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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여차! 줄을 당겨라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


아산에서 당진으로 넘어오는 길목에는 ‘기지시리’라는 자그마한 마을이 하나 있다. 평소에는 여느 시골 마을처럼 한적하고 조용하지만, 일 년 중 딱 한 번 사람들로 북적일 때가 있다. 전국 각지에서 봄꽃 축제가 열리는 4월, 기지시에서는 조금 더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틀무시’ 또는 ‘틀못’이라 불리는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가 그것이다. 

                    
                

기지시 줄다리기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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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지시 줄다리기는 조선 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지역의 전통 문화유산이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500여 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지역의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다. 이 같은 가치를 인정받아 1982년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로 지정됐다. 기지시 줄다리기의 유래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마을이 풍수지리적으로 옥녀가 베를 짜는 모양이어서, 베를 햇빛에 바래는 모습으로 만들었다는 설, 다른 하나는 기지시리의 지형이 지네와 닮아서 지네 모양의 큰 줄을 만들어 줄다리기를 하게 됐다는 설이다. 한편, 역사적으로는 조선 선조 때, 자연 현상으로 이 부근 5개 면이 물에 잠기게 되면서, 실의에 빠진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기지시 줄다리기를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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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에 사용되는 줄은 축제가 열리기 한 달 전부터 제작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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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과 수하 편 사람들이 줄을 잡고 서서 심판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는 매년 음력 2월 1일부터 줄을 제작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잔줄을 먼저 만들고 3월 초쯤 줄을 완성한다. 줄은 암줄과 숫줄이 각각 100m, 직경이 1.8m, 무게만 해도 40톤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 장정이 안아도 한아름에 안을 수 없을 만큼 두께가 굵기 때문에, 군데군데 곁줄을 끼워 줄을 당기기 쉽게 한다. 줄다리기는 기지시리를 가로지르는 국도 아래쪽 마을이 ‘물 아랫마을(수하)’이라 하여 한편이 되고, 위쪽 마을이 ‘물 윗마을(수상)’이라 하여 한편이 되는 형태로 진행된다. 줄을 당기는 인원이나 나이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니 더 많은 마을 사람들이 참여하는 쪽이 유리한 셈이다.
 
줄다리기는 중앙선에 기지시의 ‘두레농기’를 꽂음으로써 시작된다. 좌우로는 수상의 청기(靑旗), 수하의 황기(黃旗)를 세운다. 양편은 대장이 지휘한다. 심판도 있다. 심판이 보내는 첫 번째 신호에 줄을 잡고, 두 번째 신호에 줄을 끌어당긴다. 그런데 여기 재미있는 비밀이 하나 숨어 있다. 바로 ‘승자’가 정해져 있다는 것. 물 아래쪽에 있는 ‘수하’ 편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고 해서, 늘 수상 쪽에서 수하 편에 승리를 양보한다. 이기고 지기는 것보다는 서로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경쟁’이라기보다 ‘화합’이라는 말이 더욱 어울리는 축제의 장이다.
 
한편, 올해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는 4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개최된다. 축제 기간에는 시연장과 민속 마당, 공연장 등에서 각종 민속 공연을 비롯한 줄다리기 대회, 아시아 줄다리기 선수권대회 등 풍성한 볼거리를 볼 수 있다. 또한 짚풀공예, 전통매듭공예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투호대회, 윷놀이, 사물놀이 등 평소에는 접할 기회가 드문 전통놀이도 마련되어 있으니 놓치지 말 것. 
 

 

친절한 학습의 장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

 
  •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에서는 옛 농기구와 민속 유물, 줄틀 등을 관람할 수 있다. 

기지시리에서는 ‘기지시 줄다리기’를 테마로 한 박물관도 만나볼 수 있다. 우리 전통 무형유산인 ‘기지시 줄다리기’를 보존하고 계승해나가고자 지난 2011년 건립했다. 박물관은 지상 3층 규모로 11개의 전시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전시 공간에는 상설 전시실과 기획 전시실, 체험관, 강당, 야외 전시관 등이 있다.
 
각 전시관에서는 옛 농기구와 관련 유물을 볼 수 있으며, 기지시 줄다리기가 탄생하게 된 유래, 당진의 옛 모습, 1970년대 기지 시장의 모습과 민속유물, 줄을 제작하는 줄틀과 줄 제작방식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야외전시장에는 길이 200m, 지름 1m 크기의 실제 크기의 줄을 전시해 두어, 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기지시 줄다리기의 위용을 느낄 수 있도록 해두었다. 우리 전통 문화유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이라면, 박물관을 함께 찾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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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시 줄다리기’는 무려 500여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랍니다. 기지시리에서 거대한 ‘기지시 줄’의 위용을 느껴보세요.

트래블투데이 엄은솔 취재기자

발행2015년 04월 0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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