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빛깔을 향유한 우리의 멋

전남 보성의 천연염색공예관은 자연이 선물하는 아름다운 빛깔을 직접 물들여볼 수 있는 곳이다. 여러 가지 풀과 꽃에서 얻을 수 있는 색이 이렇게나 많고, 고운지 새삼 깨닫게 되는 이곳은 단순히 천연 염색의 상품을 보고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염색을 해보고, 전통 한옥을 체험해보는 등 여러 가지 우리 문화를 누려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보성군의 전통 산업인 대마 산업과 천연염색을 활성화하기 위해 건립된 천연염색공예관은 작업실, 디자인실, 전시실, 염색동, 한옥체험관 등의 부대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공예관 한편에는 직접 재배한 대마와 쪽, 녹차, 메리골드 등의 천연염료를 이용해 제작한 의류와 각종 소품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은은한 천연의 색에 빠져 구경하다 보면 하나쯤 소장해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는다.
 
천연염색공예관에서는 옷감을 물들이는 것 외에도 사람의 마음을 물들이기도 한다.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천연염색학습을 진행하여 천연염색에 대한 꿈과 희망을 전달하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천연염색 프로그램과 전문인 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어 천연 염색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염색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문화체험, 인문학 수업 등 유익한 체험활동이 진행되기에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 중 하나인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고전적인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게 한다. 전통방식으로 건축된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방 5개와 거실, 부엌, 화장실, 샤워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방은 개별로 사용할 수 있지만, 부엌, 화장실, 샤워장 등은 공용으로 사용해야 하니 참고하자.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여행을 통해 만나게 된 다른 가족들 또는 친구들과 교류하는 재미를 얻을 수 있으니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옷감에 스며든 자연의 숨결

천연염색공예관의 백미는 단연 직접 천연의 재료를 이용해 염색을 해보는 체험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재료로 꾸미고 싶은 물건을 물들일 수 있지만 가장 손쉽고 재밌게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은 손수건과 티셔츠 염색하기 체험이다. 자신이 원하는 색의 염재를 따는 것부터가 체험의 시작이기 때문에 염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두 눈으로 직접 살펴볼 수 있어 더욱 색다르다.
 
염재를 직접 채취해서 하나의 염료를 만드는 과정이 끝나면 본격적인 염색작업에 앞서 천연 염색에 대한 지식을 배워볼 시간이다. 천연염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연이 주는 지혜부터 전통과 현대적인 감성의 조화를 느껴보는 유익한 시간을 가짐으로써 잎에서 나온 은은한 빛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느껴볼 수 있다.
 
본격적인 염색작업은 옷에 무늬를 입히고, 꽃물을 들이며 물에 헹군 다음, 건조를 시키면 완료된다. 천연염색이라고 해서 그저 밋밋하게 색만 물들이는 것으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호피무늬염, 구름무늬염, 사선무늬염, 소용돌이무늬염 등 다양하고 독특한 문양을 찍어내면서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옷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이 다소 복잡한 과정이라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을 터, 그러나 천연의 빛을 입게 된 옷감이 우리에게 주는 치유와 안정의 느낌은 자연과 포옹하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