 가을철 설악산 만경대에 올라 용아장성의 웅장한 모습을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