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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사랑, 그리고 효석문화제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유명 작가인 이효석은 한국 서정 소설계에 큰 흐름을 이끈 사람이다.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소설가 김동리는 이효석을 두고 ‘소설을 배반한 소설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는 이효석에 대한 악담이 아닌 그가 후기에 썼던 작품의 문체를 표현한 말이다. 이효석은 원래 사회성이 짙은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도시와 유령‘이나 ’기우‘, ’노령근해‘ 등 그의 초기 작품은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가 많이 담겨있었으나 당시 시대를 풍미한 작가들이 모여 있던 구인회에 가입 후 자연과 향토성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때 나온 글이 우리가 잘 아는 ‘메밀꽃 필 무렵‘이다.

                    
                

 이효석과 ‘메밀꽃 필 무렵‘

  • 하얀 솜을 뿌려놓은 듯이 보드라운 광경이다.

하얀 솜을 뿌려놓은 듯이 보드라운 광경이다.

구인회에 가입한 그가 몰입한 분야는 자연과 향토성이었다. 이때부터 그는 초기에 써왔던 사회 비판적인 작품과 확연히 다른 내용의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모두가 익히 알고 있을 만한 작품인 ‘메밀꽃 필 무렵’은 그가 이 시기에 만들었던 향토적이고 서정적인 소설의 절정이었다. 1939년에 발표되었던 이 소설은 오늘날에도 한국 단편소설의 대표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지금 읽어도 인상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향토적인 어휘와 서정적인 이효석의 문체는 그 당시의 많은 순수문학 작가들의 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그는 그의 실제 고향인 평창군 봉평을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로 선정하였다. 그 안에서는 늙은 장돌뱅이인 허생원과 조선달, 애송이 장돌뱅이 동이가 겪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소설 안에서 허생원과 동이가 겪는 일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메밀꽃이 하얗게 핀 산길을 걷는 것이다. 허생원은 예전에 메밀꽃이 하얗게 핀 달밤에 어떤 처녀와 함께 밤을 보낸 이야기를 하고 동이는 봉평이 친정인 그의 어머니 얘기를 꺼내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이효석은 그의 고향인 봉평읍을 배경으로 소설을 썼고 봉평읍은 이효석의 문학의 감동과 메밀꽃을 배경으로 매년 9월에 효석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하얀 메밀꽃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 관광객들이 허생원이 빠졌던 개울 위를 건너고 있다.

관광객들이 허생원이 빠졌던 개울 위를 건너고 있다.

“봉평은 지금이나 그제나 마찬가지지,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어서 개울가가 어디 없이 하얀 꽃이야.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중 -
 
효석문화제가 열리는 봉평 이효석문화마을은 매년 9월이면 푸른 하늘 아래 눈이 내려앉은 듯 하얗게 흐드러진 메밀꽃이 아름다운 곳이다.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무대이기도 한 이곳에서 산허리를 휘감으며 수만 평의 들판에 피어있는 메밀꽃을 보면 소설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깊은 문학적 사색에 잠긴다. 이효석문화마을에 방문한다는 것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유명한 소설인 ‘메밀꽃 필 무렵‘ 의 무대로 들어와서 허생원이나 동이의 삶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메밀밭에서 펼쳐지는 따듯한 축제

  • 효석문화제는 자연과 문학 따듯한 만남이다.

효석문화제는 자연과 문학 따듯한 만남이다.

매년 메밀꽃이 만개하는 9월이 오면 봉평읍에서는 효석문화제가 열린다.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된 효석문화제는 축제장 일원에서 펼쳐지는 전국 효석백일장을 필두로 즐거운 축제가 시작된다. 다른 축제와 달리 효석문화제의 특징은 문학과 자연의 융합으로 이루어진 축제이기 때문에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체험하는 것을 주된 행사로 진행한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과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즐긴다. 이러한 요소들 덕분에 효석문화제는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명품축제 국제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효석문화제는 봉평면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감동과 행복을 주는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 축제 곳곳에서 다양한 전통문화 공연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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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귀를 타고 메밀꽃밭을 걸어보는 경험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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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곳곳에서 다양한 전통문화 공연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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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귀를 타고 메밀꽃밭을 걸어보는 경험은 특별하다.

효석문화제의 프로그램은 3개의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통마당에서는 평창의 시골 장터와 농특산물 판매로 장터의 분위기를 만들고 전통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메밀꽃이 유명한 봉평답게 메밀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많다. 우선 봉평에서 자란 메밀을 이용한 음식마당이 펼쳐진다. 메밀국수와 메밀부침, 전병 등 각종 메밀음식은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고 인상적이다. 또한 메밀에 관련된 자료가 전시되는 기획전시장과 메밀국수를 체험할 수 있는 메밀아카데미, 그리고 대형 분틀에서 함께 메밀국수를 만들어 보는 체험까지 준비되어 있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문학마당에서는 이효석문화마을의 중앙에 자리한 이효석문학관을 중심으로 문학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소설 속에 나온 주인공이 된 것처럼 메밀꽃밭을 걷는 프로그램과 독서토론회, 거리백일장, 퀴즈대회 등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효석문화제를 찾아온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자연마당에서는 소설의 주 무대인 메밀꽃밭에서 펼쳐지는 행사로 나귀를 타고 메밀꽃밭을 걸어보는 체험과 섶다리 건너기, 뗏목체험 등 봉평이 가진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두루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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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평만의 따듯함이 매력인 효석문화제!
아름다운 메밀꽃의 마을로 떠나봅시다~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7년 09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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