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성산읍에 자리한 성산일출봉은 5,000 년 전 제주에서 생겨난 수많은 분화구 중 유일하게 바닷속에서 폭발한 수중 화산체로 알려져 있다. 본래 섬이었으나 신양해수욕장 쪽의 모래와 자갈이 밀려오면서 육지로 연결됐다. 용암이 물에 섞이며 생긴 폭발로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는데, 해발 180m 정도다. 과거에는 농사도 짓고 가축을 방목해 길렀다고 전해지는데 현재는 억새밭만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성산일출봉은 제주도의 10대 절경인 ‘영주십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바다를 향해 깎아지른 절벽은 위험하여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지만, 각종 야생화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길이 가파른 편이어서 오르기가 쉽지는 않지만, 산행로가 잘 조성돼 있어 남녀노소가 찾는 명소다. 우뚝 솟은 봉우리의 모습이 마치 ‘성(城)’처럼 보인다 하여 ‘성산(城山)’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으며, 날이 맑은 날에는 멀리 우도가 손에 잡힐 듯 바라다보인다.
 

한편, 성산일출봉은 계절마다 각기 다른 절경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성산일출봉으로 가는 길은 초봄 무렵 피어나는 유채꽃밭과 가을철 금빛 물을 들이는 갈대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성산일출봉은 1976년 제주도기념물 제36호로 지정된 이후, 2000년부터 천연기념물로 보호를 받기 시작했으며 거문오름용암동굴계와 함께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또한 일출 풍경이 빼어나 매년 12월 31일이면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바다를 향해 서 있는 ‘섭지코지’

‘코지’라는 말은 바다로 돌출된 지형을 가리키는 ‘곶’의 제주 방언이다. 신양해변에서부터 바다를 향해 뻗어 나간 길이가 약 2km에 이른다고 하니, 과연 ‘코지’라는 말이 붙게 된 이유를 수긍하게 된다. 지척에 성산일출봉이 있다 보니, 성산일출봉과 함께 찾는 관광객들이 많다. 성산일출봉에서 화산 활동의 신비로움을 알 수 있다면, 섭지코지에서는 제주 해안 절경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어디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지만,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포인트는 새하얀 등대. 넘실대는 바다와 감탄스러운 해안 절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또한 바다 너머의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있다.
 
섭지코지의 또 다른 명물은 ‘선녀바위’. 해안 절벽에서 내려다보이는 기둥 모양의 바위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용왕의 아들이 이곳에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를 보고 반해, 선녀를 따라 승천하려 하였는데, 이를 알게 된 용왕이 분노하여 바위로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그림 같은 풍경으로 영화나 드라마에 가장 많이 등장한 곳이기도 하며, 영화 <단적비연수>, <이재수의 난>, 드라마 <올인> 등의 배경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