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 깃든 1,400여 년의 이야기

백제와 마한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문화도시, 익산. 왕궁리유적, 왕궁리5층석탑, 미륵사지를 비롯한 500여 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기도 한 익산은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놀라운 곳이다. 특히, 익산은 서동과 선화 공주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로 유명한 고장. 익산은 서동의 생가 터가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니, 연동마을 일원을 찾다본다면 익산에서의 ‘옛 이야기’ 여행이 조금 더 생생해질 것이다. 연동마을에는 연꽃이 피는 연못이 있는데, 이 연못가에 살던 용이 바로 서동의 아버지였다 한다.

연동마을의 뒷산(오금산)이 바로 서동이 마를 캐던 곳. 서동의 ‘서’가 바로 ‘마 서(字)’ 자라는 사실을 알아둔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서동은 오금산에서 캔 마를 가지고 경주로 가 팔았다. ‘아름다운 공주님, 선화공주님. 서동이와 노닐다가 궁궐로 돌아가네⋯⋯.’ 이후 서동과 선화공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트래블피플 또한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 

덧붙여, 이 오금산의 이름은 서동이 이 산에서 선화공주와 다섯 덩이의 금덩이를 얻은 데에서 기원하고 있다 하니, 산 전체에 서동의 흔적이 어린 것만 같은 신비로운 기분이 들 것이다. 서동은 이 산에 오금사를 짓기도 하였으며, 서동이 백제의 군력을 강화하기 위해 쌓은 오금산성(익산토성) 또한 현재까지 오금산 일원에 남아 있다. 

 

옛 이야기, 익산서동축제에서 되살아나다

백제와 신라 사이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는 1969년 익산에서 시작된 마한민속제전에서 그 형태를 갖추어 되살아나기 시작하였으며, 이 축제를 전신삼아 열리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익산서동문화제(익산서동축제의 기존 명칭)와 익산서동축제다. 익산서동축제는 금마서동공원 일원에서 열리니, 축제시기에 맞추어 익산을 찾는다면 익산의 오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익산서동축제를 찾아가 보아야 할 것이다. 
 

익산서동축제의 가장 특별한 점을 하나 꼽으라면, 역시 이 축제가 서동의 탄생부터 무왕즉위식까지 연결되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축제는 이야기와 함께 넘실대듯 흘러간다. 현대의 서동을 뽑는 ‘서동선발대회’와 무왕이 된 서동의 위용을 화려히 전하는 ‘무왕즉위행차’는 단연 익산서동축제의 백미라 할 수 있을 것. 

익산서동축제는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 좋은 축제이기도 한데, 이 축제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이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에 의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무에 능했다 전해지는 어린 서동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건강한 서동 경연 대회’와 꼬마 서동과 선화공주를 선발하는 ‘서동선화 주니어 선발대회’는 지켜보는 이들에게까지 웃음을 선사하는 프로그램들. 익산서동축제의 마지막 날에는 아이들이 고운 목소리로 부르는 서동요를 들어볼 수 있는 ‘서동요 어린이 합창제’가 열리기도 한다. 
 

축제의 현장이 되는 서동공원 안에서도 서동과 선화 공주의 흔적은 물론, 마한시대의 모습까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왕 익산서동축제를 찾아갔다면 서동, 선화공주의 석상과 서동공원 마한관 등을 돌아보는 것을 잊지 않기를 권한다. 물론, 금마저수지의 아름다운 풍광 또한 익산서동축제를 즐기는 데에 도움을 줄 것. 익산을 대표하는 축제, 익산서동축제에서라면 익산을 신비롭고 아름다운 고장으로 기억하게 할 추억을 잔뜩 챙겨갈 수 있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