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함께해도 즐겁다! 재미지다! 대구시티투어 체험하기

대구시티투어 ‘팔공산 코스’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대구시티투어 홈페이지에서 ‘팔공산코스(화~일 운행)’를 선택한 뒤 탑승지(9:30분 신남역 / 10:00분 동대구역)를 선택하여 참여 일정을 예약하면 된다. 만일 예약하지 못하였더라도 참여 당일 좌석이 비어 있을 경우 바로 탑승 가능하다.
 

지하철이 편리한 사람은 대구 지하철 2,3호선 환승역인 신남역에서, 기차나 고속버스, 지하철 1호선이 편리한 사람은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시티투어버스에 탑승하면 된다. 타지에서 대구를 방문하는 트래블피플이라면 아무래도 동대구역이 편할 것. 동대구역 시내버스 승강장 바로 옆에서 탑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참여한 날에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과 서울, 대전 등 타지에서 방문한 이들이 주를 이루었다. 
 

오전 10시, 동대구역에서 탑승한 시티투어 버스는 대구공항을 거쳐 약 40분 후, 첫 번째 목적지인 불로동고분군에 도착했다. 이곳은 그 옛날 난리로 어른들은 모두 피난가고 어린이들만 살았다하여 불로동(한자로 어른이 없다는 뜻)이라 불렸다고. 우리나라 무덤은 약 100년 정도 지나면 평지로 변한다는데, 1938년 우연히 일본 사람이 이곳을 지나다가 이상히 여겨 최초로 조사를 시작하여, 1968년 경북대 고고학팀이 발굴했다 한다. 현재 1,700㎟의 면적에 213개의 삼국시대 고분이 대규모로 밀집 분포되어 자연스럽게 공원으로 조성되었으며 입장료도 없다.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불로동고분군의 역사를 알 수 있어 좋았다. 사람들이 줄지어 둘러보는 것이 마치 동네 야산을 가볍게 둘러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유쾌한 볼거리였다. 
 

대구시티투어의 다음 목적지는 방짜유기박물관. 구리와 주석을 함께 녹여 만든 놋쇠덩이를 불에 달구어 여러 명이 망치질을 통해 얇게 늘려가며 형태를 잡아가며 만드는 것을 ‘방짜유기’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방짜유기는 잘 휘거나 깨지지 않고 망치자국의 멋이 은은하게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방짜유기장 이봉주 선생으로부터 방짜유기작품과 수집품을 기증받아 건립한 박물관으로, 1930년대 평안북도 청주군 납청에 있었던 유기공방(유기를 제작하는 공간)을 재현해 두었고, 각기 여러 종류의 방짜들을 전시해둔 규모 면에서나 전시 면에서 아주 훌륭하여 대구의 대표적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 팔공산자락 식당가에서 1시간 정도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점심 식사는 경치 좋고 공기 좋은 자리에 돗자리를 깔아놓고 도시락을 먹어도 좋고, 즐비한 식당들 중 기호에 맞는 식당을 이용해도 좋다. 

다시 승차한 시티투어버스는 다음 행선지인 동화사로 이동, 별도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다. 동화사는 대구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절로, 고려 태조 왕건이 견훤과 전투를 벌이면서 태조를 구하고 8명의 장수가 목숨을 잃어 그 후로 팔공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해발 1,193m 팔공산 자락에 자리한 신라의 고찰답게 규모가 무척 클 뿐 아니라 다양한 불교문화 유적지로 손꼽히는 대웅전도 빼 놓을 수 없다. 
 

1992년 완공된 높이 33m를 자랑하는 대한 통일약사여래대불까지 둘러보자. 통일약사여래대불이 자리한 곳에는 고려 천년의 귀향 초조대장경까지 있다. 초조대장경은 고려 헌종 때(1011~1031)거란의 침입을 받자 부처님의 힘으로 외적을 물리치고자하는 염원에서 처음 글을 새겼다 하여 초조대장경으로 불리게 되었고 이후 대구 부인사에 보관 되었다. 물론 1232년 몽골의 침입으로 모두 불타버렸지만, 이것을 기초로 다시 제작한 재조대장경을 통해 그 규모와 정교함을 짐작할 수 있다. 팔만대장경으로 널리 알려진 재조대장경판은 오늘날까지 합천 해인사에서 잘 보존되어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렇듯 찬란하고 위대한 유산을 굳건히 보전하고 전승하는 일이야말로 우리들의 의무임을 느끼며 천년의 세월이 지나 대구로 다시 돌아온 초조대장경을 이곳에서 만나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우리 국민이라면 한번쯤 꼭 둘러 봐야할 필요가 있는 장소라 할 수 있다. 

다음 코스는 선택사항으로 팔공산 정상까지 유료의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거나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를 방문 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만약 케이블카를 선택한다면, 걸어서는 몇 시간이 걸리는 해발 820m의 팔공산 정상을 한방에 스릴을 느끼며 올라갈 수 있다. 아마 대구를 처음 찾거나 팔공산을 처음 찾는 이들에게는 좋은 추억이 될 것. 만약 케이블카를 타지 않는다면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로 인해 팔공산 자락에 세워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이곳은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한 코스는 약 1시간 정도, 두 코스까지 체험한다면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대구시티투어에서 참여했을 경우에는 시간 관계상 하나의 코스만 체험 할 수 있는데, 평소 안전 불감증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필수코스로 둘러보면 좋다. 코스를 체험하기 전 미리 간단하게 영상을 통해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사고 열차 및 당시 현장을 그대로 볼 수 있도록 재현 해놓아 훨씬 더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실제 대피를 해 볼 수도 있어 안전의식에 대해 각성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아닐 수 없다.
 
대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불로동고분군을 비롯하여 대구의 명산과 사찰로 손꼽히는 팔공산과 동화사, 그리고 지금의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안전의식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시민안전테마파크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 하나 빠질 수 없을 정도로 알차고 의미 있는 장소들로 코스가 구성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동안 교통과 시간의 제약으로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대구의 명소들이 있었다면 이번 대구시티투어를 통해 합리적인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