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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에는 ‘이것’이 있다, 한식 매력 탐구!


해외여행을 떠나면 모름지기 그 고장의 음식을 맛봐야 하는 법이라지만,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 맵고 얼큰한 우리 음식을 찾는 경향이 있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가야 하는 수고로움도 마다치 않고 김치니, 고추장이니 하는 것들을 신줏단지 모시듯 배낭 속에 꼭꼭 넣어 간다. 한국 음식에 이토록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비단 토종(?) 한국인에게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외국인 중에서도 우리 음식에 남다른 애정을 갖는 이들이 있다. 내외국민을 막론하고 한번 ‘한식’에 빠진 이들은 좀처럼 그 늪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그렇다면 대체 한식이 가진 매력이란 무엇일까. 지금부터 한식이 지닌 매력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한식에는 ‘재료’가 있다

‘향토음식’이란 말이 있다. 각 지방에서 발달한 고유의 전통 음식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산수가 수려하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풍부했다. 본래 각 지방의 향토음식은 저 나름의 고유한 특색을 지니고 있었으나, 교통과 산업 등이 발달하며 다른 지방과의 왕래가 잦아짐에 따라 점차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이제는 전국의 이름난 향토음식을 한 자리에서 모두 맛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대부분 사람들은 여전히 직접 그 지방에 찾아가 향토음식을 맛보고 싶어 한다. 

비슷한 음식이라도 각 지방 마다 음식의 맛이 다른 까닭은 기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북부 지방의 경우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길지만, 남부 지방의 경우는 그 반대다. 남쪽으로 갈수록 음식의 간이 세고 매운맛도 강해지는 이유다. 지형적으로 보면 산이 발달한 곳에서는 곡식과 채소를 활용한 음식이 많고, 해안 지방에서는 바다에서 나는 생선이나 조개류, 해초류를 주재료로 한 음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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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옥천군은 맑고 깨끗한 물에서 자라는 민물고기를 넣어 만든 '생선국수'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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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하동군은 삶은 국물에 재첩 살을 넣어 끓인 '재첩국'이 유명하다.

향토음식이야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해보자면, 먼저 충북 옥천에서 발달한 ‘생선국수’를 들 수 있다. 생선국수는 수 종류의 민물고기를 국수와 함께 삶아 말아 먹는 옥천 지방의 향토 음식. 충북 옥천군 청산면에 위치한 보청천은 바닥이 온통 자갈이어서 물이 맑고 깨끗하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 양념이 많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담백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한편, ‘재첩국’은 경상도 하동 지방의 별미 음식이다. 삶은 국물에 재첩 살만을 발라 실파 또는 부추를 함께 넣고 한소끔 끓인다. 간은 소금으로만 하는데, 그 맛이 담백하면서도 시원해 숙취 해소를 위한 ‘속풀이용’ 국으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재첩은 모래가 많은 진흙에서 서식하는 민물조개로 섬진강 유역에서 많이 채취되며,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식에는 ‘정성’이 있다

  • 한식은 손맛과 정성이 가득 들어간 '슬로푸드'의 대표주자다. 

최근 한 케이블 방송사에서 ‘삼시세끼’라는 제목의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말 그대로 정말 삼시 세끼를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이다. 구성으로만 보면 도대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은데, 놀랍게도 같은 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을 제쳤음은 물론, 케이블 시청률의 역대 신기록을 세웠다. 출연자들은 밥 한 끼 해 먹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재료를 따다가 직접 손질해서 음식까지 만들어내면, 어느새 수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한식은 오랜 시간을 들여 맛을 내야 하는 ‘슬로푸드’다. 오래전 우리네 어머니들은 집에 딸린 식구(食口)들을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다해 음식을 했다. 우리는 그를 가리켜 어머니의 ‘손맛’이라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어머니의 ‘손맛’은 점차 그리움으로 남게 됐다. 바쁜 일상 속 빠르고 간편하게 해결해야 하는 도시의 식문화는 오래전 어머니의 손맛에서 느꼈던 감동을 앗아갔다.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아진 탓일까. 최근 들어 집 밥을 필두로 한 한식이 다시금 현대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야흐로 ‘한식의 전성시대’라 불릴 만큼, 한식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식 뷔페, 한식 레스토랑, 한식 디저트 카페 등 외식 사업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한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한식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식이 지닌 매력 중 최고(最高)는 단연 이 ‘손맛’이라는 이름의 정성일 테다.

 

한식에는 ‘건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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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는 우리나라의 대표 발효식품으로 항암 효과, 스트레스 해소 등에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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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장과 된장 등 장류는 체지방 및 복부, 내장지방 등을 감소하는 데 효과가 있다. 

지난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와 전북대 의대는 ‘한식 및 전통식품의 우수성에 대한 임상실험’을 실시한다. 그 결과, 우리 전통음식을 꾸준히 섭취할 경우, 비만 등 성인병이 예방되고 생식기능이 개선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험 기간 동안 비빔밥, 김밥 등 한식 위주의 식단을 따른 사람들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혈당지수와 인슐린 지수가 낮게 나타났다. 또 고추장과 된장을 섭취한 집단은 체지방 및 복부, 내장지방이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대표 음식인 ‘김치’가 건강에 좋다는 것도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무와 배추, 열무 등 채소를 주재료로 하여 만드는 김치는 열량이 낮을 뿐만 아니라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함량이 뛰어나다. 또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젖산균은 유해균의 생육을 억제해줌과 동시에 정장 작용을 하여 변비와 대장암 등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이 밖에도 김치는 항암 효과, 면역력 증가, 스트레스 해소, 피부 노화 방지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식은 조리법에도 ‘건강’이 담겨 있다. 기름에 튀기기보다는 숙성시키는 음식이 많고 찌거나 삶는 방법을 많이 택하기 때문. 김치, 장류 등에서 볼 수 있는 ‘발효’ 역시 우리 음식의 고유한 특징 중 하나다. 이 같은 조리법은 ‘웰빙’을 추구하는 최근 세계 음식 시장의 흐름 속에서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한식만의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한식에는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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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밥'과 '닭강정'은 일본인이 좋아하는 한국의 대중음식 1, 2위로 선정됐다.

한식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기호에 따라, 또 계절에 따라 음식을 골라먹을 수도 있고 바꿔 먹을 수도 있다. 같은 재료일지라도 조리법에 따라서 그 종류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러니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의 가짓수도 무궁무진하다. 일례로 콩나물의 경우, 나물로 무쳐 먹을 수도 있고 국을 끓여 먹을 수 있다. 또 야채와 고기가 함께 먹고 싶다면, 얼마든 함께 섞어 먹을 수 있다.
 
한식을 간소화한 분식 등 대중 음식과 한식과 양식을 적절히 섞어 놓은 퓨전 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이러한 대중 음식과 퓨전 음식의 경우,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지난 달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일본인이 좋아하는 한국 대중음식 톱 10’에는 김밥, 닭강정, 호떡, 계란빵 등이 순위에 올랐다. 모두 길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 음식들이다. 이처럼 어떤 음식이든 얼마든지 변형과 가공이 가능하다는 것도 우리 음식이 지닌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한식에는 ‘가능성’이 있다

‘한류(韓流)’라는 말은 이제 제법 우리에게 친숙해진 단어다. 처음에는 TV 드라마, 대중음악 등에 국한되어 있었던 ‘한류’는 점차 게임, 예능 프로그램, 한글 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음식도 그중 하나다. 2000년대 들어 정부 정책으로 시행했던 ‘한식의 세계화’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혹자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식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범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웰빙’ 열풍 때문이다.
 
한식은 발효 식품과 채소가 주가 되는 음식이다. 또 주식과 함께 다양한 찬품을 먹는 문화이기 때문에, 갖가지 찬품으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음식을 만드는 데 여러 과정을 거치는 대표적인 ‘슬로푸드’로도 손꼽힌다. 이 같은 한식의 장점이 ‘건강’이라는 세계 음식 시장의 이슈와 맞물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K-Food’라는 말도 새롭게 생겨났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먹기에 다소 맵거나 짠 음식이 많은 점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우리 음식을 세계적인 음식으로 발전시키고, 그에 따른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이 우리 음식을 보다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각국의 식문화와 음식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조화롭게 접목해 나감으로써, 한식이 전 세계 입맛을 사로잡는 ‘K-Food’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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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는 정성과 건강이 듬뿍 들어간 우리 음식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10월 2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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