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대군에 저항한 세 충신을 기린 삼충단

상패동 삼충단은 서울시 동작구의 노량진동에 위치한 사육신묘와 더불어 단종의 대표적인 충신들의 넋을 기리는 곳이기도 하다. 1932년 김문기의 후손 김항권이 양주 유림의 협조를 얻어 조성한 것으로 해마다 춘추로 종정일을 택해 제사를 지내고 있다. 김문기 선생의 자는 여공이며, 1456년 단종 복위운동에 가담했다가 사육신과 함께 거열형을 당해 처형되었던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나머지 두 인물은 민신 선생과 조극관 선생이다. 민신 선생은 문종 때 병조판서와 이조판서를 역임했으며 단종 원년 계유정난 때 현능 비역을 감독하던 중 김종서의 일파라 하여 비역소에서 참살 당했고, 우승지, 평안도관찰사를 거쳐 대사헌과 우참찬을 지냈던 조극관 선생은 단종 원년 이조판서에까지 올랐으나 1453년 계유정난 때 김종서의 일파로 몰려 처형되었다. 

 

수양대군, 세조가 되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뛰어난 군주로 평가받는 세종에게는 18명의 아들과 4명의 딸이 있었다. 그중 정비였던 소현왕후 심씨는 8남 2녀를 출산했다. 세종은 잔병치레가 많았고, 따라서 세자였던 문종이 1445년부터 대리청정을 감당했고 1450년 세종 승하와 함께 37세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약 5년간의 왕위계승을 준비했던 것이고 적장자였기 때문에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비극은 그 이후에 일어났다. 

야심만만한 수양대군은 어린 군주의 즉위를 기회로 여기고 때를 기다렸다. 마침내 수양대군의 책사 한명회의 계책대로 거사를 벌이니 이것이 바로 계유정난이었다. 단종 즉위 후 1년 여 만에 김종서, 황보인 등 여러 대신들을 척살하고 정권을 잡았다. 2년 여 가 지난 1455년, 강제로 단종의 선위를 받아 왕위에 오르니 조선의 7대 임금 세조다. 

 

사육신과 생육신, 그리고 삼충단 

동작구 노량진동의 사육신묘, 그리고 매월당 김시습을 비롯한 생육신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러나 삼충단의 김문기, 민신, 조극관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  기억해야 할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그 민망함과 역사에 대해 무지했던 부끄러움이 가슴 가득 느껴지는 이곳, 삼충단은 우리에게 나아갈 길을 비춰주는 등대 같은 존재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그 길이 옳다면 나아가야 한다고 일러주는 소중한 존재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