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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영봉, '노고단' 가는 길


'지리산 노고단에서 백지연입니다.' 과거 한 자동차 CF에 사용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광고 문구를 기억하는가. '노고단' 하면 이 광고 문구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당시 이 광고 문구가 인기를 끌며 지리산 노고단도 덩달아 화제가 되었으니 말이다. CF의 주인공이었던 유명 아나운서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당시 노고단에 올라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아름다운 경관을 쉽게 보여주지는 않지만, 일단 한 번 오르고 나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을 보여주는 노고단. 민족의 영산 지리산에서도 영봉으로 손꼽히는 노고단으로 떠나 보자.

                    
                

노고단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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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사 코스로 오르면 뱀사골 계곡이 뽐내는 지리산의 아름다움도 만날 수 있다.

지리산은 전남도 구례군과 전북 남원시, 경남 산청군 등에 걸쳐 있는 산이다. '지혜를 주는 산'이라는 뜻을 지녔으며, 주봉인 해발 1,916m의 천왕봉과 서쪽의 노고단(1,507m), 중앙의 반야봉(1,751m)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천왕봉은 산청군에 속하고 반야봉은 남원시에 속한다. 노고단은 구례군이 품었다. 보통 지리산 종주를 하는 사람들은 구례군의 화엄사에서 노고단을 거쳐, 반야봉, 천왕봉에 이르는 길을 많이 택한다. 노고단으로 오르는 코스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천은사에서 성삼재 휴게소를 거쳐 오르는 길과 천년 고찰 화엄사에서 오르는 길이다.

이 중 천은사 구간은 도보로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차량으로도 이동하기에 좋은 코스로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까지 약 30분 정도 걸린다. 만약 구례에서 지리산 횡단도로를 통해 성삼재를 지나면 남원 뱀사골 계곡도 만날 수 있다. 한편 화엄사에서 시작하는 길은 전형적인 산행 코스다. 약 7km의 거리이며 난이도는 중간쯤이다. 아이를 동반하거나 오랜 산행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라면 천은사 코스의 차량 이동을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숨은 비경을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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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은 등산객들에게 아낌없이 자신이 품은 비경을 보여준다. 특히 가을 단풍은 수려하다.

지리산의 영봉으로 알려진 노고단은 예부터 신성한 장소로 여겨져 왔다. ‘노고(老姑)’라는 단어는 '할미'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과거 국모신이었던 서술성모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노고단에는 돌로 쌓은 제단도 있다. 노고단의 영험함과 신성함 때문에 신라 시대부터 제사를 지내며 국운을 기원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래서일까? 지리산 노고단을 오르는 사람 중에는 영봉의 기운을 얻기 위해 오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노고단 정상에 오르고 나면 그런 말이 전해지는 이유에 대해 수긍하게 된다. 눈앞에 펼쳐지는 비경과 온몸에 와 닿는 산의 기운이 과연 남다르다. 

역사적으로는 신라의 화랑들이 이곳에서 심신을 단련하였고, 일제강점기 때에는 외국의 선교사들이 이곳에서 여름을 나며 평온을 찾았다고 한다. 노고단을 오르는 길, 노고단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은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단연 뛰어난 풍광은 역시 정상에서 조망하는 풍경이다. 탁 트인 전망, 봉우리를 감싼 운해, 산 아래로 펼쳐지는 구름 바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신선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이런 기운을 느끼기 위해 모두 노고단에 오르는 것은 아닐까. 노고단에 올라 대자연을 만끽하고 있는 순간만큼은 아무런 근심 걱정도 들지 않는다. 노고단이 주는 위안이란 실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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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10월 1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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