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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서 사는 더덕의 화려한 변신


매운탕이나 해물찜을 먹다가 입에서 물총을 쏘아본 사람은 의외로 많다. 오만둥이나 미더덕이 그 안에 뜨끈한 육수를 품고 있다가 무심코 씹으면 탁 터지기 때문이다. 시원한 육수를 내기 때문에 국물요리에 자주 쓰이지만 먹는 법도 사람마다 갈리는 미더덕. 이 미더덕이 주로 나는 곳은 바로 창원의 진동만 주변. 여기에서만 전국 미더덕 생산량의 70퍼센트가 양식된다. 산란 시기 전인 이 때, 진동만 광암항 주변에서는 제철을 맞은 미더덕을 주제로 축제를 연다. 육수 재료로만 쓰이는 줄 알았던 미더덕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날이다.

                    
                

미더덕? 오만둥이? 둘 다 맞아!

  • 섬유질을 매끈하게 깎은 미더덕. 오만둥이와는 다르게 갈색을 띠고 있다. 

창원 진동을 상징하는 캐릭터는 두 개가 있다. 갈색 몸집에 꼬리로만 서 있는 꼬불머리 캐릭터 미더덕, 그리고 울퉁불퉁한 모양이 마치 밥알을 뭉쳐놓은 것처럼 보이는 캐릭터인 오만둥이다. 보통 두 가지를 착각하면서 먹을 때가 많지만 엄연히 서로 다른 해산물이라고. 둘 다 국물을 내면 바다향이 나는 육수가 나오는 반면, 미더덕에 비해 오만둥이가 손질하는 품이 덜 들어 가격이 싸다. 이 때문에 원래 미더덕을 쓰던 된장찌개나 해물탕 등에도 오만둥이가 들어가는 것이 흔해졌다. 씹는 맛도 덜 딱딱한 오만둥이가 낫지만 대신 바다향과 감칠맛은 미더덕이 훨씬 나아 각자 다른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것. 의외로 구별하기는 어렵지 않다. 갈색의 몸체에 한쪽 부분이 미끈한 채로 꼬리가 달린 것이 미더덕, 회색 내지 유백색의 몸체에 돌기가 온통 오돌도돌 나 있는 것이 오만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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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때면 각종 공연과 행사가 무대에서 밤을 화려하게 밝힌다. 

진동면에서는 매년 4월이면 미더덕 축제가 펼쳐져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런데 왜 4월에 미더덕 축제가 열리는 걸까? 이유는 미더덕의 산란 시기가 6월인데 있다. 산란을 하고 나면 맛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여름이 되어 수온이 올라가면 미더덕이 쉽게 죽어버리기 때문에 다음 해 1월까지는 씨알이 웬만큼 있는 미더덕을 보기 어려워진다. 심지어 1월에 잡히는 것도 아직 살이 제대로 붙지 않아 맛이 덜하다. 겨울이 지나야 살이 뿌듯하게 차오르기 시작하니 산란기 전인 지금이 제철 미더덕을 홍보하기에도 가장 알맞은 시기인 것이다.
 
한편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벌어지면서 진동면에 큰 잔치를 벌인 느낌도 난다. 매일 진행되는 미더덕 가요제를 비롯해 다문화 가수인 요시다 미호와 방대한의 공연, 슈퍼디바 우승자인 장은주 등 저녁때는 초대가수들의 공연이 포진해 있는 것. 둘째, 셋째 날 밤 9시에 바다와 하늘을 동시에 물들이는 해상 불꽃놀이까지 열리니 실로 다양한 축제의 단면을 본다는 느낌이 든다.

 

미더덕 까는 손에 탄성도 함께

  • 귀한 미더덕을 매끈하게 깎아내는 손놀림이 재빠르다. 

낮에는 갖가지 미더덕 요리와 여러 가지 참여존이 마련되어 있다. 이렇게 축제장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유독 한 곳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바로 진동만에서 건져 올린 생물 미더덕을 먹기 좋게 손질하는 주민들의 모습이다. 본디 딱딱한 섬유질로 둘러싸여 있어 도무지 씹어 먹기가 힘든 미더덕을 먹기 좋게 섬유질을 벗겨내는 것이다. 속살에 조금이라도 상처가 생기면 바로 터지면서 가격이 뚝 떨어지니 이를 손질하는 사람들의 손도 상당히 날쌔야 한다. 실상 이 껍질을 얇게 벗겨서 먹기 전에는 미더덕이 별미가 아니라 바다의 애물단지로 취급되었다. 미더덕의 생명력이 너무 강해 주변의 다른 양식해산물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퇴치생물로 인식되기도 했다. 손질 방법이 음식재료를 죽이고 살리고를 결정한다는 것이 실감난다.
 
이렇게 손질한 미더덕은 킬로당 7000원 가량에 팔리고 있다. 생물 미더덕을 사서 잘게 잘라 미더덕회덮밥을 만들 수도 있고 간편하게 국물 요리에 사용할 수도 있다. 오동동하니 싱싱한 미더덕을 야채와 갖은 양념에 무친 회무침을 먹어 볼 수도 있겠다. 흔히 생각하는 비릿함이 적어 즐거운 봄날 미식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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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진동의 특산물  명품 미더덕을 축제로 체험하다! 다채로운 공연과 부대행사를 즐기며 진동 미더덕의 참매력에 빠져보세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0년 02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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