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경복궁 거닐어볼까? ‘夜심찬’ 궁중문화축전,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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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아래 경복궁 거닐어볼까? ‘夜심찬’ 궁중문화축전


오는 5월 14일까지 경복궁에서 ‘夜심찬’ 행사가 열리고 있다. 봄을 맞아 5월 2일부터 14일까지 약 2주간 특별 야간개장 행사를 개최하는 것. 경복궁의 낮과 밤 풍경은 어떻게 다를까? 따뜻한 봄날의 공기가 감도는 경복궁을 달빛 아래 걷는 기분은 어떨까? 마침 이번 행사는 제1회 궁중문화축전 행사와 동시에 진행되기에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아쉬운 점은 사전 예매자에 한해 입장 가능하기에, 원한다고 해서 누구나 들어갈 수는 없다는 것. 조선의 법궁 경복궁에서는 야간 개장 기간 동안 어떤 행사가 열릴까? 궁금할 트래블피플을 위해 <트래블투데이>가 행사 내용을 전한다.

                    
                

밤 깊자, 수정전에 궁중음악이 울려퍼지네

 
  • 경복궁 야간 개장 기간 동안 수정전 일원에서 궁중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5월 2일부터 10일까지 매일 오후 8시, 경복궁 수정전 일원에 궁중음악이 울려 퍼진다. 그 옛날 임금의 흥을 돋우고, 때로는 위로했던 궁중음악을 감상하려면 수정전으로 가자. 궁중음악 뿐 아니라 무용도 감상할 수 있다. 수정전에서 궁중음악을 감상할 때 떠올릴 만한 조선 임금은 누구일까? 바로 ‘성왕(聖王)’ 세종대왕이다. 세종대왕의 업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훈민정음 창제이지만, 그 못지않게 빼어난 업적이 또 있다. 바로 정간보 창안이다. 세종대왕은 소리의 장단과 고저를 표기한 악보인 정간보를 창안했다. 정간보라는 명칭은 악보를 ‘우물 정(井)’자로 표시해 칸을 나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세종은 또 음악을 담당하는 관청인 관습도감을 설치해 궁중음악을 정리케 하기도 했다. 오늘날 난계 박연선생의 생가가 있는 충북 영동군은 ‘난계 국악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데, 조선 전기 아악을 정리한 공을 세운 인물이 바로 박연 선생이다.
 

 

흥례문에 용비어천가 울려 퍼질 제…

 
  • 밤이 되면 경회루 일원의 수면에 교교한 달빛과 야경이 비쳐 운치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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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복궁 흥례문 일원에서 화려한 영상 쇼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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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간 개장 기간중 다양한 전통공연을 감상해보자.

수정전에서 궁중음악이 울려퍼질 때, 같은 시각 흥례문 광장에서는 전통 문화공연 ‘용비어천가’가 열린다. 용비어천가는 역시 조선 세종 때 편찬한 악장 중 하나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아니한다’라는 가사로 오늘날까지 널리 알려져 있는 조선 ‘용비어천가’를 무용으로 표현한 무용극이다. 백성을 자식처럼 여기며 조선의 발전을 꾀했던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춤으로 승화했다.
 
오후 8시부터 약 40분간 흥례문에서 용비어천가 공연이 펼쳐진 후, 9시부터는 다른 행사가 이어진다. ‘미디어 파사드’라는 이름의 이 행사는 매일 밤 9시와 9시 30분, 각각 10분 동안 펼쳐지는 빔 프로젝터 상영회다. 흥례문을 배경으로 우리 전통문화와 걸맞은 음악을 상영해 오감을 충족하는 행사다. 미디어 파사드는 인공 스크린 대신 건축물의 한 벽면을 스크린으로 삼아 영상을 투영하는 기법이다. 흥례문 벽에 가득히 퍼진 영상은 밤하늘 달빛과 함께 어우러져 환상적이고 몽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야간 개장 기간 꼭 둘러볼 곳, 경복궁 소주방(燒廚房) 外

 

경복궁의 ‘부엌’ 역할을 했던 소주방이 약 100년 만에 복원됐다. 그리고 궁중문화축전 기간인 지난 2일, 일반에게 드디어 공개됐다. 소주방은 외소주방, 내소주방, 생물방 등 총 3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건물은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았다. 외소주방은 잔치음식, 내소주방은 임금의 ‘평상식’, 생물방은 소위 ‘디저트 류(떡, 과자 등)’를 담당했다. 문화재 가치가 큰 이 소주방이 한때 사라졌던 것은 구한말 일제의 만행이었다. 1세기 만에 제모습을 찾은 소주방을, 올 봄 경복궁을 방문했다면 둘러보자. 

복원된 소주방을 둘러보았다면 경회루나 향원정으로 가자. 연회 장소였던 이곳은 밤에 더욱 운치를 더한다. 경회루 수양버들 아래 못의 물결은 달빛을 받아 교교히 빛나고, 향원정의 고요한 분위기는 이내 조선 시대로 시간여행을 하게 해준다. 야간 개장기간 동안 경복궁을 방문한 이들이라면 빼놓아선 안될 명소 중의 명소다. 물론 궁 안 곳곳의 돌담길과, 자경전 꽃담길을 거닐어 보는 것도 잊지 말자. 장수를 기원하는 박쥐 등이 새겨져 있으니 눈여겨 보는 것도 좋다. 또한 왕비의 정원으로 불리는 교태전 후원도 가만히 거닐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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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밤, 조선의 법궁을 산책하며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아요. 역사를 아는 민족에게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트래블투데이 이나래 취재기자

발행2015년 05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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