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룰 수 없는 석촌호수 데이트

전국 연인들의 마음이 하나같이 설레고 있을 요즈음. 봄날, 벚꽃과 같은 매력적인 단어들의 조합이 연인들을 봄나들이 길로 끌어낸다. 분홍빛 설렘 가득한 봄날 보내고 싶은 연인들에게 석촌호수는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지난 2014년, 온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거대한 노란 고무 오리 러버덕이 찾아왔던 것을 계기로 더욱 주목받게 된 석촌호수. 

1,000여 그루의 왕벚나무로 둘러싸인 이 호숫가를 천천히 산책하다 보면 지금 걷고 있는 장소가 도심인지, 아니면 어느 먼 나라의 한적한 공원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만들곤 한다. 이는 호수 저편으로 건너다보이는 롯데월드 때문일지도 모른다. 뾰족한 탑들을 가진 성의 모습이 더해진 석촌호수는 그야말로 로맨틱하고 이국적인 데이트 장소가 된다.

매해 ‘석촌호수 벚꽃축제’가 열리기도 하는 석촌호수는 이미 도심 속의 벚꽃 명소로 정평이 나 있는 곳. 호수에 비친 벚나무 가지들의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매해 석촌호수 벚꽃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그리고 석촌호수와 ‘짝꿍’처럼 언급되는 곳이자 송파구의 또 다른 데이트 명소이기도 한 롯데월드를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에 연인들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석촌호수, 천천히 걷기

기념사진을 남기며 벚꽃 향에 취해 걷기에도, 동호와 서호를 합친 둘레가 2.5km 정도인 석촌호숫가는 다소 짧을지도 모른다.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는 것도 좋겠지만 혹시 모를 날씨가 걱정이라면 ‘석촌호수길’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석촌호수길은 석촌 호수의 남쪽을 지나는 길을 이르는 말이다. 호수변에 있다 하여 호수로(湖水路)라 불리던 것이 이내 석촌호수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석촌호수길’이라 불리기에 이른 것인데, 이곳 또한 석촌호수 인근의 이름난 데이트 명소이다. 석촌호수길의 모습은 롯데월드가 건너다보이는 석촌호수만큼이나 이국적이다. 플라타너스가 심긴 가로수 길, 테라스가 있는 유럽풍의 카페는 데이트를 더욱 낭만적인 것으로 만들어 준다. 

그러니 봄을 맞아 더욱 북적일 롯데월드를 찾기가 부담된다면 석촌호수의 벚꽃을 찬찬히 감상한 뒤 석촌호수길의 카페 하나를 골라 봄볕을 받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좋겠다. 감미로운 커피 향기는 어깨에 남은 벚꽃 향기를 한층 더 낭만적인 것으로 꾸며 줄 것이다. 이만하면 석촌호수 일대를 두고 봄날, 벚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데이트 명소라 이르는 일에는 손색이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