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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 달빛이 필요해, 순천의 숨은 마을들


좀 색다른 순천을 만나고 싶다는 사람들은 여기로. 순천만, 낙안읍성과 같이 관광지의 원로 격이라 할 수 있는 여행지 말고도 순천에는 볼거리가 많다. 한 번만 발걸음을 멈춰도 오래 기억에 남는 곳. 거창하게 드러내지 않아도, 살펴보고 다가가 보면 빛나는 숨은 마을들이 있다. 어두운 근대역사의 유산이지만 의미를 되살려 여행지로 탄생하고 있는 조곡동 철도관사마을, 판잣집과 연탄불을 떼는 옛 달동네의 모습에서 재치 있는 벽화와 전망대로 탈바꿈한 향동 청수골이 그것이다. 왜 이곳에 햇살과 달빛이 필요한 것인지 찾아가 보자.

                    
                

철도관사마을: 산 역사를 어루만질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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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조곡동 철도관사마을 입구 안내소 역할을 하는 카페 '기적소리'. 벽면의 열차 벽화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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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등 관사인 38호 관사. 예전에는 시멘트 담 없이 사철나무로 담장만 있었다고 한다.

순천 조곡동 생활체육공원 뒤편으로 독특한 외관의 카페가 하나 들어섰다. 이름은 ‘기적소리’, 외부는 기차 레일과 신호등으로 꾸며 쉽게 눈에 띈다. 이는 1930년대 일본강점기에 세워진 철도관사마을의 안내소를 겸하는 장소로, 본래는 철도 직원들에게 식료품과 생필품을 배급하던 철도배급소였던 건물을 개조한 것이다. 조곡동 철도관사마을은 일제 당시 철도 중심지였던 서울, 대전, 부산, 순천, 여주 중 유일하게 관사가 마을 규모로 남아있다. 호남철도협동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관사마을이 지금까지 남아있게 된 데는 순천이라는 도시의 역사 자체가 철도 역사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이 한몫을 했을 것이라고 한다.
 

철도관사마을을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질서정연한 도로, 건물 지붕과 기와의 형태에서 일본식 건축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일제 치하의 철도 노동자들은 불우한 환경과 설움, 가난 속에서 갖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 시절부터 이 마을에 살아온 철도퇴직자들은 진정 근대 역사의 산 증인이자, 마을은 산 역사터인 셈이다. 또 일제 속에서 우리 철도산업을 지켜낸 자랑스러운 현장이기도 하다. 몇 해 전부터 철도관사마을의 의미를 살려 널이 알리자는 의미로 주민자치위원회와 철도협동조합이 힘을 합쳐, 마을 관광 자원화 중에 있는데, 가볍게 보고 넘기는 곳이 될까 우려해 벽화조성을 최소화하고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적소리’부터 관사마을이 시작된다. 현재 마을에는 4~8등 관사 8채와 승무원 합숙소 등이 남아 있고 지도에 있는 길을 따라가면 남아있는 관사 건물들을 놓치지 않고 둘러볼 수 있다. 마을은 일본식 건물과 도로로 국내 다른 마을들과 달리 규격화 돼 있어 독특한 분위기가 난다. 카페에서 잠시 이어지는 벽화와 흑백사진이 정답고 승무원 합숙소에서는 당시의 경직된 삶이 연상되면서 숙연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마을 북쪽에서 죽도봉 공원과 이어지는 길에는 마을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시원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직 마을 곳곳의 표지판과 박물관 등은 조성 계획 중에 있기 때문에 마을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1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다. 현재는 관사 내부를 상시 개방하지 않지만, 방문 전 호남철도노동조합에 연락하면 가능하며 하룻밤 민박도 할 수 있다. 조곡동 철도관사마을은 조용히 과거의 기억을 침묵으로 말하는 동시에, 여행지로서 역사를 어루만져줄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픈 기억도 추억하면 아지랑이처럼 피어나는 법, 철도관사마을을 찾아 그 시절의 의미와 자부심을 곱씹어 보자.

 

 

향동 청수골 : 달을 사랑하는 토끼가 사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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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수골 달빛마을 입구 '공마당슈퍼' 벽면에 지도 벽화가 방문객들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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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치 넘치는 벽화가 기다리는 청수골 달빛마을. 배수관에서 뛰어 나오는 작은 토끼 한 마리를 만났다.

순천 시내 중앙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순천 향교가 있다. 그 지역이 향동인데, 그중 향교에 온 선비들이 말에서 내리는 자리라 ‘공마당’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 가파른 언덕을 따라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요즘도 연탄불을 쓰는 소박한 달동네다. 이곳은 2013년 순천시 ‘창조마을만들기’ 사업에 따라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는데 ‘청수골 달빛마을’이라는 이름도 그때 정해진 것이다.

 
  • 전망대를 지키는 절구와 토끼. 달빛과 어스름 내린 순천 시내 전경이 한참 동안 머물게 한다.

순천 향교 뒤편 ‘공마당슈퍼’가 달빛마을의 입구, 벽면에는 마을모습을 그대로 옮긴 지도벽화와 설명이 맞이한다. ‘공마당 둘레길’이라는 마을 외곽 길을 따라가면 마을 꼭대기까지 올라가게 된다. 꼬불꼬불 이어지는 길과 아담한 집들 사이로 벽화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수구 뚜껑으로 축음기를 그린 기발함과 배수관에서 튀어나오는 깜찍한 토끼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는 풍경.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그려진 벽화를 만나며 오르막에 들어서면 조금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이내 숨이 차지만, 길이 깔끔하게 닦여있어 괜찮다. 천천히 벽화를 벗 삼아 가다 보면 꽤 근사한 전망대를 만난다. 전망대는 순천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곳으로 절구를 찧는 커다란 토끼도 함께 맞이한다. 어스름이 들 때면 순천 시내는 반짝이는 불빛이 더해져 한층 아름다워지니 참고할 것. 큰 달이 뜨면 토끼가 달빛으로 떡을 해 주려나 모르겠다. 달빛이 참 잘 어울리는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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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이라는 도시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 햇살 아래 따뜻한 철도관사마을로, 달빛이 내리면 은은한 청수골 달빛마을로. 후회 없는 여정이 될 거예요!

트래블투데이 황은비 취재기자

발행2015년 03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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