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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독립 정신의 흔적을 찾아서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기미년 3월 1일의 독립운동은 독립선언서의 낭독과 함께 시작되었다. 민족대표가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던 바로 그 시각, 탑골공원(파고다공원)에서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학생과 시민 약 5천여 명이 한데 모여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다. 이후 독립운동은 거족적인 규모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데에는 그 후로도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선열이 순국했다. 미우나 고우나 부대끼며 살아갈 수 있는 내 나라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요즘 사람들은 자주 잊고 산다. 3월 1일, 이날 하루만이라도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열사들의 넋을 기려보자.

                    
                

(출처 :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독립운동의 숨결을 찾아 ―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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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골공원에는 3.1운동 당시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팔각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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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공원에는 항일운동을 하다 순국한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등 삼의사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삼일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탑골공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원으로 탑공원, 탑동공원, 파고다공원 등으로 부른다. 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학생과 시민 약 5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이곳에서 독립선언문이 낭독됐다. 이 독립 만세 운동을 시작으로 독립운동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공원에는 당시 학생 대표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다고 전해지는 팔각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 팔각정 주위로는 3.1운동 벽화, 손병희 선생 동상과 한용운 기념비 등이 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효창공원에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 바친 애국 열사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본래 조선 정조의 장자였던 문효세자의 묘원으로 ‘효창원’이라는 이름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효창원의 일부가 공원으로 변모했다. 이후 효창원에 있던 문효세자와 의빈 성씨 등의 무덤은 모두 서삼릉으로 옮겨졌다. 광복 이후 효창공원에는 항일운동을 하다 순국한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등 삼의사와 백범 김구 선생, 이동녕 등 임시정부 요인이 묻혔다. 공원을 둘러싼 울창한 소나무의 기개가 독립운동가들의 절개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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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독립공원에는 순국선열추념탑(좌)과 독립문(우) 등이 세워져 있다.

서대문독립공원 역시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공원이다. 서대문독립공원 자리에는 일제가 ‘경성감옥’이라는 이름으로 지은 구치소가 있었다. 서대문감옥, 서대문형무소 등 여러 차례 명칭이 바뀐 이 감옥에서는 광복 직전까지 수많은 애국지사가 수감되어 고문을 당했다. 건립 당시 약 5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었는데, 당시 전국에 있던 감옥의 총 수용인원이 300명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였음을 알 수 있다.
 
이후 1967년 ‘서울구치소’로 이름이 바뀐 뒤, 1987년 서울구치소가 경기 의왕시로 이전함에 따라 이 자리에 서대문독립공원이 들어섰다. 현재 독립공원 내에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비롯한 순국선열추념탑, 3.1독립선언기념탑, 독립문, 서재필 선생 동상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옥사를 비롯한 사형장, 지하 감옥 등이 복원되거나 보존되어 있다. 일제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던 애국지사들의 흔적 앞에서 방문객들은 절로 숙연해진다.

 

애국지사의 숭고한 독립 정신을 기리며 ―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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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는 도시락 폭탄으로 유명한 윤봉길 의사의 기념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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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팔을 뻗은 윤 의사 동상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는 기념관을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서울 서초구에는 도시락 폭탄으로 유명한 윤봉길 의사의 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1932년 4월 29일, 일왕의 생일 축하 행사가 열리던 상하이 훙커우공원(홍구공원)에서 거사를 치른 윤 의사는 현장에서 체포된 뒤 일본군에 의해 총살당했다.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은 나라를 위해 살신성인한 독립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88년 개관했다.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조성된 기념관은 윤봉길의사전시실, 독립운동전시실, 대회의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서는 윤 의사가 사용했던 서책류, 문구류, 의거 당시의 소지품 등은 물론 수통과 도시락 모형의 폭탄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의병 전쟁, 임시정부 활동, 광복군 활동 등 독립운동과 관련된 사진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기념관 앞에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윤 의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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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를 배경으로 세워진 백범 김구의 모형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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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김구기념관 인근에는 백범 김구의 묘가 안치돼 있다.

우리 겨레의 영원한 스승이라 불리는 백범 김구의 기념관도 서울 용산구에 자리하고 있다. 기념관은 백범의 삶과 사상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처음 개관했다. 백범 김구의 삶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역사를 비롯한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아울러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니, 자녀들의 교육 현장으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구성된 전시관에는 동학운동, 의병운동, 임시정부, 광복군 등 우리나라의 굵직한 근현대사를 함께한 김구의 일대기와 관련된 사진과 문서, 영상물 등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이 있는 효창공원 내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묘도 안치되어 있다. 빛바랜 유품과 가지런히 정돈된 묘소 앞에서 왠지 모르게 쓸쓸한 기분이 든다.

 

순국선열의 삶을 돌아보며 ― 생가

충남 홍성군에는 '님의 침묵' 등 저항문학으로 유명한 한용운의 생가가 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숱한 열사와 의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들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숭고한 희생정신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위인’이라 부른다. 그런데 문득 그들을 ‘한 사람’으로서 여겨본 일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라를 빼앗기기 전까지는 그들도 평범한 사람들이었을 터다. 누군가의 귀한 자식이었을 테고, 소중한 가족이었을 테다. 

순국선열들의 삶을 돌아보기에 그들이 생전 살았던 생가만큼 마땅한 곳이 없다. 독립운동의 숨결을 느끼거나, 그들의 업적을 돌아보는 일은 도심 속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들의 ‘삶’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면 생가에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충남 홍성군에 가면 ‘님의 침묵’으로 유명한 만해 한용운의 생가지를 만날 수 있다. 승려로서 민족대표에 참여하고 저항문학에도 앞장서는 등 활발한 독립운동을 했던 만해 한용운의 생가는 야트막한 야산을 배경으로 호젓이 서 있다. 1992년 복원사업으로 제 모습을 찾은 생가는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목조 초가집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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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원군에는 손병희 생가와 사당 등이 있는 손병희선생유허지가 있다.

충북 청원군에는 민족대표 33인 중 하나였던 의암 손병희의 생가가 남아 있다. 일찍이 동학에 입문하여 천도교 3세 교주가 되기도 했던 손병희의 생가는 정면 4칸, 측변 1칸 반의 초가집 형태로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생가는 충북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손병희선생유허지’ 안에 있다. 유허지에는 손병희 선생을 기리는 사당과 유물전시관, 유허비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탑골공원, 아우내 장터 등 만세시위지부터 독립운동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념관, 생가 등 3.1운동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들이 전국에 널리 분포돼 있지만, 해가 지날수록 삼일절의 의미는 사람들에게 크게 와 닿지 않는 듯 보인다. 삼일절이 나들이를 가거나 단순히 쉬는 날로 여겨지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가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자유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숱한 순국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1년에 단 하루, 삼일절만큼이라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이 땅의 많은 순국선열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서울 중구의 3.1독립운동 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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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구의 3.1독립운동 기념탑
  • 경기 화성시의 제암리 3.1운동 기념탑
  • 인천 계양구의 황어장터 3.1만세운동 기념탑
  • 전남 곡성군의 곡성 3.1운동 기념탑
  • 경남 함안군의 군북 3.1독립운동 기념탑
  • 충남 청양군의 정산 3.1만세운동 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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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삼일절과 관련된 사적지, 기념관, 생가 등이 분포되어 있는데요. 삼일절만큼이라도 나라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많은 순국선열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아요!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4년 02월 2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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