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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집을 상상하다, 전곡리 구석기축제와 캠핑 이야기


연천군의 전곡리 유적은 현재 사적 268호로 지정되어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는 유적이다. 이곳에서 발굴된 석기만 해도 약 4000여 점이다. 전곡리 유적에서 발견된 석기로 인해 한반도에 거주하던 구석기인들의 생활상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세계 전기 구석기 문화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연천에서는 전곡리 구석기 축제를 개최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곡리 구석기 유적이 대체 무엇이기에?

전곡리 구석기축제의 매력을 이야기하려면 전곡리 구석기 유적의 가치로 운을 떼지 않을 수 없다. 1978년, 동두천에 주둔하던 미군 병사가 석기를 한 점을 발견한다. 서울대학교의 고 김원룡 교수와 영남대학교의 정영화 교수가 이 석기의 가치를 최초로 입증했고, 이후 수차례의 탐사 끝에 전곡리에서 발견된 아슐리안 석기 형태의 주먹도끼와 박편도끼가 동북아시아에서 발견된 최초의 구석기 유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지금까지도 전곡리 구석기 유적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구석기 문화 연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전곡리 선사유적지 일원의 풍경 속에 서 있으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이 들곤 한다.

물론 이 모든 내용을 암기하고 나서야 5월의 전곡리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곡리에 펼쳐진 풍경들(거대한 매머드라던가, 인류의 진화 과정에 대한 모형들이라던가, 원시인과 움집의 모형들 말이다.)이 테마 공원처럼 그저 인공적으로 조성된 풍경이 아님을 깨닫는 것은 연천으로 향하는 여행길에서 얻는 의미의 크기에 꽤 큰 차이를 부여해 줄 것이다. 

 

전곡리, 축제를 입다

동북아시아 최고의 선사 유적지, 전곡리. 이곳에서 펼쳐지는 전곡리 구석기 축제는 단연 월드 클래스(World Class), 세계 최대 규모의 선사문화축제이다. 축제의 테마는 ‘전곡리안들의 귀환’. 구석기 퍼포먼스와 구석기 바비큐는 물론, 구석기 체험마을까지 마련되어 있으니 먼 옛날 전곡리에 살고 있던 원시인들이 돌아온 듯 전곡리 일대가 들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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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뗀석기로 자른 생고기를 굽고 있는 아이들과 축제의 흥을 한껏 돋워 주는 아프리카의 이색 원시인(?)들.

‘전곡리안’이라는 신조어는 연천군에서 고안해 낸 신조어인데, 선사마을 체험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축제를 찾은 사람들을 굳이 전곡리안이라 표현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이 체험은 선사시대의 가죽옷을 입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곧바로 이어지는 체험은 직접 뗀석기를 만들어 생고기를 잘라보는 것. 장작불로 고기를 굽는 것까지가 모두 참가자들의 몫이다. 감자를 캐는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는 역시 간석기(모양의 길쭉한 돌), 집을 짓는데 사용되는 재료는 커다란 나뭇가지들이다.

창을 던져 멧돼지를 잡고 나면(물론 멧돼지 모양의 패널을 맞추는 일을 이르는 것이니 안심해도 좋다.) 잡은 멧돼지를 어깨에 메 보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이 또한 멧돼지 모양의 인형을 이고 가는 일이다.) 모르는 척 속아 넘어가는 일마저 즐거운 것은 역시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 덕분이 아닐까. 선사시대에 대한 체험은 쭈~욱 이어지고, 전곡리안으로서의 하루가 금방 저물게 될 것이다. 

 

하룻밤 묵어갈까, 전곡리에서의 캠핑

  • 한탄강 관광지 오토캠핑장의 밤. 이곳에서라면 움집에 대한 꿈을 꿀 수 있을 것만 같다.

5월, 그것도 전곡리 구석기축제 기간에 연천을 찾아갔다면 하룻밤 묵어가는 일을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전곡리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연천군의 젖줄, 한탄강에 있다. 축제가 펼쳐지는 전곡리 유적지와 한탄강의 사이에는 한탄강 관광지 오토캠핑장이 있으니 말이다. 연천에서 최초의 구석기 유적이 발견된 곳이 바로 이 한탄강 유원지 일원. 선사체험에서 만든 주먹도끼를 머리맡에 두고 유적이 발견된 곳에서 보내는 하룻밤. 전곡리안이 되어 움집에 누워 있는 것만 같은 설렘에 쉬이 밤잠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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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곡리 구석기축제장과 한탄강 관광지 오토캠핑장 사이에는 전곡선사박물관이 있답니다. 전곡리안이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곳에도 꼭 들러보세요!

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6년 05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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