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도 섬마을’에서 삼시세끼를!
2015년부터 방영된 tvN의 ‘삼시세끼 어촌편’은 당시 방송사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끌어 모았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에서 유명 배우들이 삼시세끼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뭇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너무하리만큼 수확이 없는 겨울 낚시 장면을 보며, 출연자들에 너무 감정이입을 한 나머지, TV 화면을 보며 ‘제발 한 마리만 잡혀라’하고 간절히 바랐던 적도 있다. 한편으로는 자연에서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 삼시세끼를 먹어본 일이 언제였는지 감감하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누구나 ‘삼시세끼 어촌편’의 세 배우처럼 지낼 수 있는 섬이 있다기에 찾아가 봤다. 군산에 있는 ‘신시도 섬마을’이 그 주인공이다.
고군산군도의 큰 어른
신시도는 63개의 섬이 모여 있는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섬이다.
군산에서 서남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서해 바다 위, 크고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신시도를 비롯한 선유도, 무녀도, 장자도 등 모두 6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고군산군도다. 고군산군도는 섬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모습 때문에 ‘호수에 뜬 별’이라 불리기도 한다. 신시도 섬마을은 이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신라시대 때부터 사람이 살았던 유서 깊은 섬으로, 신라의 대학자인 최치원 선생과 근세의 유학자인 전간제 선생 등이 거주한 곳으로 유명하다. 신시도 섬마을은 새만금 방조제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새만금 방조제가 개통되면서, 섬을 찾는 방문객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시도리는 예부터 지대가 깊어 ‘지풍금’, ‘짚은금’, ‘심리(深里)’, ‘신치(新峙)’ 등의 명칭으로 불려왔다고 전해진다. 지금의 ‘신시(新侍)’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 때의 일이다. 북서쪽으로 대각산(187m), 남동쪽으로 신치산이 각각 자리 잡고 있는데, 이중 대각산 정상에 있는 새만금 전망대의 명성이 높다. 고군산군도와 새만금 방조제 일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망대 위에서 바라보는 신시도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아름답다.
다소 한적했던 신시도리에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 것은 2004년의 일이다. 당시 신시도는 정부가 도농 간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선정한 ‘정보화마을’에 지정된다. 이후 2012년에 이르러 다시 한 번 어촌체험마을로 선정되면서 마을의 변화가 더욱 활발해지기 시작한다. 지금은 종합 안내소를 비롯한 갯벌 체험장, 샤워장 등 관광 및 체험시설을 구비한 어촌체험마을로서 자리 잡았다. 지난 2010년 새만금 방조제의 개통으로 차량을 이용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마을을 찾는 방문객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바다로 갈까, 갯벌로 갈까? 실전 ‘신시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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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도에서는 낚시 체험과 갯벌 체험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은 갯벌 체험을 하는 체험객들.신시도에서는 연중 다양한 어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선상 낚시와 갯벌 체험이다.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남해안과 같은 다도해 풍경을 볼 수 있는 고군산군도는 바다낚시의 신천지로 알려져 있다. 우럭, 놀래미, 농어 등 여러 어종의 물고기가 서식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체험객이 아닌 일반 낚시꾼들도 많이 찾는다고. 낚싯배를 타고 나가 아름다운 고군산군도의 절경을 바라보며 직접 낚시를 해 보는 체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또한 선상 낚시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갯바위 낚시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신시도에는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 갯바위 낚시 포인트가 있다고 하니, 혹 ‘낚시의 고수’를 만나게 되거든 이 포인트를 놓치지 말고 알아두시길.
한편, 여름 휴가철인 7~8월경이 되면 갯벌체험이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이때는 바지락을 캐기 좋은 시기로, 깨끗한 서해 갯벌의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 바지락을 양껏 맘껏 채취할 수 있다. 물론 채취보다 더 좋은 것은 직접 채취한 바지락을 먹어 보는 일. 전국 각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바지락이라지만, 천혜의 자연조건 속에서 자라난 신시도의 바지락은 그 맛과 영양이 더욱 뛰어나다. 낚시와 갯벌 체험이 끝나거든 신시도에 자리한 민박집에서 하루쯤 묵어보는 것도 좋겠다. 신시도에서는 관광객들에게 보다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민박시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민박집 발코니에서 직접 잡은 신선한 생선으로 요리도 하고, 바다 위로 내려앉는 서해의 석양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절로 마음이 느슨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글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2년 08월 16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