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남빵? 최영화빵? 경주빵?

전국 곳곳에 위치한 천안 호두과자 판매점들처럼 고속도로나 유명 여행지를 다니다 보면 심심치 않게 경주빵의 이름을 보게 된다. 그러나 국화가 새겨져 있고 속에 팥앙금이 들어가있는, 흔히 경주빵이라고 부르는 빵은 황남빵의 유사상품이다. 모양도 황남빵과 차이가 없고 경주라는 지역명칭을 사용하여 헷갈리지만 원조 황남빵은 황남빵 개발자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황남빵’ 경주지점 2곳과 ‘최영화빵’ 에서만 맛볼 수 있다. 

황남빵은 1939년 개업하여 3~4대째 가족들이 가업을 이어오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족간의 가업 쟁탈전이 벌어져 먼저 상표 특허를 받은 ‘황남빵’의 명칭을 한 곳만 사용할 수 있어 ‘황남빵’ , ‘최영화빵’으로 나뉘어졌다. 2~3블럭 사이를 두고 경주 태종로에 위치한 두 가게의 황남빵 맛은 ‘최영화빵’이 조금 덜 달다는 차이 이외에 두 곳 모두 80년동안 이어오는 맛을 자랑하기 때문에 어느 가게를 찾아가도 원조 황남빵을 만날 수 있다. 황남빵의 인기로 가게가 늘 붐비기 때문에 원조 황남빵을 판매하는 세 가게 중 가장 여유 있는 가게를 찾아서 들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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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빵과 확연히 차이나는 황남빵의 부드러움

황남빵의 맛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통해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전통향토음식으로 선정되며 널리 알려지자 경주빵이라는 명칭으로 황남빵의 유사식품을 파는 곳이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전통 황남빵의 맛을 보면 경주빵과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경주빵은 빵과 팥이 퍽퍽하여 밤만쥬의 맛과 다를 것이 없다면 황남빵은 전통비법의 반죽으로 만들어 외피가 쫄깃하고 매우 얇게 만들어 팥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속안의 팥 또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원조 황남빵 가게를 방문하면 진열대 뒤에서 직접 만들어 갓나온 빵을 구매하여 온기가 남아있는 황남빵을 맛볼 수 있으니 황남빵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유사품에 주의하여 원조집을 찾도록 하자. 황남빵의 가격은 개당 800원으로 낱개로 구매할 수도 있고 10개~40개들이의 박스로도 구매가 가능하며 택배 또한 가능하여 전국 어디서나 황남빵을 맛볼 수 있다.
 
황남빵은 80년 전부터 지역주민의 사랑 받는 간식거리였다. 하교를 하는 학생들의 배를 채워주기도 했고, 퇴근하는 아버지의 손에 들려 가족이 모여 먹기도 하는 경주 주민들의 일상 간식으로 80년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경주주민의 곁에서 함께해온 황남빵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비교적 역사가 짧은 작은 빵 하나가 경주의 향토음식이 되어 경주를 대표하고 있다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경주를 방문하게 된다면 황남빵을 찾아 경주주민들의 일상과 가장 접해있는 맛을 느끼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