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투어, 도시를 엿보다

우리가 가고 싶어 하는 세계 각국의 도시들 모두 시티투어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 관광지를 쉽게 안내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위험에 처할 일도 딱히 없을 것이며, 굳이 시간낭비를 하며 헤매는 일들도 없을 것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애쓰고 있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도인 서울,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간다는 부산 등 이미 국내 많은 도시들이 시티투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 이용을 못해본 터. 어떨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서울도 아니고 부산도 아닌 부천에서 시티투어를 할 줄이야!
 

시티투어의 매력? 부천시티투어만의 매력!

부천 시티투어 버스는 부천 곳곳에 있는 관광지, 체험할 만한 거리들이 있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해 준다. 처음 도착해서 눈에 보이는 2층 버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나중에 들으니 내가 참여한 이날에는 부천 3대 봄꽃축제가 열리는 기간이여서 2층 버스를 한시적으로 운영한 것이라 한다.
 

아주 고운 빨간색 바탕에 공연 광고 선전물을 멋스럽게 부착한 2층 버스(서울시티투어버스)는 부천 시티투어를 신청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티투어를 신청한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단위이거나 초등학교 1학년 전후 정도로 보이는 어린아이들이였다. 어떤 학부모는 벌써 시티투어에 여러 번 신청하여 참여하였다며 이렇게 좋은 버스는 처음 타본다고 함께 온 학부모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하호호 웃음소리와 함께 부천 시티투어는 시작 되었다.

유럽자기 박물관, 교육박물관, 수석박물관 이렇게 총 세 곳의 박물관을 관람했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해주시는 문화관광해설사도 두 분이나 계셨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아이들인지라 집중하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에 귀 기울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더 열심히 듣는 모습을 보니 역시 박물관은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세 곳의 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서 원미산 진달래 동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 자유시간이 주어졌고 이 시간 동안 각자 준비해 온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주변을 거닐다 보니 이날은 진달래축제 개막식으로 봄맞이 대합창이 진행되고 있었다. 전문 성악가들로 이루어져서 그런지 야외에서의 공연이 쉽지 않을 텐데도 소리가 참 아름답게 잘 모아져서 들렸다. 그렇게 어떤 사람들은 앉아서 음악을 감상하기도 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진달래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흐드러지게 핀 봄꽃들의 풍경과 함께 눈에 들어온 건 부천시민들이 준비한 다양한 체험부스. 주로 아이들 대상의 체험부스였지만 어른을 위한 건강 관련 체험부스도 눈에 띄었다. 자연 풍광과 함께 하는 건강 관련 체험이라, 왠지 자연 치유가 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진달래동산 한켠에는 먹을거리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만약 따로 점심을 준비해 오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사먹는 것도 괜찮을 듯 했다. 이렇게 봄맞이 진달래축제를 감상하고 부천의 대표 관광지인 아인스월드로 출발하였다.
 

아인스월드에는 원래 별도의 입장료가 있으나 부천시티투어를 참여한 사람들에 한해서는 거의 무료로 입장을 할 수 있어 꽤나 만족스러웠다. 이곳에서도 역시 세계의 각 건축물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구경을 하니 일전에 왔을 때는 다른 느낌이었다. 예전에는 건물만 보고 햇볕에 잔뜩 그을리기만 했다면 이번에 방문한 아인스월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좀 더 풍성해진 느낌이랄까. 확실히 그냥 보는 것과 설명을 들으며 보는 것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이렇게 부천시티투어를 모두 마치고 나서 든 생각은 ‘참 알찬 하루를 보냈구나’였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잘 따라 다녔다는 것도 대견하게 느껴졌고 어른들이 따로 운전을 하거나 길을 찾아야 하는 수고스러움 없이 모두가 편하게 관광할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낀 시간이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짧은 시간에 곯아떨어진 아버님도 계셨다는 건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에게는 그만큼의 여유와 편의가 보장되었다는 뜻이겠지.
 
부천시티투어는 모두 4개의 코스를 운영하는데 이 중 하나의 코스를 참여했음에도 부천의 다볼거리와 체험거리도 다양해서 꽤나 알차고 재밌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코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재정비 한다고 하니 이를 이용하는 입장으로서는 대환영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