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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위에서 꽃피우는 교통의 편리함


질주본능이라는 말이 있다. 자전거를 탈 때, 차를 탈 때 이 단어가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을 보면 실제로도 빠른 속도를 내서 달리는 것이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 그러나 일상에서 이러한 질주본능만을 추구하다가는 커다란 사고를 불러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자동차사고는 의외로 빈번히 일어나 그만큼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많다. 스릴을 추구하는 만큼 안전 의식이 기본이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용인의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이다. 

                    
                

오래된 차들의 향연에 어른도 깜짝

 
  • 역사적인 자동차들이 꽉꽉 들어찬 1층 전시관. 차를 좋아하면 어른이든 아이든 눈이 반짝거릴만한 광경이다.

교통박물관의 내용물은 자동차 마니아로 유명한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이 모여 있는 곳이라 쉽게 보기 힘든 차들이 가득하다. 특히 장인들이 수공으로 제작한 클랙식카가 전시된 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발을 돌리지 못하고 사진 한 장이라도 더 남기려는 노력이 치열하다. 프리미엄존에 위치한 롤스로이스 팬텀Ⅵ이나 캐딜락 V12등도 그 당시의 감성이 듬뿍 담겨있어 자동차가 본디 부유층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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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각 드라마와 영화에서 큰 활약을 한 자동차의 복원품. 그러나 자동차로서의 운명은 크게 갈렸다.

단순한 자동차 전시장이 아닌 만큼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차량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번씩 발을 멈추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영화<백 투더 퓨처>에 나왔던 들로리언과 영화<허비>의 폭스바겐이 사이좋게 서 있는 곳이다. 그 중 들로리언은 그 나름의 서글픈 이야기로 자동차 마니아에게 유명한 차다.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갈매기 날개 모양으로 열리는 문과 스테인레스 스틸 특유의 은빛 몸체는 미래세계를 표방하는데 충분했다. 그러나 문이 누수가 심하고 열고 닫는 게 힘든데다 소재의 특성상 세차가 불가능하다는 심각한 단점이 있었다. 결국 이 차는 폭발적이었던 예약판매량과는 달리 저조한 실판매량을 기록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함께 서 있는 폭스바겐 비틀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1000만대 이상 팔린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자동차의 원리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자동차 체험나라도 있다. 자동차 각 파트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체험자가 어린아이지만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성인들이 차근차근 자동차에 대한 이론을 확인하기도 좋은 장소다. 브레이크와 연결된 버튼을 누르면 브레이크가 천천히 눌리면서 어떻게 자동차가 멈추는지 보여주는 식이다. 자동차의 운전 방향을 정해주는 조향장치는 그 방향에 따라 바퀴가 어느 쪽으로 돌아가는지 눈 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레이싱게임을 좋아해 게임 속에서 자주 달리는 사람이라면 2층의 자료도 흥미롭다. 세상 각지의 레이싱 카를 모아놓은 레이싱 존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자동차의 모양은 아니지만 0.1초의 치열한 경쟁을 위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레이싱카를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다. 그 옆에 있는 기획전시실에서는 8월 30일까지 <전쟁과 자동차>라는 주제로 군용 자동차의 발전 과정을 보여준다.

 

교통박물관 체험? 기념품점으로 가자

 

야외에는 애니카 교통랜드와 애니카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 중 애니카 공원은 별다른 예약 없이 나가 한적한 자연을 느낄 수 있지만 애니카 교통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두 개의 프로그램 모두 예약이 필요한데다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운전자 교통안전 교육’은 총 5회, 매회 20명으로 제한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보행자 교통안전 교육’으로 4세 이상 10세 이하 어린이 교육기관 단체만 받을 수 있다. 운전자 교육은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박물관 1층 기념품점에서 현장 접수만 가능하다. 특별히 원하는 시간대가 있다면 입장하자마자 기념품점에서 예약하는 것이 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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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카 교통나라의 각종 코스들. 실제와 비슷하게 만들어져 자동차를 직접 안전하게 모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무사히 현장접수를 했다면 실내교육을 거친 뒤 실외교육을 받게 된다. 실내교육은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교통규칙과 교통안전 애니메이션으로 이루어진다. 무단횡단, 골목에서 확인 없이 뛰어나오는 것 등 실제 어린이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뽑히는 것을 이론수업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더 집중하는 것은 바로 후반의 전동차 운전체험. 전동차를 탄 채 스스로 건널목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좌회전을 해보는 것 등이 실제 운전을 해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단다. 다만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비가 오거나 날씨가 나쁘면 취소된다.
 
작년 기준으로 한국에 등록된 자동차 수가 처음으로 2000만대를 돌파했다. 2013년의 1940만여 대보다 50만대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국내 자동차 1대당 인구수가 작년 2.56명을 기록하고 한 가구당 보유 대수는 1.14대를 기록했다니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위험요소도 자동차가 된 셈이다.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교통수단인 자동차, 조금 더 잘 알고 타는 것이 어떨까, 가족의 행복을 실어 나르는 자동차로만 남아있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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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4월 2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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