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 유치환을 담고 있는 청마기념관

<수>, <절도>, <깃발> 등 여러 대표작을 지닌 유치환은 정지용의 시에서 감명을 받아 시를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마란 유치환의 호로, 유치환의 시를 인상 깊게 읽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청마라는 이름 또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청마 유치환은 1931년 문예월간 2호에 <정적>이란 시를 발표함으로써 시단에 데뷔하게 되었다. 후에 유치환은 형인 유치진뿐만 아니라 정지용과도 함께 활동하게 되었으니, 그의 문학 인생이 퍽 낭만적이었던 것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정주 등과 함께 생명파 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는 그의 시는 남성적이고, 의지적이며 격조 높은 시심을 표현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깃발>과 <바위>와 같은 시에서 그의 시의 특성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청마 유치환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거제도에 위치한 청마기념관에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유치환의 문학 정신을 기리고 업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청마기념관은 청마 유치환이 태어난 곳에 세워진 기념관으로, 2008년에 개관한 이래 그의 문학작품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덩달아 사랑받고 있는 공간이다. 특히, 청마기념관에는 청마의 초가집 생가가 복원되어 있기도 하여 볼거리를 더해 준다. 
 

청마기념관은 청마의 생애를 돌아볼 수 있는 유품과 원고, 시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청마기념관은 지상 2층 건물로, 1층과 2층 모두를 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유치환의 흉상을 만날 수 있는 1층에서는 그의 생가마을인 둔덕골의 모습이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유치환의 어린 시절을 가늠하며 1층 전시관을 둘러보다 보면 영상실을 만날 수 있는데, 영상 자료를 통해 유치환을 만나보는 것 또한 색다른 감상을 전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청마의 지인들을 만나볼 수 있기도 하니 그의 생이 입체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2층 전시실로 올라가면 유치환에 대한 더욱 다양한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유치환의 필체와 시를 감상하며 그의 생애와 삶에 대해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으니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곳이 바로 이 청마기념관일 것이다. 전시관 옆의 전망대에서는 거제 둔덕기성과 산방산 비원, 청마의 묘소와 생가 등이 한눈에 담긴다. 

 

청마 유치환의 모습을 그리다

청마기념관 옆에 자리하고 있는 청마생가는 청마기념관을 찾았을 때 반드시 둘러보아야 할 곳들 중에 하나가 된다. 아담하고 포근한 느낌의 초가집인 청마생가는 2000년도에 복원된 것으로, 두 채의 초가로 싸리문 대문, 텃밭과 우물 등 청마가 태어난 그 때 그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이다. 천천히 청마 생가를 둘러보고 있자면 정겹고 따뜻한 그의 모습이 묻어 나오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문학 활동뿐만 아니라 교사로서의 행보도 가지고 있는 청마 유치환 선생. 그 이름 석 자가 아직 낯설다면 청마기념관을 찾아가 보라. 유치환의 문학 세계뿐만 아니라, 그가 어떤 모습과 성품으로 한 시대를 살다 갔는지에 대한 것까지를 알아갈 수 있는 곳, 청마기념관. 이곳에서라면 문학에 도통 관심이 없던 트래블피플도 그의 시 한 수를 읊어보고만 싶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