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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를 물리치는 자연의 신비, 풍혈냉천


에어컨이 없는 여름은 상상하기 힘든 요즘, 과연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여름을 보냈을까? 아마도 조선시대 때부터 널리 알려졌다고 전해지는 풍혈냉천에서 더위를 피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서늘한 바람이 바위 곳곳에서 불어나오는 풍혈과 뼛속까지 시린 얼음장 같은 물이 흐르는 냉천은 여름이면 더위를 식히러 몰려든 사람들로 늘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여름, 어디로 여행을 떠나야 할지 망설여지는 트래블피플에게 이곳, 풍혈냉천보다 좋은 피서지는 없을 것이다. 

                    
                

찬바람이 솔솔 부는 바위구멍, 풍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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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혈냉천을 둘러싸는 대두산과 마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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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혈냉천 안내판

한여름에도 에어컨처럼 차가운 바람이 솔솔 불어 나오는 풍혈은 조선시대부터 얼음골로 널리 알려지며 현재까지 여름철 좋은 피서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한천공장과 잠종 보관소로 이용되었었는데 현재는 여름철 최고의 관광명소임과 동시에 마을 주민들의 여름철 김치 저장에 이용되며 ‘자연 속 냉장고’라는 별명답게 마을 공용 김치 냉장고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연 바위구멍 안에 무엇이 들어 있기에 약 섭씨 4도의 찬바람이 계속해서 스며 나오는 것일까? 풍혈에서 찬바람이 나오는 현상은 틈새가 많은 너덜의 돌 틈 사이로 외부 공기가 들어가 돌아다니다가 밖으로 나오는 순간에 급격히 열기를 빼앗아 생긴다고 한다. 바람이 바위틈 사이로 오고 가는 것은 보이지 않지만, 이곳에 들어선 순간 오싹하리만치 차갑게 느껴지는 냉기가 트래블피플을 감돌고 있을 것이다.
 
약 20여 평의 바람동굴인 풍혈에는 마을주민들에 의해 작은 가게가 꾸려져 있다. 간소하게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되어 있어 풍혈에서 보관되고 숙성된 김치와 막걸리를 맛보고 갈 수 있다. 물론 이를 보관하기 위한 냉장고는 이곳에서 전혀 필요치 않다. 바위구멍이 내뿜는 천연 냉기가 하얗게 피어오르며 차갑게 보관해주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이라 하더라도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긴 팔, 긴 바지가 간절히 그리워지게 될 것이다.
 
동굴 안뿐만 아니라 동굴 밖에서도 쉴 새 없이 시원한 냉기를 뿜어내는 풍혈. 켜켜이 쌓인 돌 틈 사이로 찬바람이 새어 나오는 이곳은 어느 돌 사이로 나오는 바람이 가장 시원한지 비교하며 그 앞에 앉아 더위를 식힌다. 어느새 등골을 서늘하게 어린 냉기는 여름 속에서 느끼는 겨울을 경험하게 해준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차가움, 냉천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냉천수  

풍혈을 구경하고 내려오면 풍혈과 함께 한여름 무더위를 사냥하는 냉천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선 차가운 물을 맛볼 수 있는 냉천약수와 함께 졸졸 흐르는 약수를 모아 두어 얼음의 몇 배는 되는 차가움을 몸소 느낄 수 있는 발 담그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발이 저릿저릿할 만큼 차가운 물을 샘솟는 냉천, 제아무리 차가운 물이라도 얼마나 차갑냐 하면 삼복더위가 절정에 다다라도 이곳 냉천에서 발을 담그고 있으면 1분을 견디기 힘들 정도. 이곳을 찾은 이들은 누가 가장 오래 버티는지 내기를 하곤 하는데 시린 발을 동동 구르며 짜릿한 추억을 만들어 간다.
 
냉천이 자랑하는 것은 차가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섭씨 4도의 석간수, 냉천수는 그 맛이 ‘한국의 명수’로 꼽힐 정도로 일품이다. 뿐만 아니라 웬만한 위장병과 피부병을 쉽게 낫게 하며, 무좀에도 특효가 있다고 전해오고 있다. 특히, 명의 허준이 냉천수로 약을 지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여름철 허해진 기운을 북돋우면서 더위까지 한방에 물리칠 수 있는 이곳에서 시원한 여름을 맞이하러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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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구멍에서 뿜어지는 신비로움과 함께 오싹한 냉기까지 느낄 수 있는 풍혈냉천은 더위에 지친 트래블피플을 위한 자연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6월 1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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