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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의 역사를 기억하는 마을, 철암동으로


익히 알려진 사실처럼 태백은 본래 광산 도시로 유명했던 고장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광업은 쇠퇴하였고, 철암동과 상장동 등 번성했던 옛 마을들의 거리는 텅 비게 되었다. 그러나 태백시는 탄광촌으로서의 역사를 소중히 간직하고자 하고 있으니, 마을의 빈 담장이 벽화를 입으며 아름답게 되살아나게 되었다. 벽화의 아름다움과 함께 옛 광부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마을, 철암동 남동벽화마을을 소개한다. 

                    
                

철암역에서부터 시작되는 탄광 문화 여행

  • 철암역은 수십 년 전 광부가 되려 태백을 찾은 젊은이들이 첫 발을 내디뎠던 곳이다.

이왕 남동벽화마을을 찾을 것이라면 기차를 통해 가는 것이 좋겠다. 목적지로 삼아야 할 역은 바로 철암역. 우리나라 석탄 산업의 상징이라고도 불리는 이 기차역은 태백시에서 난 것을 비롯한 무연탄을 운송하기 위한 거점과도 같은 곳이었다. 역사가 처음 문을 연 것은 1940년대의 일. 탄광촌의 찬란함은 시대의 흐름 아래 흐려져 가게 되었으나, 철암역은 아직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철암역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가 하나 있으니, 바로 철암역두선탄장이다. 등록문화재 제 21호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누구나 수십 년 전 태백시에 자리를 잡고 있었을 탄광촌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철암역은 광물을 나르는 곳이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제2의 삶을 찾아온 광부들이 거쳐야 하는 경유지이기도 했다. 수십 년 전, 광부들은 태백선을 따라 철암역에 내렸으며 철암동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니 이 걸음을 따라 태백을 찾아갔다면 역사와 주변 풍경 또한 찬찬히 둘러보기를 권한다. 수십 년 전, 광부들이 보았음직한 풍경이 철암역 인근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으니 말이다. 

 

광부가 머물던 자리, 새 옷을 입다

‘남동마을’은 철암동의 새 이름이다. 2014년 한국광해관리공단이 폐광지역 벽화마을 조성 사업을 전개하였는데, 그 첫 번째 주인공이 된 곳이 바로 철암동 일대였다. ‘지나가던 개도 만 원짜리를 물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로 광업으로 번성했던 곳이 이 철암동 일대이니 벽화마을 조성사업의 첫 주인공이 된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 광부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던 곳, 철암동 일대는 폐광지역 벽화마을 조성 사업으로 새 옷을 입게 되었다.

'아들놈은 광부 마라 딸년도 광부마라 사택 방은 닭장이나 꿈만큼은 궁궐…….'

남동마을 안을 걷다 보면 어느 어귀에서 위와 같은 글귀를 만날 수 있다. 가장 번성한 탄광마을로 알려져 있었으나, 광부들의 삶은 명성만큼 반짝이는 것만은 아니었던 것. 그래서일까,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벽화는 여느 벽화마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풍선을 탄 코끼리와 꽃이 만개한 가지 등, 아름답고 환상적인 풍경과 함께 탄광촌의 옛 모습이 마치 사진처럼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고사리 손으로 연탄을 나르는 아이들, 철모를 쓰고 점퍼를 걸친 광부들의 모습, 거칠어진 손, 연탄 수십 장을 실은 리어카를 끌고 언덕을 오르는 연탄장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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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동마을에는 탄광촌으로써의 태백의 기억이 잔뜩 담겨 있다.

꾸밈없는 탄광촌의 옛 모습을 보고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그 시절 광부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그 안에 품었던 희망과 열정의 불씨까지를 희미하게 짐작해 보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남동마을에서 걸음을 조금 더 옮기면 철암탄광역사촌을 만나볼 수 있다. 동상으로 재현되어 있는 광부들의 모습이 남동마을보다 더욱 생생한 이곳 또한 철암역과 남동마을을 거치며 연계하여 둘러보아야 할 곳 중 하나. 아래. 철암탄광역사촌에 새겨져 있는 글귀 하나를 남긴다. 태백시에서 탄광의 역사를 둘러보아야만 할 이유가 이 문장에 그대로 적혀 있으니 말이다. 

‘남겨야 하나, 부수어야 하나 논쟁하는 사이, 한국 근현대사의 유구들이 무수히 사라져 갔다. 가까운 역사를 지우는 작업이 계속된다면, 다음 세대는 박물관의 이미지 자료나 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곳 철암 까치발 건물들은 근대 탄광 지역 생활사의 흔적으로 소중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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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시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옛 기억! 철암동에 모여들었던 광부들의 대부분은 다른 지역에서 온 광부들이었답니다. 수십 년 전, 이 마을을 앞서 다녀간 이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철암동 여행이 더욱 생생할 거예요.

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5년 08월 2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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