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육신의 고집을 떠올린다. 함안 서산서원,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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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육신의 고집을 떠올린다. 함안 서산서원


함안 군북면에 유명한 정자로 채미정을 들 수 있다. 생육신 조려가 세조의 왕위 찬탈에 반발해 고향으로 돌아와 평생을 보냈던 곳이다. 성균관 진사시에 합격해 입격할 날을 받아놨다 할 정도로 소문이 자자한 인재가 왜 서른 초반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을까. 세조가 단종을 유폐하고 왕좌를 받아낸 것이 그 원인이었다. 부와 명예를 포기한 그가 삶을 보낸 곳이 채미정이라면 서산서원은 그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만드는 곳이다. 끝까지 조정에 굴하지 않고 인생을 살아간 생육신을 모신 서원이기 때문이다, 

                    
                

240여년 동안 잊혀진 고집쟁이들을 만나다

  • 두마리의 사자가 홍살문을 지키는 서산서원의 모습.

보통 단종과 세조라 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키워드가 있다. 단종복위운동을 진행하다가 형장의 이슬이 된 사육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죽어도 자신의 절개를 굽히지 않았던 이들의 이름은 충신의 대명사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집중을 받지 못하는 또 다른 충신들이 있다. 바로 세조가 왕위를 이은 뒤부터 평생 관직을 마다하고 숨어 살던 생육신들이 그들이다. 제각기 연배도 큰 차이가 나고, 죽은 날짜도 제각기 다른 이들이 생육신으로 한 곳에서 추앙받게 된 것은 1698년, 단종이 복위된 뒤 생육신도 사육신만큼 예우를 받아 마땅하다는 여론이 불거지면서부터였다.
 
그렇게 생육신을 모실만한 곳을 찾아보다가 자리를 잡은 것이 바로 현재의 자리다. 1703년 곽억령을 필두로 한 경상도 유생들이 조려가 여생을 보낸 채미정 근방에 자리를 잡고 서원을 창립한 것이 그 시작이다. 이후 10년 뒤에는 숙종이 서산서원의 현판과 함께 제물을 내려 그 지위를 공고하게 했다. 이후 정조 때에는 성리학의 이념인 충절과 의리를 상징하는 인물이 되어 국가적으로도 공인을 받았다.

 

아픈 척, 미친 척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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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의당의 전경. 양쪽에는 생육신을 기리는 육각형 비석과 정절공 사적비가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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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의당 앞에는 유생들의 숙소로 쓰인 양정당과 상의재가 있다.

이들이 특별히 생육신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물론 벼슬과 부귀를 마다한 선비정신도 선비정신이었지만 쇠심줄같은 고집으로 관철시킨 신념을 높이 산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자리가 아니다 싶은 것을 한번 사양하는 것이야 볼 수 있는 일이되 수차례 목숨을 걸고 권력에 대항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이 지방에서 여생을 보낸 조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다시는 벼슬길에 나가지 않겠다고 원호, 이수형과 함께 치악산에 이름을 새기는가 하면 단종의 넋을 동학사에 모시는 위험한 모험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 이러한 충절을 마을 사람들도 알았던 걸까, 그가 은거하던 서산 자락을 백이 숙제의 고사에서 따와 백이산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이보다 심한 경우도 있으니 바로 이맹전이 그 좋은 예다. 단종이 귀양을 가게 된 것이 1455년이니 이미 환갑을 지난 나이였던 것이다. 이 사람이 벼슬을 그만두고 다시는 관직에 나가지 않은 핑계가 무엇인고 하니 바로 눈도 귀도 잘 들리지 않는 청맹과니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아 실제로 죽기 전까지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척을 했다니 고만고만한 고집으로 하기 힘들었을 법 하다.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지우를 대할 때 빼고는 좀처럼 말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서산서원에서는 유난히 6각형 모양의 건물이나 비석이 눈에 띈다. 여섯 명의 충절을 기리기 위한 육각비석이나, 서원의 관리실인 육각정이 그 예다. 보통 동재, 서재 등으로 불리는 서원의 건물도 여기는 조금 다르다. 서쪽 유생의 숙소는 상의재, 동쪽 유생의 숙소는 양정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산서원의 얼굴역할을 하는 강의실 역시도 숭의당이라 불린다.
 
한 때는 국가지정서원으로서 이름을 날렸던 서산서원은 고종의 서원철폐령 이후로는 한적한 분위기의 사적지로만 남았다. 매년 음력 9월 9일 생육신의 후예들이 모여 국천제를 올릴 때마다 대규모 서원으로서의 면목을 확인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서원이 가지는 의미는 가장 어려울 때 조차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던 선비들의 정신을 반추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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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절개를 지키는 것을 택한 고집쟁이 선비들은 이후에 한층 더 맑은 이름을 떨치게 됩니다. 꿋꿋함과 용기가 필요하다면 이곳에서 자신의 마음을 다져보세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5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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