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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에서 배우는 느림의 미학


속도와 경쟁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마음속으로 늘 ‘여유’를 갈망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까닭에 ‘여행’으로나마 대신 위안을 삼는다. 여행은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자, 지친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다. 그칠 줄 모르는 속도전에 지친 사람들이 ‘슬로시티’를 찾는 이유다. 

                    
                

‘슬로시티(Slow City)’ 운동은 지난 1999년 이탈리아 소도시 네 곳의 시장들이 모여 발전시킨 운동이다. ‘슬로시티’라는 말은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이탈리아어 ‘치타슬로(cittaslow)’에서 유래했다. 전통문화와 자연을 보전하면서 느림의 삶을 추구하자는 이 운동은 국제연맹이 설립된 이래 범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4년 8월을 기준으로 총 29개국 189개 도시가 슬로시티에 가입해 있다.
 
전라남도 신안군에 위치한 ‘증도’는 아시아 최초로 ‘느림의 미학’을 실현하는 슬로시티로 인정받은 섬이다. 슬로시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슬로시티 국제연맹이 정한 24개 항목에 부합해야 한다. 항목에는 인구가 5만 명 이하일 것, 대형마트나 패스트푸드점이 없을 것, 자연 환경이 잘 보전돼 있을 것 등이 있다. 고작해야 2천여 명 남짓한 인구가 사는 작은 섬 증도는 이들 조건을 어렵지 않게 충족시켰다.
 
지난 2010년 사옥도와 연결하는 연륙교가 놓였으나, 연륙교가 개통된 지금도 증도로 가는 여전히 교통편은 턱없이 부족하다. 또 그 흔한 커피전문점 하나, 편의점 하나 찾아볼 수 없어 도시 사람들에겐 영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 증도로 떠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증도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서정적인 풍경과 아름다운 자연이 남아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태평염전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습지 등으로 지정된 청정 갯벌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간 빌딩 숲 속에서 느꼈던 가슴 속 답답함은 저만치 멀어진다.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해송 숲을 걷다 보면 발걸음이 자연히 느려진다. 옛 모습을 간직한 마을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오래도록 잊고 지냈던 유년 시절의 향수와 마음의 평온함이 다시금 찾아온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슬로시티 ‘증도’는 담담히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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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돌아가는 삶에 지치진 않으셨나요? 잃어버린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 주는 곳,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 ‘증도’에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해보세요.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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