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속 민족정신이 깃든 사찰 ‘금강대도’,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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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속 민족정신이 깃든 사찰 ‘금강대도’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역사 관광지를 선호하며, 특히 세종시에서의 여행 생각을 하는 트래블피플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 금남면에 비교적 최근의 유적지라 할 만한 장소가 있어 구미를 당길 것이기 때문. 100세 시대로 따져 한세대만 거스르면 만날 수 있을 그것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민족종교이자 사찰인 금강대도이다.

                    
                

비탄에 빠진 민족을 이끈 종교

금강대도로 향하는 길에 조성된 쉼터 겸 공원.

금강대도는 금남면에 위치한 사찰을 일컫는 장소명인 동시에, 1874년 창도된 민족종교를 일컫는다. 고려 시대 이색의 18세손 이승여가 대도를 얻고 1910년부터 전파하며 키워낸 종교는, 일제강점기 때 비애를 품고 무기력한 민족에게 계몽 정신을 일깨우는 동시에 독립 의지를 불태우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곧 일제가 줄곧 주시하며 탄압대상으로 삼는 원인이 되어, 총독부는 신도를 박해하는 한편 그 수를 분석하기도 했다. 1934년경의 조사에 따르면 신도의 수는 만 삼천여 명 정도였다고 한다.
 

삼종대성전에서 내려다본 경내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일개 종교에 만 명이 넘는 신도가 생기자 기지를 정하게 되었다. 전국의 대도인이 모여 마을을 이룬 곳은 금남면 금천리. 그들은 삼국시대부터 민족 고유 사상의 기반을 닦는 데 도움을 준 유교, 불교, 도교의 세 가지를 합한 단일진리로서의 교리를 믿으며 활동했다. 목표는 5만 년가량의 후천시대에 도덕 문명으로 중생을 제도함으로써 대동 세계를 구축하는 것. 기지 시설물을 강제로 철거하는 등 파렴치하고 악랄한 행동을 일삼은 일제에게 멀리 벗어나려는 심정이 엿보이는 듯하다.

 

금강대도 사찰의 풍경 속으로

이야기로만 들을 게 아니라 금강대도의 총 본원을 찾아가 보자. 금병로를 따라 걸으면 금천1리 마을 어귀에 우뚝 선 안내판이 보일 것이다. 한번 살펴보고 계속 걸어가면 나오는 곳은 사찰 입구의 쉼터 겸 공원. 경내를 둘러보기 전이나 다녀간 후 잠시 쉬어갈 만한 곳이다. 그곳을 지나 금화산과 금병산이 지키는 경내로 들어가면 전각과 비석들이 트래블피플의 시야에 담겨온다. 여느 사찰이 그렇듯 이곳에도 피어있는 연꽃들이 아름답다. 연못과 함께 입구에 있는, 개도한 지 백 년 됨을 기념해 세운 개도백년탑도 한번 보고 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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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열 개(開)'를 상징한다는 삼종개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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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天), 지(地), 인(人)을 상징한다는 개도백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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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시대 동안에 중생의 앞길을 밝혀준다는 의미를 가진 오만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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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이란 글자를 응용, 양각으로 새긴 성경대.

개도 백 년을 기념한 것에는 삼종개화문과 오만수년광장 내의 오만등대도 있다. 이후 연화대와 삼경대를 비롯해 연화백년비, 성경대, 삼청보광전, 도사편찬회 등을 보고 나면 삼종대성전으로 넘어가자. 2층에 울려보고 싶은 대북과 종이 있는 문루를 넘어가면 삼종대성전이 나타난다. 신 대도덕성사건곤부모님을 모셔 치성과 경배를 올리는 이 전각의 양옆에는 교화실이라 부르는, 소위 공부방이 있다. 종은 금종루에 있는 대종의 소리가 금강대도 전체에 울려 퍼진다니 찾아가보지 않아도 그 소리는 시원하게 들릴 것이다.

 

금강대도에서만 맛보는 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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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로 삼종대성전과 삼청보광전의 문루이다.

교세가 한창이었던 일제강점기에 비하면 이제는 수그러진 채, 한적한 시골마을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본원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종교인들은 사찰과 교리를 정비하며 살고 있다. 그들의 활동 중 한 가지는 바로 불식어육(不食魚肉). 생명을 중시해 어육류를 먹지 않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각종 식재료를 손수 재배하거나 채집하여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 소문에 의하면 그 밥맛이 그렇게 별미라고. 건강을 찾고 마음의 안정도 얻는 수련의 일환으로서의 절식은 어떠한지 살펴볼까?
 
가을에 와보면 알겠지만 매실과 은행, 밤이 열린 나무가 사찰 주변에 그득한 걸 볼 수 있다. 전통 장류를 담그며 버섯도 재배하고 있다고. 벼가 점차 고개를 숙이는 논도 펼쳐져 있으니 음식으로 나올 나중을 생각하면 괜스레 맘이 뿌듯하다. 이러한 재료를 통한 음식 중에는 역시 절이니만큼 연잎차와 연국수가 제격. 연꽃을 심어 얻는 연잎으로 우린 그윽한 향의 차, 그리고 당근, 호박 등의 고명을 올려 맑은 국물을 들이부은 연국수 한 접시 먹고 가면, 사찰을 떠난 후에도 가끔씩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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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사찰과는 또 다른 운치를 지닌 금강대도, 유·불·선이 합쳐진 새로운 민족종교의 분위기를 만나러 세종시로 떠나볼까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2월 2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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