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으로 느끼는 쉼(休)의 진수 모졸재 (慕拙齋),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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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으로 느끼는 쉼(休)의 진수 모졸재 (慕拙齋)


예나 지금이나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며 자연과 어울리는 것을 집이 자리하는 데 큰 기준을 삼고 있다. 그만큼 햇살 한줌 그리고 꽃이 피고 지는 계절의 변화를 집안에서 맞이하는 것은 큰 행복인데, 꽃이 피고 골짜기가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고령 개실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때가 되면 목련과 매화 그리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펴 아름다운 골짜기를 수놓는 개실마을의 끝에 놓인 모졸재는 쉼표로 시작한 여행에 알록달록 색을 더한 추억이 속속 배어 오감이 깨어난다. 사뿐히 마룻바닥을 거닐어도 여전히 삐거덕하는 소리가 나 낯빛이 붉은 꽃처럼 물든다. 그래도 괜찮다. 그것이 고택이 가진 멋 중 하나고 오감으로 한옥을 경험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니 말이다. 

                    
                
  • 모졸재와 같은 한옥이 많은 개실마을은 전통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개실마을의 한옥은 느리고 여유롭다.

매화와 대나무 숲이 어우러진 고령군 쌍림면 합가1리 개실마을은 꽃이 피고 골짜기가 아름답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이 마을은 조선 영남 사림학파의 종조(宗祖)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인 일선 김씨 60여 가구가 집성촌을 이루며 350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현재 50여 가구 1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개실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20촌 미만의 선산 김씨 일가로 구성된 집성촌인데, 500여 년 전 무오사화 때 화를 면한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대를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일까 마을의 곳곳에는 아직까지 선비의 숨결이 낮은 담장을 따라 흐르는 듯하다.
 
모졸재 종택은 마을 뒷산을 등지고 남동향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봄이면 봄볕이 집안을 가득 메운다. 안채, 사랑채, 중사랑채, 고방, 대문간, 사당 등으로 구성되어 전체적으로 ‘튼ㅁ자’형을 이루고 있어 하늘 아래 따사로운 꽃향기가 마당을 따로 흘러 집안에서도 계절의 아름다움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사랑채는 정면 4칸, 측면 2칸의 '一'자형 맞배집이다. 좌측에 2칸 사랑방을 두고 우측을 전면이 개방된 대청의 형태며 사랑방 좌측에는 방과 작은 부엌이 있다. 막돌 기단 위에 초석을 놓고 방주를 세웠는데 대청의 기둥은 원주다. 앞쪽이 개방된 2칸 대청 좌측에는 쪽마루를 둔 큰방과 부엌이 있고, 우측에는 툇마루가 있는 작은 방과 골방을 두었다. 전면에는 중사랑방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대청, 우측에는 앞뒤로 온돌방과 광을 두었다. 고방채의 2칸은 광이고, 우측은 방앗간, 좌측은 마구간이었다.

 
  • 시선이 닿는 곳 어디나 한옥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한옥의 아름다운 선을 느끼기에 모졸재는 부족함이 없다. 쉬이 고개를 돌리기만 해도 휘둘러 있는 담장 사이로 저마다의 몫을 하고 있는 건물들에서 옛 사람들의 지혜가 묻어남을 느낄 수 있다. 모졸재는 대문에 들어서면 사랑채가 있고 그 뒤에 고방채와 중사랑채가 있는데 대청의 기둥이 모두 사각이지만 가운데 것만 원형이다. 상부가구는 3량가로 대량 위에 원형 판대공을 놓아 종도리를 받고 있다. 안채는 정면 8칸, 측면 1칸의 맞배집이다. 평면은 2칸 대청의 좌측에는 전면에 쪽마루를 둔 큰방과 부엌, 우측에는 작은방과 골방이 있다. 구조는 3량가로 사다리꼴 판대공을 세워 놓았다. 안채 우측의 중사랑채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로 안마당을 등지고 있다.
 
모졸재를 비롯한 여러 채의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개실마을은 주말이면 전통체험을 하러 온 가족단위 관광객들로 붐빈다. 모처럼 사람들의 발길이 닿은 개실마을은 환한 봄볕을 받은 꽃처럼 환해진다. 모처럼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도 무거웠던 한옥의 이미지를 가볍게 띄워준다. 나무와 흙, 꽃과 바람으로 쉬어가는 곳, 모졸재에서의 하루는 별 다를 것 없는 하루라고 해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 무엇인가 행동을 하거나 성과를 내야하는 일상과는 다르게 마루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는 것, 아궁이에 지핀 불내를 맡아보는 것, 삐걱거리는 대문을 열고 무릎에 힘을 넣어 걸어보는 것 하나가 한옥에서의 쉼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주변관광지
 

대가야박물관
대가야박물관은 대가야왕릉이 모여 있는 주산 기슭에 있는 '대가야왕릉전시관'과 '대가야역사관' 그리고 우륵선생이 예술 활동을 펼쳤던 정정골에 자리 잡은 '우륵박물관' 등 3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가야와 고령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전시한 곳이다.
 
지산리고분군
대가야왕릉전시관은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대규모 순장무덤인 지산동고분군 제 44호분의 내부를 원래의 모습대로 재현했다. 관람객들이 실물크기로 만든 모형 44호분 속에 직접 들어가 무덤의 구조와 축조방식, 주인공과 순장자 매장 모습 등을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곳이다.
 
대가야왕릉전시관
서기 400년경부터 멸망한 562년 사이에 만들어진 대가야 왕들의 무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발굴된 순장묘 왕릉인 지산리44호와 45호 무덤과 주변에 왕족과 귀족들의 무덤으로 보이는 크고 작은 200여기의 무덤이 분포하고 있다. 
 

어디에나 있는 아름다운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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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에나 있는 아름다운 한옥
  • 한옥의 아름다움이 깃든 입구
  • 대문 안쪽에 자리잡은 한옥
  • 곡선을 따라 이어진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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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휴식을 느끼고 싶다면 모졸재가 기다리고 있는 개실마을로 오세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3월 0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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