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만끽하는 봄바람

서울에서 손꼽히는 벚꽃 축제는 ‘한강여의도 봄꽃 축제’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여기를 주목하라. ‘금천하모니벚꽃축제’가 수려한 봄을 뽐내며 당신을 유혹하고 있을 터이니. 4월 중순에 열리는 이 축제의 핵심장소는 금천구 ‘벛꽃로’다. 쭉 뻗은 이 거리를 걷다보면 머리 위로 흐드러지는 꽃비를 만날 수 있다.
 
금천구 벚꽃로는 ‘벚꽃십리길’의 새 이름이다. 벚꽃이 십리(약 40km)만큼 핀다 하여 붙여진 벚꽃십리길은 도로명주소 사업을 통해 벚꽃로라는 명칭을 바뀌었다. 가산디지털단지를 시작으로 금천구청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평소 지하철 1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익숙할지 모른다. 꽤 긴 구간동안에 펼쳐진 연분홍빛 꽃길이 한숨에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으로 만끽하기엔 어딘가 아쉽다. 잠시나마 출근길 지하철에서 만나는 금천구 벛꽃로도 좋지만, 나른한 주말 오후 직접 이곳은 찾아간다면 더할 나위 없다. 어떤 것이든 직접 느껴보는 것이 최고라는 말이 있듯이 말이다. 집에 ‘자전거’가 있다면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 안양천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전용도로가 마련돼 있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또한 이 곳은 서울시가 선정한 벚꽃 자전거길 명소 중 한 곳으로 선정된 바 있다. 꽃이 만개한 벚나무를 따라 자전거를 탄다면, 아마 당신은 자연스레 드라마의 주인공이 돼 있을지도 모른다. 흐드러지는 연분홍 꽃비가 당신의 드라마를 한껏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니.
 
자전거가 없다고 낙담하지 않아도 된다. ‘금천구 자전거종합서비스센터’에서 무료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으니 말이다. 광명 쪽이든 목동 쪽이든 원하는 곳으로 내달릴 수 있으니 자전거를 즐기는 데 이만한 코스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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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어우러진 웅장한 선율

자전거를 타고 벚꽃 길을 만끽했다면, 다음은 ‘음악’을 들으며 잠시 쉬어갈 차례다. 해마다 열리는 금천하모니벚꽃 축제는 다른 축제와는 달리 우아한 선율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먹거리·볼거리 행사가 진행되는 축제와 달리 금천 하모니 벚꽃축제는 ‘들을 거리’를 제공한다. 바로, 오케스트라 공연이다.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 등이 어우러져 울리는 소리는 귀 뿐만 아니라 몸으로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웅장한 소리를 자랑할 것이다.

금천하모니 벚꽃축제의 대표적 주민참여 프로그램인 ‘벚꽃하모니 오케스트라 대향연’은 아니지만 총 1491명의 주민이 참여해 한국기록원이 인증하는 ‘최다인원 참여 오케스트라’부문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고 하니 그 의미는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공연·전시·체험프로그램 등이 구민과 관광객을 맞이할 계획이다. 남녀노소 모두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한다고 하니, 주말 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 친구·애인·가족 손잡고 이번 주말 금천구로 가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