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에 자리한 특별한 공간, 청계서원

김시민 장군 동상이 맞이하는 진주성에 위치한 청계서원은 순조 33년인 1833년에 건립된 서원이다. 고려 현종 때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는 데 공을 세운 은열공 관정 정신열과 고려 말 물레를 만들어 목화를 처음 재배하여 백성들에게 따뜻한 목면 옷을 입게 한 문충공 퇴헌 정천익의 위패를 봉안한 서원으로서 본래 다른 곳에 있었으나 고종 5년인 1868년에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된 것을 1961년에 진주성 안으로 복원하였다. 복원 후, 매년 음력 3월 15일 두 사당에 제향을 올리고 있다.

서원 안에는 ‘향기가 백세에 흐른다.’ 라는 뜻으로, 훌륭한 명성이나 공적이 후세에 길이 전함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인 유방백세가 적혀있는 비석이 우뚝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서원에는 가운데 강학 공간인 강당이 있고, 좌우 양쪽엔 1961년에 복원한 경덕사라는 팔작집과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에 복원한 숭은사라는 사당이 배치된 형태를 띠고 있다. 이곳 청계서원은 서쪽 경덕사에는 정신열의 위패를, 동쪽 숭은사에는 정천익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서원 본래의 역할은 유생들이 공부하는 강학 공간으로, 또 근방의 유림들의 모임 등으로 사용되는 것이지만, 청계서원의 경우 실제로는 문중서원으로서 기능해왔다. 문중회의가 열렸던 청계서원의 강당은 가운데 3칸은 대청마루, 양쪽에는 온돌방을 두고 있는 앞면 6칸의 건물이다.

 

청계서원이 주는 묵직한 메시지 

청계서원은 몇가지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첫째, 청계서원의 건립 자체가 영호남 유림들이 은열공 관정 정신열과 문충공 퇴헌 정천익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다. 국민 통합이 화두인 요즘 우리 후손들은 지역이나 이념을 떠나 누군가를 기릴 수 있을까. 둘째, 청계서원의 청계(淸溪)란 서울의 청계천과 음과 뜻이 모두 같다. 즉 맑은 시내라는 뜻이다. 또 경내에 건립된 비석의 유방백세(流芳百世) 역시 꽃다운 이름이 백대에 전한다는 뜻이다. 멀리는 후손, 가까이는 내 자녀들, 그리고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에게도 떳떳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청계서원은 그 이름에서부터 우리에게 전한다. 

청계서원은 현재 국가지정문화재로 아직은 지정되어 있지 않으나 향후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에서 건축물이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는 조건이 50년으로 정해져 있어 51년이 되는 청계서원은 문화재 조건이 갖추어져 있어 그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의 청계서원의 행보를 함께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