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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숲으로부터 온다


추위 걱정도, 더위 걱정도 없이 나른한 봄날이 계속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낮 기온이 얼마나 되는지를 걱정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다. 문득, 어느 새 우리가 봄의 한 가운데 있음이 제법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긴 긴 겨울을 나는 동안 우리는 가지마다 새 잎이 오르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고요한 눈 사이로 새 생명의 빛들이 비쳐나기를 말이다. 

                    
                

봄을 사랑하는 것은 만국의 공통사항에 해당하는 일인가 보다. 단순히 여름이 더워서라던가, 가을이 쓸쓸해서라던가, 겨울이 추워서와 같은 이유는 아니었다. 봄,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 봄이 되면 우리는 갑옷처럼 두르고 있던 외투를 벗어 던지고 더 많은 시간을 봄볕 아래서 보내려 하며, 더 많은 사진을 남기려 노력한다. 아마 봄기운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까지 생명력과 활력을 불어넣기라도 하는 모양이다. 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연에 깊은 눈길이 가는 계절이기도 하다. 얼었던 땅과 가지가 여린 잎을 올려내고, 골목마다 꽃이 피어나니 자연이 주는 황홀한 즐거움에 하루 종일 코끝을 벌름거리게 된다. 어쩌면 이런 봄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불러와 곁에 두려는 마음들이 어느 나라에서고 봄이면 어린 나무와 꽃, 작물들을 새로 심곤 하는 풍경들을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입춘이라던가, 경칩이라던가, 혹은 3월의 첫 번째 날이라던가. 이런 말들은 온몸의 감각으로 봄을 느끼기에는 부족하기만 하다. 꽃가지들이 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마친 것을 보았다거나, 얼었던 물이 녹아 귀를 간질였다거나, 바람에 빈 가지 대신 잎사귀들이 흔들린다거나 할 때 말이다. 우리는 그런 벅찬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한 뒤에야 봄이 왔음을 안다. 그래서 우리는 3월의 중턱에서까지 봄의 방문을 의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봄은 무엇으로부터 오는가. <트래블투데이>는 이 질문에 숲이라 답하기로 결심해 본다. 그래, 봄은 숲으로부터 번져나가는 것이 분명하다. 사방을 봄의 빛깔로 채워 올린 숲은 발자국 하나, 들숨 하나까지를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 주곤 하니, 봄의 근원지는 분명 숲의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4월, 어느 새 봄의 중턱이니 여름이 오기 전에 봄을, 생동하는 만물을 만나고 싶다면 봄의 근원지로 향하는 발걸음을 서둘러 보는 것이 좋겠다.

깊은 산속 옹달샘에까지 봄이 찰랑거린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자연휴양림’이 쉴 새 없이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 이 계절이 만개했음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이 한둘은 아닌 모양.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가는 <봄>을 느꼈던 윤동주 시인 또한 숲속의 어느 길, 어느 바위에서 눈을 감고 앉아 있었을까. 그 어느 길, 어느 바위를 찾아간다면 우리의 혈관 속에도 시내처럼 봄이 흐를까. 직접 가 보지 않고서야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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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역시 숲에서 맞아야 제 맛! 윤동주 시인처럼 혈관 속에까지 봄이 차오른 것을 느껴보고 싶다면, 봄날의 하루를 숲에게 맡겨보는 것이 어떨까요?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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