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오늘, 제주 관덕정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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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목관아 관덕정은 4.3사건의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은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산 속으로 피신한 제주도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죄 없이 순수한 마을주민들이 겪었던 고통과 죽음은 다름 아닌 우리의 지난 역사이다. 1948년 4월 제주도에서 일어난 대규모 비극. 이 사건은 1947년 3월 1일, 미군정의 발포로 민간인이 사망하면서 시작되었다.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와 미군정의 진압으로 1948년 4월 3일 제주도에서는 대규모의 민중항쟁이 일어났다. 이렇게 번져나간 무력충돌과 미군정의 진압은 1954년 9월까지 계속되었고 이를 통해 수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되었다. 이때 제주 무장유격대장이었던 이덕구의 시신이 제주 목관아 관덕정 앞마당에 내걸렸다. 제주 목관아 관덕정은 제주도민들이 잊지 못할 최대 비극인 4·3 사건의 역사적 현장인 것이다. 
 

제주도의 역사·행정·문화의 중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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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목관아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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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제주 목관아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관덕정이 있는 제주 목관아는 어떤 곳일까? 제주 목관아는 조선시대 제주도 행정중심지로, 조선시대 뿐 아니라 탐라국 시대부터 성주청 등 주요 관아 시설이 있었던 곳이다. 제주 목관아는 오랜 세월 제주도의 중심지이자 제주 고유의 역사적 숨결을 아우르는 공간이다. 조선시대 이후 <탐라순력도> 등 많은 기록을 통해서도 제주 목관아가 제주의 정치·행정·문화의 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다. 제주 목관아는 절제사가 사무를 보던 홍화각, 제주목사의 집무처로 제주도의 안위를 책임지던 연회각, 연회를 베풀고 공물을 봉진하였던 우련당, 제주목사가 여가를 보냈던 귤림당과 군사들의 훈련청이었던 관덕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제주 목관아는 여러 차례의 수난을 겪었다. 1434년 화재로 건물이 모두 소실되어 이듬해부터 조선시대 내내 증·개축이 이루어졌다. 또한 일제강점기에는 집중적으로 훼철되어 관덕정을 제외하고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시민의 손으로 다시 세워지다

제주 목관아를 다시 살려낸 것은 제주시와 제주시민들의 노력이었다. 제주시는 제주목 관아를 원래의 양식으로 복구하기 위해 1991년부터 수차례의 발굴조사를 거쳐 복원공사를 실시하였다. 탐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화층과 함께 건물터가 확인되어졌으며 관련 유물도 출토되었다. 수많은 전문가와 제주시의 노력으로 이어진 복원공사에서 가장 뜻 깊었던 것은 제주시민들의 손길이었다. 30만 제주시민들은 제주 목관아 복원사업에 소요되는 기와 5만여 장 전량을 헌와(獻瓦)해 주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제주 목관아는 2002년 12월에 복원을 완료하고 다시금 우리 앞에 서게 되었다. 과거 제주도의 중심지였을 뿐 아니라 제주도민들의 삶과 아픔까지 간직한 제주 목관아는 우리가 꼭 마주하고 기억해야할 제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