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타지 않은 자연과 마을

충청북도 보은군의 분저리 녹색체험마을은 대청호 주변의 일주도로를 넘어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만 만날 수 있는 시골마을이다. 분저리라는 이름은 고려시대 때 최영 장군이 군량을 가루로 만들어 나누어 주었다고 하여 불린 분저실 혹은 분저곡이라는 명칭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거주민이 70명도 채 되지 않는 이 마을은 놀랍게도 마을 주민들이 농사를 짓는 와중에 직접 계획하고 진행한 프로그램들을 바탕으로 체험마을을 꾸려나가고 있는 곳이다.
 
어린 트래블피플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성인인 트래블피플 중에서도 대다수가 된장을 손으로 직접 담가보거나, 뒷산에서 나물을 캐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굳이 도심에서 필요한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분저리 녹색체험마을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도심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색적인 공간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도심에선 보기 힘든 체험 프로그램 

분저리 녹색체험마을은 도시에선 경험하기 어려운 농촌 마을만의 활동들이 준비되어 있다. 마을 입구의 폐교를 활용하여 설립된 한국나무 건축학교는 나무 건축 기술자들을 양성하고 있으며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도 있다. 또한, 마을에 위치한 과수원에서 과일을 직접 따보는 체험은 물론,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속리산 자락을 오르며 산에서 나는 나물을 호미로 직접 캐보며 맛보는 체험도 이색적인 경험. 이외에도 농번기에는 모내기 체험,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물놀이, 겨울에는 논을 얼려서 만든 천연 썰매장에서의 썰매 타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분저리 주변에 펼쳐진 관광의 다양성

분저리 녹색체험마을에서의 활동으로 몸과 마음이 즐거웠다면 이제는 머리도 조금을 즐거워야 할 순간이다. 아마 체험마을을 찾아가면서 정말 끝없이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산들과 지평선이 보이는 호수에 감탄했던 트래블피플은 꽤나 많을 것이다. 충청북도 보은군과 괴산군, 경상북도 상수시에 이르기까지 넣은 면적을 자랑하는 속리산 국립공원이 바로 그 구불구불한 산들의 정체이다. 또한 한국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이자 철새와 텃새들이 서식하여 유명한 철새 도래지이자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한 그 호수는 충청도의 대표 호수인 대청호이다.
 

자연학자들과 등산객들의 필수코스인 이 속리산 국립공원은 천혜의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들로 절경으로 소문난 곳이다. 또한 이 속리산에는 신라 진흥왕 14년에 창건된 고찰 법주사가 있다. 보물 제15호인 쌍자석등과 국보 제55호인 팔상전이 법주사가 품고 있는 보물들이다. 이외에도 마애여래의상을 비롯한 신라시대의 유적과 전시물을 볼 수 있는 곳이 법주사다.
 
세상의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하여 쉴 새 없이 달려가는 트래블피플이 많을 것이다. 또한 요즘은 아이들마저도 밝은 미소 대신에 피곤함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어 안쓰러운 마음이 들게 한다. 가끔은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의 시간에서 벗어나 느리고 조용한 시골마을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분저리 녹색체험마을은 여유와 행복이 가득한 공간이니 심신이 지친 여러분들에게 진정한 힐링을 맛보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