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정사, 연화산 자락에 스미다

직접 가 보지는 않았더라도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곳인 와우정사. 이름난 사찰이라 하면 으레 기나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이 사찰이 연화산 자락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불과 45년 전의 일이다. 

볼거리 가득, 용인의 자랑거리 와우정사

와우정사는 ‘불상들의 박물관’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야 물론 세계 각국의 크고 작은 불상들을 이 와우정사 안에서 만나볼 수 있기 때문. 인도·미얀마·스리랑카·중국·태국 등에서 모셔온 불상 3천여 점이 와우정사 안에 자리하고 있으니 각국의 불상에 대한 해석이 어찌 다른지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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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우정사의 와불은 세계 최대의 나무부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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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각국의 불교 성지에서 가져 온 돌로 쌓은 돌탑 또한 와우정사의 주된 볼거리.

거대 불두를 보았다면 다음은 와불을 만나러 갈 차례다. 열반전에 오르는 길에 있는 다양한 크기의 돌탑들(이 돌탑들에 사용된 돌들은 세계 각국의 불교 성지에서 가져온 것이라 하니 놀라운 일이다.), 황금과 동, 주석으로 만든 ‘통일의 종’과 그 옆에 자리한 장육존상청동오존불오백, 오백 가지의 다른 표정과 다른 자세를 가지고 있는 오백나한상 또한 와우정사의 자랑거리 중 하나. 대웅보전 옆의 청동미륵반가유상 또한 국내 최대 크기를 가지고 있다. 와우정사의 사천왕은 절의 초입이 아닌 열반전에 있다. 사천왕이 지키고 있는 것은 ‘누워 계신 석가모니 부처님’.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향나무를 다듬어 조각한 목와불의 길이는 무려 12m에 달하며, 세계 최대의 나무 부처상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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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원기와를 지키고 있는 부엉이의 새침한 표정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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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장에 매달린 가지런한 소원지. 어떤 마음들이 담겨 있을까.

불가에서 이르는 말로는 '나가는 복을 막고 들어온 복을 지킨다'는 새인 부엉이 앞에 늘어선 소원 기와에는 갖은 언어로 쓰인 소원들이 가득하며, 계단 옆 담장에는 작은 연꽃들과 함께 소원지들이 빼곡하게 매달려 있다. 연못에 가라앉은 동전들의 수 또한 셀 수 없을 정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와우정사에 다녀갔고, 또 와우정사에 마음을 주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겠다. 

와우정사의 볼거리는 정말이지 많고 또 많다. 각각의 볼거리에 학술적 설명이 덧붙여져 있지는 않으나 ‘불교 박물관’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 불상에 얽힌 이야기만을 풀어놓는다 해도 24시간이 모자랄 일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와우정사에 자리한 3천여 점의 불상은 '세계 각국'에서 모셔 온 것이니 말이다. 세계에서 모여든 이야기가 얼마나 다채롭고 흥미로울지, 이야기를 좋아하는 트래블피플이라면 수첩을 미리 챙겨가 스님들에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아 줄 것을 요청해 보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와우정사의 볼거리,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지금 이 와우정사의 주지스님이기도 한 해월 삼장법사의 목표는 불상 1만 점을 모아 만불전을 여는 것. 물론, 와우정사의 상징인 금빛 불두에 멋진 몸뚱이가 더해질 날 또한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젠가'의 일이기는 하나, 와우정사라면 트래블피플의 입에서 절로 '와우!'라는 소리가 나오도록 이 이야기들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 와우정사의 연이은 날들을 기다려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