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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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각 본관과 백주년 기념관의 모습. 다른 캠퍼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석조 양식이 돋보인다.

우선은 캠퍼스 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통의 요소들을 돌아보도록 하자. 정문을 들어서 정면에 위치해 있는 본관은 고려대학교의 상징과 같은 곳. 보성전문학교 시절부터 사용되었던 이 건물은 민족 자본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건축가가 설계한 최초의 대학 건물이기도 하다. 사적 285호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유서 깊은 건물이니 그 아름다움을 찬찬히 둘러볼 것을 권한다. 

본관을 마주 본 채 오른쪽으로 눈을 돌린다면 백주년기념관을 만나볼 수 있다.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진 이 건물은 도서관과 박물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도서관 쪽을 돌아보려면 학생증이 필요하니 캠퍼스 투어에서는 박물관 쪽을 살펴보도록 하자.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보관된 유물은 10만여 점. 고려대학교의 100년사와 함께 역사, 민속, 고미술, 현대미술 등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으니 캠퍼스 투어 도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녹지운동장 쪽으로 쭉 올라가다 보면 한옥의 건축 양식을 딴 한국학관이 있다. 한국학과 우리나라 문화를 연구하는 민족문화연구원이 자리하고 있는 이 건물로 향하는 길은 개운산 둘레 길과도 이어진다는 점을 참고해 둔다면 멋진 산책로 구상이 가능할 것. 

 

문화를 말하다

고려대학교가 지나와야 했던 격동기의 흔적일까,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이를 바탕으로 한 강한 개성이 느껴지는 요소들을 캠퍼스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니 이 요소들을 찾아보는 것 또한 고려대학교 캠퍼스 투어의 묘미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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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상'과 유니스토어서 팔고 있는 여러가지 기념품과 학용품들. 유니스토어에서는 '고대 초콜릿'도 판다.

대자보, 깃발, 플랜카드, 표지판, 심지어는 쓰레기통에서까지 고려대학교의 상징인 호랑이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예삿일이다. 중앙광장의 유니스토어에서는 대학 엠블럼이 새겨진 뱃지나 모자, 티셔츠와 같은 상품들을, 하나스퀘어에서는 지하 1층에서는 포장지에 엠블럼이 그려진 ‘고대빵’을 구입할 수 있기도 하다. 2014년 가을의 정기 고연전(高延戰.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다섯 종의 운동 경기를 통해 승부를 겨루는 행사를 줄여 이름.)에서는 고대빵과 연세우유가 참가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전한다. 운이 좋다면 캠퍼스 투어 중 MBC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참가했던 고려대학교 응원단의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 

캠퍼스 내의 화려한 다른 건물들에 비하여 눈에 잘 띄지는 않으나 4.18기념관 또한 역사에 비추어 둘러볼만한 곳이다.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1960년의 고대생(고려대학교 학생)들을 기리기 위하여 세워진 건물이니 말이다. 매년 4월 18일이 되면 전 고대생들이 캠퍼스 정문에서부터 4.19 기념탑까지 마라톤을 하는 장관을 볼 수도 있으니 이 또한 참고해 두자. 

 

세계로 나아가다

고려대학교의 상징적인 건축 양식이라 하면 본관으로부터 비롯된 석조건물 양식을 꼽을 수 있겠으며, 캠퍼스 내에서 만날 수 있는 대다수의 건물들은 석조건물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는 가운데 고려대학교가 고수해 온 전통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물들 또한 캠퍼스 투어 중의 쏠쏠한 볼거리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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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장 아래 또 다른 광장(지하 광장)이 있는 형태의 중앙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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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퍼스 안에서는 외국 학생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미디어관을 들 수 있다. 석조 건물의 외관에 반사 유리를 더한 이 건물은 시대 짐작이 어려울 정도. 미디어관의 시네마 트랩에서는 독립영화 등을 상영하기도 하니 이곳에서 잠시 투어를 쉬어 가도 좋겠다. 로봇 융합관은 국내 최초로 로봇이 철골 구조 공사를 전담한 건물이니, 이 내용을 미리 알고 간다면 캠퍼스 투어가 더욱 흥미로워질 것. ‘중광’, 혹은 ‘고엑스’(고려대학교와 강남구 삼성동의 COEX를 합친 말)라고 불리는 중앙광장은 지상의 광장과 3천여 평에 달하는 지하의 편의 시설로 이루어져 있으니 이곳을 모두 둘러보는 데에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민족의 문화를 바탕으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한 면모 또한 고려대학교의 매력 중 하나이다. 고려대학교 캠퍼스 투어 중에는 유독 외국인 학생들을 많이 마주칠 수 있는데, KUBA(Korea University Buddy Assistants)에서 진행하는 교환학생 축제가 열릴 때면 30여 개 국가의 전통 문화를 캠퍼스 내에서 만나볼 수 있기도 하다. 전통을 품은 채 문화를 말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고려대학교의 모습. 수험생과 함께 찾기에도, 수도권의 가벼운 여행지를 찾아 나선 발걸음에도 꼭 어울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