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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곳곳을 빛내는 ‘현대판’ 장인들, 그 진가를 탐구하다


누구든 어떤 일에 푹 빠져본 경험이 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누군가 그 가치를 알아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으나, 설령 누구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그 일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했던 것은 우리 스스로가 그 일을 몹시도 사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그 순간 우리는 그 일들의 장인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나의 일에 전념하여 그 분야에 정통하게 된 이를 장인이라 칭한다는 사전적 의미에 과장을 약간 더해 보면 말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빠지는 일이 순식간이었듯, 빠져나오는 일 또한 순식간에 벌어지고 만다는 점. 시간적이나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서, 혹은 단순히 흥미가 떨어져서. 그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푹 빠지는’ 일의 즐거움을 그저 취미 생활의 일환으로 간직하기만 하고 있다거나, 잊어버린 체 그만두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린 시절부터의 오랜 꿈을 이룬 사람이라거나, 자신의 가치관을 위하여 훌쩍 해외로 무전여행을 떠나곤 하는 사람들에게 대단하다는 찬사를 보내는 것은, 어쩌면 어떤 일에 몰두하는 것의 ‘끝장’을 보는 것이 몹시 어려움을 우리 스스로가 알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트래블투데이]는 대한민국을 들썩들썩하게 할 수 있을 여행의 값진 아이템들을 찾아내기 위해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 동안 발을 디딘 여행지들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훨씬 더 많다고도 할 수 있을 사람들을 만났던 것도 사실. 우리가 한 때 그래보았듯이(이것이 현재 진행형이든, 혹은 다가올 미래이든!) ‘푹 빠지는 일’에 골목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우리들과 매우 닮아 있기도 하고, 커다란 차이가 있기도 하다. 닮아 있는 점이야 앞서 주욱 이야기 해 온 것과 같은 맥락에서의 이야기. 커다란 차이가 있다면, 이들은 수 년, 혹은 수십 년. 나아가 평생을 ‘푹 빠져 있기로’ 결정한 이들이라는 점. 

본고를 통해 [트래블투데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트래블피플 또한 그들과 같은 특별함을 갖출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들의 특별함을 인정하고 돌아보는 일에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점. [트래블투데이]는 ‘현대판’ 장인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각박하다는 수식어가 세상 앞에 관용어처럼 따라 붙곤 하는 현대, 자신들이 사랑하는 일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숨쉬고, 공감해 보고자 하는 이들이 있으니 ‘현대판’ 장인이라는 말이 꼭 어울린다. 과연 ‘현대판’ 장인의 조건은 무엇인지, 그리고 ‘현대판’ 장인이 된 이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함께 돌아보도록 하자. 

 

‘현대판’ 장인의 첫 번째 조건, 열정과 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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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센조이 헤일로의 김종철 박사는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자연의학을 공부한 뒤 '치이 치약'을 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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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옥 작가의 매듭은 전통공예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화려한 꽃을 피운다.

뻔하다면 뻔할 ‘현대판’ 장인의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열정과 집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인들의 어린 시절이 그러했듯, 과거 어떤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 중 하나는 바로 재능이었다. 비상한 두뇌, 천재적인 영감, 엉뚱한 창의력과 같은 것들이 그들이 가졌던 무기임은 분명한 사실. 그러나 그들 또한 자신들의 재능을 갈고 닦기 위하여 온 열정을 기울이며 노력했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는 것이며, 도전의 기회가 활짝 열려 있는 현대에서는 더욱이 이 열정과 집념이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기를 즐기며,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해 나가곤 한다. 그런 열정과 집념 뒤에 당연하게 따라 붙는 것은 자부심과 당당함, 누구보다 확고한 가치관과 같은 단어들. [트래블투데이]가 만나 보았던 열정과 집념 가득한 ‘현대판’ 장인들은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즐거움과 자신감으로 가득 찬 눈을 빛내곤 했는데,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열정과 집념의 원동력으로 삼고 살아가는 그 모습이 어찌나 멋진지 [트래블투데이] 기자들은 조금은 벅찬 심정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밖에 없었더란다. 

 

‘현대판’ 장인의 두 번째 조건, 호기심과 창의력

마이어스의 이은정 대표는 도자기를 자석의 형태로 만들어 전통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게 했다. 

이제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자. [트래블투데이]가 꼽는 ‘현대판’ 장인의 두 번째 조건은 바로 호기심과 창의력. 이 호기심과 창의력이란 세상의 흐름에 대한 관찰력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도록 하자. 반짝이는 호기심과 창의력이 세상의 많은 부분을 숱하게 바꾸어 왔다는 사실을 트래블피플도 알고 있을 것.

관찰력은 세상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해내고, 호기심은 그 공백을 지나치려 하지 않으며, 창의력은 해답을 찾아낸다. 물론, 문제에서 해답으로 가는 키워드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일에 두고 말이다. 현대인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면 휴식을 선사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연구하고 찾아내는 것이, 잊혀져가는 전통의 가치가 못내 아쉽고 서운하다면 전통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가 막힌 기회를 발견해내는 것이 바로 ‘현대판’ 장인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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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토의 로얄오차드는 맛보다도 '기분'에 따라 향을 고를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입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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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가 그려진 아이루페의 명함 돋보기는 아름다우면서도 휴대가 편해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호기심과 창의력을 특장점으로 삼고 있는 ‘현대판’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것들은 하나같이 기발한 것. 현대 사회가 가진 결핍을 근원지로 삼고 있기 때문일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활 속에 이 ‘현대판’ 장인들의 작품(‘현대판’ 장인에게 작품이란 것이 어찌 예술품에 국한될 수 있을까! 무한한 열정과 노력, 호기심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모든 것들이 현대적인 의미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들을 일상 속에 스미게 하고 싶은 욕구를 샘솟게 하는 것은 호기심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두고 있는 작품들의 매력 중에서도 포인트가 되는 것이 아닐까.

 

‘현대판’ 장인의 세 번째 조건,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의지

이제 마지막, 세 번째 조건을 알아볼 차례. [트래블투데이]가 ‘현대판’ 장인의 세 번째 조건으로 꼽는 것은 바로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의지. 열정과 노력이 존경해봄직한 것, 호기심과 창의력이 반짝여 아름다운 것이라면 세 번째 조건인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의지’는 현대에 이어 미래까지를 바꾸어 갈 수 있는 의미 깊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역사문화협동조합은 향교에서의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전통문화를 아이들과 공유한다. 

현대적인 의미가 아닌 전통적인 의미에 국한되어 있는 장인들과도 상통할 수 있는 맥락일 수도 있겠다. 전통에 빗대어 생각해 보자면, 장인의 기술이란 체득시켜 전파하는 것이었다.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이들은 이름난 스승을 찾아 팔도를 들쑤셨고, 믿음직스런 제자를 찾고자 하는 이들은 자신의 모든 시간과 기력을 다해 평생을 갈고 닦아 온 기술과 노하우들을 가르쳤다. 우리가 ‘장인 정신’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사용하곤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이미 이러한 정신적인 가치가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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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라온이 제공하는 목공예를 통해 가야금 미니어처를 만드는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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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장류체험관에서는 장류와 연관된 체험 외에도 다양한 전통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다른 모든 ‘현대판’ 장인의 조건도 그러하지만,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의지’는 개인의 선호에 의한 취미의 범주를 더욱 크게 뛰어 넘는다.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팔도의 이들을 초대하는 일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니, 이들은 옛 스승과 제자의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여행지 곳곳의 체험 프로그램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트래블피플이라면 이 세 번째 조건의 귀중한 의미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널리 알리고자 하는 ‘현대판’ 장인들의 의지는 그들 자신이 장인 정신을 쏟고 있는 분야에 대한 매력은 물론, 무언가에 빠져드는 일의 즐거움과 가치까지를 알게 한다. 이로써 또 다른 ‘현대판’ 장인들이 속속 탄생할 것이 분명한 일이니 이들의 사뿐한 행보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열정과 집념, 호기심과 창의력의 싹을 가지고 있는 트래블피플이라면 ‘현대판’ 장인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이미 충분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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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대판’ 장인들을 어디에서 만날 수 있느냐고요? 눈과 귀를 열어두고 있다면 트래블피플의 발길이 닿는 그 어떤 곳에서든 ‘현대판’ 장인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지름길을 알려드리자면, [트래블아울렛]으로 가 볼 것!(소근소근)

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6년 04월 0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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